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귀하다고 기필코 중시할 것이 아니듯, 빈천하다고 기필코 경시할 것도 아니다.”

富貴未必可重 (부귀미필가중), 貧賤未必可輕 (빈천미필가경)
- ‘潛夫論’.

“상하가 화목하지 못하면, 비록 겉으론 무사한 것 같아도 언젠가는 위태로워지기 마련이다.”

上下不和 (상하불화), 雖安必危(수안필위)
- ‘管子’․ 形勢편.

< 한자와 명언 >

貧 富 (빈부) / 上下(상하)

전광진 교수 (성균관대학 명예교수)

貧 富 (빈부)

*가난할 빈(貝-11, 4급)

*가멸 부(宀-12, 4급)

부귀와 빈천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것을 두고 사람을 판단하면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먼저 ‘현대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빈부의 격차를 줄이는 일이다’의 ‘貧富’란 두 글자를 샅샅이 파헤쳐 속뜻을 알아본 다음에 관련 명언을 소개해 본다.

貧자는 재물[貝]을 다 나누어[分] 주고 나니 남은 것이 없다, 즉 ‘가난하다’(poor)는 뜻이다. 후에 ‘모자라다’(lack)는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富자는 ‘갖추다’(prepare)가 본뜻으로 宀(집 면)은 의미요소로 쓰였고, 그 나머지가 발음요소임은 副(버금 부)도 마찬가지다. 이 글자를 흔히 ‘가멸 부’라고 풀이하는데, ‘가멸’은 ‘부자’를 가리키는 고유의 옛말이다. ‘많다’(many) ‘넉넉하다’(sufficient) 등으로도 쓰인다.

貧富는 ‘가난함[貧]과 넉넉함[富]’을 이른다. 귀천(貴賤)과 더불어 ‘빈부귀천’이란 4자 성어 형태로도 흔히 쓰인다.

중국 동한(東漢)시대 사상가 왕부(王符)가 치국안민(治國安民)에 관하여 저술한 ‘잠부론’이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명언이 있다. 잘 곱씹어 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껌은 씹을수록 단물이 빠지고, 명언은 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부귀하다고 기필코 중시할 것이 아니듯,

빈천하다고 기필코 경시할 것도 아니다.”

富貴未必可重, 부귀미필가중

貧賤未必可輕. 빈천미필가경

- ‘潛夫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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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下 (상하)

*위 상(一-3, 7급)

*아래 하(一-3, 7급)

가정이나 직장이나 한결같이 상하가 ○○해야 한다. 공란에 들어갈 말은? 먼저 ‘상하를 막론하고 모두가 회사를 살리는 데 앞장섰다’의 ‘上下’란 간단한 두 개의 한자를 분석해본 다음에 답을 찾아 보자.

上자가 갑골문에서는 ‘위’(upward)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하나의 긴 기준선 ‘위’에 짧은 선을 하나 더 그어놓은 것이었으니, 지금의 ‘二’자와 비슷했다. ‘2’(two)를 뜻하는 ‘二’(당시에는 두 줄의 길이가 똑같았음)와 혼동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위’로 수직선을 세워 그것을 구분하였다.

下자는 원래 ‘一’ + ‘-’ 의 상하 구조로 ‘아래쪽’(downward)이라는 개념을 나타내는 부호였다. 후에 ‘2’를 뜻하는 ‘二’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 아래로 ‘丨’을 그었다. ‘낮다’(low) ‘바닥(the bottom)’ ‘내리다’(descend) 등으로도 쓰인다.

上下(상:하)는 ‘위[上]와 아래[下]’,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이른다. 상하가 반목(反目)해서 잘 될 일은 하나도 없다. 사랑과 존경으로 똘똘 뭉쳐야 단란한 가정과 든든한 직장이 된다.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관중(管仲)과 관중학파의 언행(言行)과 사적(事迹)을 기술한 저작인 ‘관자’에 전하는 말을 아래에 우리말로 옮겨 보았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은 많을 수 있다. 이 가운데도 들어 있을 듯!

“상하가 화목하지 못하면,

비록 겉으론 무사한 것 같아도

언젠가는 위태로워지기 마련이다.”

上下不和, 雖安必危

- ‘管子’․ 形勢편.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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