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을 몸에 감추고,
때를 기다려 움직여라!”
藏器於身, 장기어신
待時而動. 대시이동
- ‘周易’

“참된 말은 화려하지 않고,
화려한 말은 믿음이 없다.”
信言不美, 신언불미
美言不信. 미언불신
- ‘老子’ 제81장

< 한자와 명언 >

冷 待 (냉대) / 質 朴 (질박)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冷 待 (냉대)

*찰 랭(-7, 5)

*대접할 대(-9, 6)

 

재능이 있다고 함부로 나섰다가는 환대는커녕 냉대받기 쉽다. 먼저 冷待란 한자어를 요모조모 살펴본 후에, 관련 명언이 있는지 알아보자.

 

자는 차갑다’(icy)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글자였으니, ‘얼음 빙’()이 의미요소로 발탁됐다. 냉면 그릇에 띄워 놓은 두 개의 얼음 덩어리를 연상해 보는 것도 기억에 도움이 될 듯. (명령 령)은 발음요소였다. 후에 맑다’(clear) ‘깨끗하다’(clean)는 뜻으로도 쓰였다.

 

자는 길거리 척’()마을 사’(), 두 의미요소가 결합된 것이다. 동구 밖 길거리까지 나와서 기다리다’(wait for)가 본래 의미이고, ‘대접하다’(treat) ‘대우하다’(receiv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冷待(:)냉담(冷淡)하게 대접(待接)’, ‘차갑게 대함’, ‘푸대접함을 이른다. 반대는 환대’(歡待)이다.

 

재능이 있어도 때를 잘 만나지 못하면 헛일이다. 다음 명언을 잘 되새겨 두면 출세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재능을 몸에 감추고,

때를 기다려 움직여라!”

藏器於身, 장기어신

待時而動. 대시이동

- ‘周易

 
작가 kjpargeter 출처 Freepik
작가 kjpargeter 출처 Freepik

 

 

質 朴 (질박)

*바탕 질(-15)

*순박할 박(-6)

 

금융계의 별을 지낸 한 지인분의 요청으로 오늘은 質朴에 대해 알아본다. 연만할수록 이 낱말이 좋다는 말씀을 첨언하셨다.

 

자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증거로 잡혀두는 물건, 볼모’(a pledge)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 ‘돈 패’()도끼 근’()은 저당물로 잡힌 물건들인 셈이다. 후에 모양’(shape) ‘바탕’(nature) ‘묻다’(ask)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자는 나무껍질’(tree bark)을 뜻하는 글자이니 나무 목’()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점 복)이 발음요소임은 (쇠 박)도 마찬가지다. ‘순박하다’(naive), ‘수수하다’(plain)는 뜻으로도 쓰이는 것은 (순박할 박)자 대신에 쓰이는 예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質朴(=質樸)꾸밈이 없고[] 수수함[]’을 이른다. 비슷한 말로 실박’(實樸)이라는 말도 있다. 화려한 가식(假飾)은 오래가지 못한다.

 

노자’ 81장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한문은 총 여덟 글자이지만, 한자는 4개밖에 안 된다. 한자 배열 순서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특별하고 드문 예이다.

 

참된 말은 화려하지 않고,

화려한 말은 믿음이 없다.”

信言不美, 신언불미

美言不信. 미언불신

- ‘老子81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 / 속뜻사전<종이&>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