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갈 날은 끝이 있겠으나,
내가 알아야 할 것은 끝이 없도다.”
吾生也有涯, 오생야유애
而知也無涯. 이지야무애
- 莊子.
“석 자 두께의 얼음은
하루 사이에 언 것이 아니다.”
氷厚三尺,
빙후삼척
不是一日之寒.
불시일일지한
<한자와 명언>
末 席 (말석) / 氷 河 (빙하)
末 席 (말석)
*끝 말(木-5, 5급)
*자리 석(巾-10, 6급)
‘그는 어떤 모임에서건 제일 구석진 말석에서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듣기만 했다’의 ‘말석’은? ①末石 ②末夕 ③末席 ④末碩. ‘末席’이 답인 이유를 알면 속이 시원하고 기억도 잘된다.
末은 ‘一’과 ‘木’이 합쳐진 것으로, 이 경우의 ‘一’은 ‘하나’라는 뜻이 아니라, 나무의 ‘끝’ 부분을 가리키는 부호일 따름이다. ‘나무 끝’(the end of a tree)이 본래 의미인데, 일반적인 의미의 ‘끝’(end)으로 확대 사용됐다.
席자의 부수는 广(집 엄)이 아니라, 巾(수건 건)이니 주의를 요한다. 집[广] 안에 돗자리를 깔아놓은 모양을 그린 것이다. 가운데 부분은 돗자리 모양이 변화된 것이다. ‘자리’(seat)란 본래 의미가 지금도 변함없이 애용되고 있다.
末席은 ‘맨 끝[末] 자리[席]’이 속뜻인데, ‘모임 따위에서 지위가 낮은 사람이나 손아랫사람이 앉은 아랫자리’를 이른다.
‘끝’이란 단어를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뇌리를 스친다. ‘장자’ 내편(內篇) 양생주(養生主) 제3절에 나오는 명언이다. 죽는 날까지 공부해도 다 못하는 것은 바로 단어 공부이고, 아무리 해도 부족한 것은 바로 어휘력이다.
“내가 살아갈 날은 끝이 있겠으나,
내가 알아야 할 것은 끝이 없도다.”
吾生也有涯, 오생야유애
而知也無涯. 이지야무애
- 莊子.
氷 河 (빙하)
*얼음 빙(水-5, 5급)
*하천 하(水-8, 5급)
‘육상에 퇴적한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중력에 의하여 강처럼 흐르는 것’이라 정의되는 지리 용어는? ①氷球 ②氷點 ③氷上 ④氷河. ‘氷河’가 왜 답이 되는지를 한 글자씩 알아보자. 소갈비는 씹을수록 맛이 나고, 한자어는 뜯을수록 신이 난다.
氷자의 원형은 ‘얼음’(ice)을 뜻하기 위하여 두 덩어리의 얼음을 본뜬 ‘冫’이었다. 이것이 너무나 간단하여 다시 ‘물 수’(水)를 첨가하여 冰으로 쓰다가 획수를 한 획 줄이고 구조를 재배치한 것이 지금의 ‘氷’이다.
河자가 2500년 전쯤에는 ‘황하’(黃河)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를 적기 위한 것이었다. ‘물 수’(氵=水)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可(옳을 가)가 발음요소임은 何(어찌 하)도 마찬가지다. 후에 ‘(큰) 하천’(rivers)을 가리키는 일반명사로 바뀌었다.
氷河는 ‘얼음덩이[氷]가 천천히 비탈면을 흘러 내려와 강(江)을 이룬 것’이 속뜻인데, 지리학적 정의는 맨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빙하(氷河)에 의해 생긴, 산골짜기의 시냇물을 ‘빙하계류(氷河溪流)’라고 한다.
‘금병매사화’(金甁梅詞話)란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하루아침에 다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한자 공부도 그렇다. 꾸준히 갈고 닦자.
“석 자 두께의 얼음은
하루 사이에 언 것이 아니다.”
氷厚三尺,
빙후삼척
不是一日之寒.
불시일일지한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 / 속뜻사전<종이&앱>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