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의 양지, 여름날의 그늘에는, 부르지 않아도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든다.”
冬日之陽 (동일지양), 夏陽之陰 (하양지음)
不召而民自來 (불초이민자래) - ‘逸周書’.

“기쁨과 슬픔은 모두 다 헛된 꿈, 욕심과 사랑은 몽땅 다 바보 짓!”
喜笑悲哀都是假 (희소비애도시가)
貪求思慕總因癡 (탐구사모총인치) - 소설 ‘紅樓夢'

< 한자와 명언 >

尋 訪 (심방) / 悲 哀 (비애)

전광진 교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尋 訪 (심방)

*찾을 심(寸-12, 3급)

*찾을 방(言-11, 4급)

사람들이 스스로 몰려들면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왜 그럴까? 먼저 ‘尋訪’이란 한자어를 샅샅이 훑어본 다음에 관련 명답을 찾아보자.

尋자의 갑골문은 두 팔을 벌려 자리의 길이를 재는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두 팔, 즉 두 개의 又(우)가 ‘彐’와 ‘寸’으로 잘못 바뀌었고, 자리 모양이 ‘工’과 ‘口’로 잘못 변화됐다. 자리의 길이를 ‘재다’(measure)가 본래 의미인데, ‘묻다’(ask) ‘찾다’(search) 등으로도 쓰인다.

訪자는 ‘(널리 의견을) 묻다’(ask)가 본뜻이니 ‘말씀 언’(言)이 의미요소이자 부수로 쓰였고, ‘모 방’(方)은 발음요소다. ‘상의하다’(consult) ‘찾아가다’(visit) 등으로도 쓰인다.

尋訪은 ‘찾아가[尋] 안부 따위를 물어봄[訪]’을 이른다. ‘외롭고 가난한 친구 집을 심방할 때 빈손으로 가는 법이 없었다.’는 예문을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중국 고대 역사 문헌 총집인 ‘일주서’란 책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남에게 편리하고 유익하게 해주는 것이 외롭지 아니한 삶의 비법임을 이로써 여실히 알 수 있다.

“겨울날의 양지,

여름날의 그늘에는,

부르지 않아도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든다.”

冬日之陽, 동일지양

夏陽之陰, 하양지음

不召而民自來. 불초이민자래

- ‘逸周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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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 哀 (비애)

*슬플 비(心-12, 4급)

*슬플 애(口-9, 3급)

‘She has had a great deal of sorrow in her life.’는 ‘그녀는 인생의 갖가지 ○○를 맛보아 왔다’는 뜻이다. 공란에 적절한 말은? ➊悲愛 ➋悲哀 ➌非愛 ➍秘哀. 답 ➋ ‘悲哀’에 대해 속속들이 풀이해 보자.

悲자는 ‘아프다’(painful)가 본뜻이다. 非(아닐 비)는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고, 心이 부수이자 의미요소다. ‘슬퍼하다’(feel sad)는 것은 ‘남의 고통에 대하여 함께 마음 아파하다’는 것임을 悲자의 본뜻을 통하여 분명하게 알 수 있다.

哀자는 ‘슬퍼하다’(grieve)는 뜻인데, 왜 ‘입 구’(口)와 ‘옷 의’(衣)가 합쳐져 있을까? 남편을 잃은 아낙네가 옷(衣)고름을 입(口)에다 대고 大聲痛哭(대성통곡)을 하는 애절한 모습을 연상해 보면 그 까닭을 알 것만 같다.

悲哀(비:애)는 ‘슬퍼하고[悲] 서러워함[哀]’ 또는 그런 마음을 이른다. 평생 비애를 맛보는 일이 없으면 오죽 좋으랴만 아마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다.

‘홍루몽’(紅樓夢)이란 소설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공감할지 모르겠다.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도 한 방편은 될 듯!

“기쁨과 슬픔은 모두 다 헛된 꿈,

욕심과 사랑은 몽땅 다 바보 짓!”

喜笑悲哀都是假, 희소비애도시가

貪求思慕總因癡. 탐구사모총인치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