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는 날마다
미역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
鵠不日浴而白, 곡불일욕이백
烏不日黔而黑. 오불일검이흑

“졸졸졸 흘러흘러
마침내 강하된다.”
涓涓不壅, 연연불옹
終爲江河. 종위강하
- ‘孔子家語’.
*涓: 시내 연, 壅: 막을 옹.

< 한자와 명언 >

 

浴 室 (욕실) /  江 湖 (강호)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浴 室 (욕실)

*몸씻을 욕(-10, 5)

*방 실(-9, 8)

 

타고난 천운(天運)은 인력이나 인공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 오늘은 이에 관한 명언을 찾아보자. 먼저 그는 욕실에서 샤워하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浴室이란 한자어를 샅샅이 훑어본 다음에!

 

자는 몸을 씻다’(have a bath)가 본뜻이니 물 수’()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골짜기 곡)이 발음요소임은 (하고자할 욕)도 마찬가지다. 혹자는, 계곡의 물에 들어가 몸을 씻었기 때문에 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상상은 그럴듯하나 어디까지나 낭설에 불과할 따름이다.

 

자는 ’(room)을 뜻하기 위하여 집 면’()이를 지’(), 두 가지 의미요소가 조합된 것이다. 바깥에 있다가 집에 이르면 반드시 들어가기 마련인 곳이 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참으로 기발한 착상이다.

 

浴室몸을 씻는[] []’이란 뜻이다. ‘장자’(莊子) 천운(天運)편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고수는 천운을 따르고, 하수는 하늘을 탓한다.

 

두루미는 날마다

미역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

鵠不日浴而白, 곡불일욕이백

烏不日黔而黑. 오불일검이흑

 

 
 Image by wirestock on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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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 湖 (강호)

*강 강(-6, 7)

*호수 호(-12, 5)

 

낙향하여 강호에 묻혀 산지도 어언 스무 해가 지났다강호? ①强豪 ②江湖 ③江河 ④降號. ‘江湖가 답인 줄 알자면 한자를 요모조묘 쪼개봐야 한다. 갈비는 뜯을수록 맛이 나고, 한자는 쪼갤수록 뜻을 안다.

 

자는 원래 중국의 양자강’(the Yangzi River)을 가리키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었으니, ‘물 수’()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장인 공)이 발음요소였음은 (배 강)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후에 큰 강’(great river)의 총칭으로 바뀌었다.

 

자는 호수’(lake)를 뜻하기 위해서 물 수’()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턱밑살 호)는 발음요소다. 본래 뜻이 변함없이 그대로 쭉 사용되고 있다.

 

江湖()과 호수(湖水)’를 아울러 이르는 것이 속뜻인데, ‘은자(隱者)나 시인(詩人), 묵객(墨客) 등이 현실을 피하여 생활하던 시골이나 자연’, ‘세상을 비유하여 이르기도 한다. ‘경향각지’(京鄕各地)란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강호 제현(諸賢)’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공자와 공문(孔門) 제자의 사상과 언행을 기록한 책인 공자가어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급하게 서둘지 말고 끈기 있게 하다 보면 결국 큰일을 완수하게 된다. 한자 공부도 마찬가지다.

 

졸졸졸 흘러흘러

마침내 강하된다.”

涓涓不壅, 연연불옹

終爲江河. 종위강하

- ‘孔子家語’.

*: 시내 연, : 막을 옹.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 / 속뜻사전<종이&>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