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나에게 재능을 주었거늘, 기필코 쓸모 있으리라!”
天生我材必有用 (천생아재필유용) - 李太白(701-762).

“천하에 즐거움은 무궁하지만, 마음에 맞아야 기쁨이 된다.”
天下之樂無窮 (천하지락무궁), 而以適意爲悅 (이이적의위열)
- 소동파, ‘무창구곡정기’(武昌九曲亭記)

< 한자와 명언 >

乾 坤 (건곤) / 苦 樂 (고락)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乾 坤 (건곤)

*하늘 건(乙-11, 3급)

*땅 곤(土-8, 3급)

세상에 하고많은 사람들 가운데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하늘이 부여한 자신의 쓸모를 알고 자신을 강하게 긍정하면 성공이란 선물을 받게 된다. 먼저 ‘乾坤’이란 한자어를 샅샅이 훑어본 다음에 어떤 명언이 있는지 알아보자.

乾자는 ‘새 을’(乙)이 부수이나 의미요소는 아니다. 즉 ‘새’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 나머지는 발음요소였다고 한다. ‘위로 나오다’(go out)가 본뜻이라 하며, ‘마르다’(dry)는 뜻으로도 쓰이며 이 경우는 [간]으로 읽는다. 주역의 팔괘 명칭으로 쓰일 때에는 ‘하늘’(the heavens)을 상징하며 이 경우에는 [건]으로 읽는다.

坤자는 八卦(팔괘) 가운데 ‘땅’(land)을 상징하는 것이었기에 ‘흙 토’(土)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申은 神(귀신 신)의 본래 글자로 ‘정신’이나 ‘혼’을 가리키는 의미요소다. 그리고 易學(역학)적으로는 ‘여자’를 비유하기도 한다.

乾坤은 ‘하늘[乾]과 땅[坤]’을 이른다. 주역(周易)의 팔괘(八卦) 명칭에서 유래된 말이다. ‘적군의 말굽 소리가 건곤을 뒤흔들었다.’는 예문이 있다.

술을 좋아했다 하여 ‘주태백’이라 불리기도 하는 당나라 저명 시인 이태백은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을 강하게 긍정하였다.

“하늘이 나에게 재능을 주었거늘,

기필코 쓸모 있으리라!”

天生我材必有用.

천생아재필유용

- 李太白(701-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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苦 樂 (고락)

*괴로울 고(艸-9, 6급)

*즐거울 락(木-15, 6급)

세상에 즐거움은 하고 많다. 즐거운 일이 자신에게 기쁨으로 다가오자면 어떤 조건이 갖추어져야 할까? 먼저 ‘苦樂’이란 단어에 대해 샅샅이 살펴본 다음에 관련 명언 명답을 찾아보자.

苦자는 ‘씀바귀’(bitter lettuce)를 가리키기 위한 것이었으니, ‘풀 초’(艸)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古(옛 고)는 발음요소다. 씀바귀는 맛이 매우 쓰기 때문에 ‘쓴맛’(bitter)이나 ‘아픔’(ache)을 형용하는 것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樂자는 나무(木)로 짠 틀 위에 악기를 매달아 놓은 모습이 변화된 것으로 1인3역을 하는 단어다. 즉, ‘즐겁다’(pleasant)는 [락], ‘풍류’(elegance)나 ‘음악’(music)은 [악], ‘좋아하다’(be fond of)는 [요]로 읽는다. 각각 따로 글자를 만들지 않은 것은 귀찮아서(?) 그랬나 보다.

苦樂은 ‘괴로움[苦]과 즐거움[樂]’을 이른다. 영어 ‘She had tasted sweets and bitters of life.’를 번역한 ‘그녀는 세상의 고락을 다 겪었다.’의 ‘고락’에 대해 위와 같이 잘근잘근 분석할 수 있어야 ‘고락’이란 단어가 드디어 자기의 것이 된다. 한자력 + 어휘력이 문해력이다.

일찍이 소동파가 쓴 ‘무창구곡정기’(武昌九曲亭記)란 글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여기에 들어 있다.

“천하에 즐거움은 무궁하지만,

마음에 맞아야 기쁨이 된다.”

天下之樂無窮, 천하지락무궁

而以適意爲悅. 이이적의위열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