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어보고, 
 그 행실을 살펴보면, 
 선과 악이 그대로 드러난다.”
 察其言, 觀其行, 
 찰기언 관기행
 而善惡彰焉.
 이선악창언
  - ‘三國志注’.

“왕후장상, 설마 종자가 따로 있으랴!”
 王侯將相, 왕후장상
 寧有種乎! 영유종호
  - 陳涉

< 한자와 명언 >

可 觀 (가관) / 品 種 (품종)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可 觀 (가관)

*가히 가(口-5, 5급) 

*볼 관(見-25, 5급)

‘His face was quite a sight when he got mad.’는 ‘그가 화내는 모습은 참으로 가관이었다.’는 말이라고 번역해 주어도 ‘가관’이란 한자어가 무슨 뜻인지 모르면 헛일이다. ‘可觀’에 대해 샅샅이 뜯어보자. 한자어 어휘력이 높아야 영어 번역을 잘 한다. 

可자는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다’(comply with)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입 구’(口)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설이 있다. 후에 ‘옳다’(right) ‘좋다’(justifiable) ‘할만하다’(possibl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觀자의 본뜻은 ‘자세히 살펴 보다’(observe)는 것이니 ‘볼 견’(見)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왼쪽의 것은 발음 요소인데, 灌(물댈 관)의 경우와 같다. 후에 ‘보다’(see) ‘모양’(appearance) ‘생각’(idea)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可觀(가:관)은 ‘가히[可] 볼[觀] 만함’을 이른다. 남의 언행이나 어떤 상태를 비웃는 말로 쓰인다. 비슷한 말로 ‘꼴불견’이 있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이 훌륭한 경우는 드물다. 그런 사람을 겉으로는 알 수 없으니, 다음 명언을 잘 활용하자. ‘삼국지’(三國志) 배송지(裴松之)의 주(注)에 인용된 말이다. 

“그 말을 들어보고, 

 그 행실을 살펴보면, 

 선과 악이 그대로 드러난다.”

 察其言, 觀其行, 

 찰기언 관기행

 而善惡彰焉.

 이선악창언

  - ‘三國志注’.

 

 

 Image by jcomp on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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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品 種 (품종)

*물건 품(口-9, 5급) 

*갈래 종(禾-14, 5급)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콩이 난다. 이렇게 품종이 정해져 있듯, 인간도 그럴까? 누구는 대통령이 되고, 누구는 장군이 되는 등, 지위나 직위가 따로 정해져 있을까? 먼저 ‘品種’이란 두 한자를 속속들이 알아본 다음에 관련 명언을 찾아보자. 

品자는 약 3400년이란 오랜 세월을 거쳤음에도 자형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희귀한 예다. ‘입 구’(口)가 셋이나 되니 ‘여러 사람’(the crowd)이 본뜻이었는데, ‘물건’(articles) ‘종류’(kinds) ‘등급’(grades)을 가리키는 것으로도 활용됐다. 

種자는 ‘(볍씨 등을) 뿌리다’(sow)는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니, ‘벼 화’(禾)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重(무거울 중)이 발음요소임은 腫(부스럼 종)과 踵(발꿈치 종)도 마찬가지다. 후에 ‘심다’(plant)  ‘갈래/종류’(kind)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品種(품:종)은 ‘물품(物品)의 종류(種類)’가 속뜻인데, ‘생물 분류학상 같은 종(種)의 생물을 그 특성으로 다시 세분한 최소의 단위’라고 정의하고, 농업에서는 ‘농작물, 가축 따위를 분류하는 최종 단계’라 정의한다. 

사람도 식물처럼 종자가 있을까? 일찍이 이런 의문을 품은 사람이 있었다. 절대 권력의 진시황(秦始皇) 왕조에 최초로 반기를 들었던 진섭(陳涉)이 그랬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사기’(史記) 진섭세가(陳涉世家)에 나온다. 종자는 없지만 기회는 누구에게나 다 있다. 다만 저절로 되지는 않을 뿐이다. 그래서 살만한 인생 아니랴!

“왕후장상, 설마 종자가 따로 있으랴!”

 王侯將相, 왕후장상

 寧有種乎! 영유종호

  - 陳涉

※王侯將相 : 帝王, 諸侯, 將帥, 宰相의 통칭.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 / 속뜻사전<종이&앱>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