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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 자연, 친구, 세상과 함께 '충남남면초·중학교'
월간교육 | 승인 2017.11.10 13:26

글. 최기학 충남 남면초·중학교 교장

Ⅰ. 남면초·중학교는

남면초·중학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의 전교생이 100명이 안 되는 소규모 통합학교이다. 전형적인 농어촌 학교로서 대부분 학부모는 몽산포 해수욕장 주변에서 펜션 운영과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학교는 아름다운 바닷가와 잘 어울리도록 지어진 건물과 잘 갖추어진 교육 환경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바닷가, 산과 들로 둘러싸인 그림 같은 학교에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소통하지 못하는 학생들, 자기절제와 배려가 부족한 학생들, 꿈도 없고 작은 시골 마을이 전부인 학생들이 ‘자연과 함께, 친구와 함께, 세상과 함께’ 어울리면서 ‘그린리더, 소통리더, 드림리더’로 거듭나 미래를 향해 꿈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해 보자’는 생각으로 학교 경영을 하고 있다.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생태계의 질서를 이해하면서, 생명의 존엄성과 탐구력,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는 자연생태 체험학습의 장을 학교의 자연환경과 연계하여 조성하고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이 계절에 따라 피는 꽃과 향기 그리고 다양한 생물이 더불어 사는 모습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아름다운 환경에서 아름다운 생각이 싹트고 아름다운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라는 큰 틀을 바탕으로 생태정원을 조성하여 학생들의 감성을 깨우는 학교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Ⅱ. 자연과 더불어 행복한 미래 인재

아름답게 조성된 학교 정원, 전국적으로 아름다운 해변 몽산포, 일천삼백 리 아름다운 태안의 자연과 환경은 우리 남면초·중학교 학생들의 특권이다. 시골에 살고 있지만 나무 이름과 계절의 변화에 무심한 학생들에게 자연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노작과 생명존중, 더 나아가 내 고장 태안의 아름다운 환경의 가치를 깨닫고 자연에 대한 책무성을 높여 보존하는 것을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

가.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는 생태조회

월 1회 야외정원에서 전교생이 참여하는 생태조회를 진행한다.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명상과 호흡법을 통하여 자연의 소리를 듣고 나뭇잎의 촉감을 느껴보는 체험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참여하는 어린 학생들도 점차 진지한 모습으로 심호흡하며 새소리, 바람 소리를 듣고 각기 다른 식물의 촉감을 느끼며 인간도 자연 일부임을 알게 한다.

나. 봉사활동으로 가꾸는 아름다운 몽산포

학생들 걸음으로 15분 정도 걸어가면 아름다운 몽산포 해변을 만날 수 있다. 넓은 해안가, 울창하게 펼쳐진 소나무밭, 여러 가지 갯벌 생물 등이 있다. 몽산포는 우리 남면초·중학교 학생들에게 축복의 장소이며 부모님들의 중요한 삶의 터전이다.

너무나 흔하며 익숙해진 것은 감동과 감흥을 받기 어렵다. 우리 학생들도 몽산포가 너무 가까이 있고 익숙한 환경이라서 새로움을 느끼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몽산포를 즐기고 그 가치를 알게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몽산포에 자주 가는 것이었다.

여름방학식을 하면서 전교생에게 한 가지 방학숙제를 내주었다. 이번 여름방학에 몽산포에 자주 가서 수영하라고 한 것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인 몽산포를 마음껏 느끼고 사랑하라는 뜻이었다. 2학기 개학식에서 확인해보니 많은 학생이 몽산포에 가서 수영도 하고 모래놀이도 했다. 가무잡잡하게 그을린 학생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다. 체험으로 배우는 내 고장 태안 사랑

우리 고장 태안은 일천삼백 리 아름다운 해안과 태안해안국립공원이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유명한 신두리 해안사구, 천리포 수목원, 안면도 휴양림 그리고 아름다운 등대를 간직한 무인도인 옹도 등 다양한 생태자원을 간직하고 있다.

흔히 체험 학습하면 지역을 벗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먼저 내 주변의 아름다운 생태자원의 가치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보전하려는 생태의식을 기르기 위해 다양한 지역 체험학습을 전개하였다.

신두해안사구를 견학하며 사구가 만들어지는 과학적 원리와 가치를 학습하고 천연기념물인 신두해안사구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 알아보았다. 특히 신두사구 전시관에 가면 내가 자문하고 출연한 홍보 영상이 있는데 학생들이 교장인 내가 출연한 영상을 보고 “와, 교장선생이시다!”라는 함성을 지르기도 하였다.

Ⅲ. 친구와의 행복 어울림 - 소통리더

소규모 학교이지만 학생들끼리의 문제는 늘 존재한다. 도시의 학교처럼 학교폭력은 존재하지 않지만 학생들끼리의 사소한 다툼과 갈등은 남면초·중학교에서도 피해갈 수 없다.

“3학년 00 오빠가 놀렸어요.”, “00이가 통학버스에서 욕했어요.”

조금만 배려하면 일어나지 않을 문제인데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 그리고 친구와 함께 어울리면서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소통능력이 부족하였다.

이런 소통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교사가 사랑의 본을 보이는 프리허그데이와 학기별 어울림마당을 운영하였고, 자존감을 높여 미래를 예축(豫祝)하는 사람이 되도록 분기별 학급 생일잔치를 추진하였다.

가. 사랑을 실천하는 프리허그데이

월 1회 마지막 주 금요일 아침에 전 교사가 등교하는 학생들을 안아주며 간식을 주는 프리허그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결손가정 비율이 높고 아침을 제대로 못 챙겨 먹는 학생들이 많은 시골학교 특성상 선생님의 환한 미소와 정성스럽게 준비한 간식은 학생들에게 커다란 기쁨과 즐거움이 되어 오고 싶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나. 소통을 실천하는 어울림 마당

학기별로 전교생이 하나 되는 어울림 마당을 개최하였다. 전교생이 고르게 모둠원이 되도록 모둠을 편성하여 선배가 저학년 동생을 이끌어주고 챙겨주는 다양한 어울림 마당을 진행하였다.

먼저 정성껏 가꾼 텃밭의 작물을 수확하는 추수마당, 모둠별로 하나 되어 참여하는 놀이마당, 추수한 먹거리와 삼겹살 구이로 나누는 먹거리 마당을 운영하였다. 내가 직접 수확한 상추로 고기쌈을 싸서 동생과 언니 그리고 선생님에게 주는 모습에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배우게 하였다.

다. 예축(豫祝)을 실천하는 생일잔치

식물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장점’이다. 생장점이 다치면식물은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 사람에게도 식물의 생장점에 해당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자존심’이다.

그래서 직원협의회 시간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부탁한다. 학생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말고 자존감을 키워 주는 학급경영을 해달라고 말이다. 학생 스스로 자기의 미래를 축복할 줄 아는 ‘예축(豫祝)’하는 학생으로 자랄 수 있게 해주기를 당부한다.

이를 위해 분기별로 학급 생일잔치를 계획하고 추진하였다. 학급별로 생일을 맞이한 학생에게 케이크와 생일 선물을 주고 축하해 준다. 선생님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은 학생들에겐 행복한 미소가 피어난다.

Ⅳ. 세상과의 행복 어울림 - 드림리더

우리 학생들은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전쟁, 배고픔, 고생’이라는 삶의 본질적 가치를 경험하지 못했다. ‘캥거루 부모, 헬리콥터 부모’라는 신조어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은 고생을 모른다. 그래서 조금만 힘들어도 금방 포기한다. 도전하려는 마음의 근육이 부족하다.

시골에 위치한 우리 학교 학생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웬만한 것은 부모님이 해결해 준다. 학교버스를 놓치면 전화 한 통이면 달려오는 부모님이 있으니 모든 면에서 ‘결핍’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떻게 하면 변화무쌍한 미래에 적응하며 작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단단하고 옹골찬 학생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런 물음에 해답을 찾기 위해 ‘실력, 담력, 정신력’을 기르기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가. 독서활동으로 기르는 실력

어떤 사람은 사람을 두 종류로 분류하였다. ‘책을 읽는 사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떤 희망도 없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빌 게이츠의 말처럼 하버드대학교 졸업장보다도 소중하다는 ‘독서습관’ 형성을 위해 다음과 같이 노력하고 있다.

첫째, 책 먹는 교실이다. 담임 선생님에게 아침 8시 30분부터 교실에 들어가 책 읽는 모습으로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도록 하였다. 책을 읽으라는 잔소리보다 함께 책 읽는 선생님의 모습에 학생들이 조금씩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도서관이 숨어서 숨바꼭질하는 놀이터가 아니라 지식의 보고인 보물창고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둘째, 수가행(수요일은 가족과 함께 행복한 책 읽기)이다. 이를 위해 책을 빌려 갈 수 있는 도서대출 가방을 제작하고 이를 활용하여 부모님과 함께 책 읽기를 장려하였다. 수가행은 가족사랑 실천과 독서습관의 정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좋은 전략이었고 담임교사의 격려와 점검으로 조금씩 정착되고 있다.

나. 도전활동으로 기르는 담력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따라서 힘들지만 도전하면서 조금씩 ‘성공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학생들에게 어떤 미션이든 당당히 도전할 수 있는 담력을 기르게 하려고 교육과정과 연계한 활동을 구안해 적용하고 있다.

3, 4, 5학년의 수영교육은 한서대 해양교육원에 위탁하여 생존수영법을 익히도록 하였다. 학교 근처에 몽산포 해수욕장이 있고, 태안의 지역적 특성이 해안임을 고려했을 때 생존교육은 필수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하였다.

또한 5,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련활동을 매년 하여 다양한 도전활동을 시행하고 이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담력을 키우고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느끼도록 지도하고 있다.

다. 체험활동으로 기르는 정신력

시골학교의 특성상 학부모에게 다양한 체험학습을 해 줄 것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학년교육과정 편성 시 도시문화체험, 지역문화체험 등 학생들 스스로 계획하고 탐험할 수 있는 학년별 필수 프로젝트를 구안하였다. 이를 통해 더 큰 세상을 탐험하고,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도전할 수 있는 정신력을 키우도록 유도하고 있다.

Ⅴ. 생태맹을 깨우는 생태체험 교육

가. 생태맹을 깨우는 학교 생태정원 조성

‘도시화 과정으로 소외되어 가는 자연이 인간의 사고와 인식에서 사라지는 현상’을 ‘생태맹(生態盲, Ecological Illiteracy)’이라고 한다. 자연에 대한 해득능력을 상실한 학생들에게는 생명에 대한 호기심이나 경외감 그리고 같은 생명으로서의 동질감과 존중심이 길러질 수 없다.

생태맹이란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신비함, 오묘함, 풍성함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 자연이 지닌 아름다움을 감상할 능력이 결여된 상태, 인간과 자연의 밀접한 관련 맺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하루 한 걸음도 흙을 밟지 않는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생태맹 탈출을 위해 학교가 자연생태 체험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잠재적 교육과정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이 등교하여 하교할 때까지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어 학교의 자연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다양한 생물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생태 환경을 조성하여 계절에 따라 더불어 살아가는 생물들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공유하는 잠재적 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계절에 따라 꽃이 피고, 향기를 발하는 초본류와 목본류를 학교의 자연생태 여건에 맞게 심어 학교의 구석구석이 자연생태체험학습의 장이 되도록 조성하고 있다.

나. 자연을 생각하는 생태체험 환경교육

남면초·중학교에서 가까운 충청남도 태안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리포 수목원은 해안사구에 조성되었다. 사람들이 보기에 보잘것없는 잡초조차도 비에 흙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소중한 일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거름을 사용하며, 수목원에 새들과 지렁이, 물고기 등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면서 환경교육을 받았다. 이런 우리 학생들은 풀 한 포기, 개구리 한 마리의 생명도 소중함을 알고 있어 함부로 밟거나 괴롭히지 않는다.

지난 2007년 12월 7일 몇 사람의 실수로 태안반도 전체 아니 우리나라 서해안 전체를 기름오염지역으로 만든 허베이 스피리트호 사건을 통해 생태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는 많은 사람의 노력과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망치는 것은 한 사람이 순식간에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고, 회복에는 엄청난 희생과 봉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자연을 귀중하게 여기고, 자연의 섭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기본으로 하는 아름다운 자연생태 체험환경에서 ‘물질의 풍요함’보다 ‘마음의 풍요함’을 추구하는 감수성을 길러야 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사랑하고 감동하는 아름답고 행복한 감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이 글은 최기학 충남남면초중학교 교장이 월간교육 10월호에 기고한 글을 재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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