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는 날마다 미역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
鵠不日浴而白 (곡불일욕이백) 烏不日黔而黑 (오불일검이흑) -- ‘莊子’ 天運편.
“병에 시달리면 의사를 귀하게 여기고, 세상이 어지러우면 충절을 중하게 여긴다.”
病困乃重良醫 (병곤내중양의) 世亂而貴忠貞 (세란이귀충정) - 葛洪의 ‘抱朴子’.
< 한자와 명언 >
暗 黑 (암흑) / 鼻 炎 (비염)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暗 黑 (암흑)
*어두울 암(日-13획, 4급)
*검을 흑(黑-12획, 5급)
타고난 천성을 바꾸거나 감출 수 있을까? 장자(莊子)의 답을 들어보기 전에 먼저 ‘暗黑’이란 두 글자를 속속들이 잘 파헤쳐 보자.
暗자는 ‘어둡다’(dark)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해 일’(日)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音(소리 음)이 발음요소였음은 闇(닫힌문 암)도 마찬가지다. 어두울 때 남몰래 하는 일이 많았든지 ‘몰래’(secretly) ‘넌지시’(by hints)라는 뜻도 따로 글자를 만들지 않고 이것으로 나타냈다.
黑자는 ‘검다’(black)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불[火→灬]의 연기에 얼굴이 검게 그을린 사람의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후에 ‘캄캄하다’(pitch-dark)는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暗黑은 ‘어둡고[暗] 캄캄함[黑]’이 속뜻인데, ‘암담하고 비참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반대말은 ‘광명’(光明)이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을 비유적으로 말한 것이 있어 소개해 본다. 예수보다 3백 6십여 살이 많은 장자(기원전 369-286)가 남긴 명언이다.
“두루미는 날마다 미역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
鵠不日浴而白, 곡불일욕이백
烏不日黔而黑. 오불일검이흑
- ‘莊子’ 天運편.
--------------------------------------
鼻 炎 (비염)
*코 비(鼻-14획, 5급 *불꽃 염(火-8획, 3급)
꽃가루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고 하니 오늘은 ‘鼻炎’이란 한자어를 분석해본다.
鼻자의 원형은 코 모양을 본뜬 ‘自’(자)다. 그런데 自가 다른 뜻(‘자기’ ‘~로부터’)으로 차용되는 예가 잦아지자 그 본래 의미, 즉 ‘코’(a nose)를 위해서는 발음요소인 畀(줄 비)를 덧붙여 나타냄으로 말미암아 ‘鼻’자가 탄생되었던 것이다.
炎자는 ‘불꽃’(a flame; a blaze)이란 뜻을 적기 위하여 활활 타오른 불꽃 모양을 그린 것이다. 두 개의 ‘불 화’(火)가 특히 상하로 조합되어 있음은 불꽃이 맹렬함을 나타내고자 하는 배려였을 것이다.
鼻炎은 ‘코[鼻]의 점막에 생기는 염증(炎症)’을 이른다. 비염은 코가 막히고 콧물이 흐르며 두통과 기억력 감퇴를 가져오기도 한다니 걸리기 전에 미리미리 조심하자. 생리 식염수로 매일 저녁 잠들기 전에 코안을 잘 씻으면 비염 예방에 좋다고 한다.
중국 동진(東晉) 때 갈홍(283-363)이란 도교 이론가가 쓴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자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이다.
“병에 시달리면 의사를 귀하게 여기고,
세상이 어지러우면 충절을 중하게 여긴다.”
病困乃重良醫, 병곤내중양의
世亂而貴忠貞. 세란이귀충정
- 葛洪의 ‘抱朴子’.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
(Eduinnews)인=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