“너무 맑은 물엔 고기가 살지 않듯, 너무 따지는 인간에겐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
水至淸則無魚 (수지청즉무어) 人至察則無徒 (인지찰즉무도) -- ‘大戴禮記’

“부귀영화, 내 바랄 바 아닐지고, 신선세계, 내 기다릴 바 아니어라!”
富貴非吾願 (부귀비오원) 帝鄕不可期 (제향불가기) - 陶淵明의 ‘歸去來辭’.

< 한자와 명언 >

魚 族 (어족) / 鮮 菜 (선채)

전광진 교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魚 族 (어족)

*물고기 어(魚-11획, 5급)

*무리 족(方-11획, 6급)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최대한 꼼꼼하게 잘 따져 보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반대로 남이 한 일에 대하여 꼬치꼬치 잘 따지는 사람은 나중에 어떤 결과가 될까? 먼저 ‘魚族’이란 두 글자를 하나하나 뜯어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魚자는 ‘물고기’(a fish)를 뜻하기 위하여 잉어 같은 물고기를 세워 놓은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아래의 네 점은 꽁지 모양이 변화된 것이니 ‘불 화’(火)의 변형인 ‘灬’로 오인하지 말아야겠다.

族자는 군대를 상징하는 ‘깃발’과 兵器(병기)의 일종인 ‘화살’이 합쳐진 글자다. 동일 혈통의 군사들의 집합체를 ‘族’, 혈통이 다른 군사들의 집합체를 ‘旅’(여)라고 했다. 후에 ‘族’은 혈연관계가 있는 모든 사람, 즉 ‘겨레’(a race)를 지칭하는 것으로 확대됐고, ‘일가’(one’s relatives) ‘집안’(a family) ‘인종’(an ethnic group) 등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魚族은 ‘물고기[魚]의 종족(種族)’를 이른다. 어류(魚類)라는 비슷한 말도 있다. 독도 부근 바다는 어족이 풍부하다고 한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을 금방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명언을 소개해 본다. 외롭지 않게 사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너무 맑은 물엔 고기가 살지 않듯,

너무 따지는 인간에겐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

水至淸則無魚, 수지청즉무어

人至察則無徒. 인지찰즉무도

- ‘大戴禮記’.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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鮮 菜 (선채)

*고울 선(魚-17획, 5급)

*나물 채(艸-12획, 3급)

‘요리를 잘하려면 먼저 선채를 장만해야 한다’의 ‘선채’가 무슨 뜻인지 아리송하면 우리말 한자어 실력이 부족한 탓이다. ‘鮮菜’라 옮겨 써서 속뜻을 잘 풀이해 보자. 속뜻을 알아야 한자어 어휘력이 쑥쑥 오르고 문해력도 는다.

鮮자는 ‘생선’(fresh fish)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고기 어’(魚)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羊(양)은 羴(양노린내 전)을 줄여 쓴 것으로 발음요소라고 한다. 후에 ‘날것’(uncooked food) ‘싱싱하다’(fresh; vivid; lively)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菜자는 먹을 수 있는 풀, 즉 ‘나물’(vegetables)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풀 초’(艸)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采(캘 채)는 발음과 의미를 겸하는 셈이다.

鮮菜는 ‘싱싱한[鮮] 나물[菜]’이 속뜻인데, ‘신선(新鮮)한 야채(野菜)’를 통칭하는 말로도 쓰인다. 신선한 야채를 먹으며 신선 같이 살고 싶은 사람은 있어도, 신선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듯!

중국 동진 시대 전원파 시인의 대표 도연명(365-427)이 지은 불후의 명작 <귀거래사>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데 도움을 될 것 같아 옮겨 보았다.

“부귀영화, 내 바랄 바 아닐지고;

신선세계, 내 기다릴 바 아니어라!”

富貴非吾願, 부귀비오원

帝鄕不可期. 제향불가기

- 陶淵明의 ‘歸去來辭’.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