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무상정치를 도입하자- 시·도교육감, 무보수 명예직을 중심으로
[시론] 무상정치를 도입하자- 시·도교육감, 무보수 명예직을 중심으로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8.02.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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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요즘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무상복지 시리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등은 정치적 의미의 유토피아적 이상주의(Utopianism)는 될 수 있을지언정 현실적으로 파라다이스 같은 천국이나 낙원은 아닌 것 같다.

해 질 녘 어물전에서나 들림 직한 ‘반값’과 ‘무상’의 호가(呼價)에는 언어적 품위도 정책적 실리도 없어 보인다. 자기들 편리한대로 말의 성찬(盛饌)을 쏟아내는 것이고 ‘기교(技巧)정치’의 냄새를 짙게 풍기는 수사(修辭)일 뿐이다.

어차피 발정 난 코끼리들끼리 싸우면 언제나 다치는 것은 발밑의 풀이다. 민초(民草)들이다. 민생은 표류하고 국가전략은 실종됐다. 여기에 중심을 잡아야 할 교원들까지 일부이긴 하지만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있으니 국가의 장래가 심히 걱정스럽다.

정치학적으로 우파의 부패와 타락이 좌파의 구호를 정당화 시키고, 좌파의 독선과 도그마(Dogma-독단적인 신념이나 학설)가 우파의 가치를 입증해 준다. 서민들에게 피눈물의 희생을 떠안긴 어느 권력 측근의 저축은행 사태가 전자의 예라면, 어린학생에게 계급투쟁의 민중사관을 주입하는 의식화 교육은 후자의 예이다.

정치란 서로 다른 의견 사이에서 공통분모 즉 ‘커먼 그라운드(Common Ground)’를 찾는 중용의 미학이다. 따라서 정치인의 말은 대중의 환호와 분노 및 야유를 촉발한다. 이때 환상과 배신감은 괴물의 자양분이 된다.

젊은 개혁 세대라 하는 정치인들은 더 한심하다. 자신의 실력과 열정으로 국민을 감동하게 하기 보다는 선배 세대의 정치가 보여줬던 낡은 곡들을 모창(模唱)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 김일성의 유훈 통치에서의 학습효과인가? 사망한 전직 대통령의 묘 앞에 가서 당신의 가치와 사상이 어떻다고 떠벌리며, 적자 논쟁을 벌이느라 정작 자신의 정치철학과 역량의 한계를 의심받고 있다.

눈을 밖으로 돌려 보자. 정치 선진국인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유럽 국가의 국회의원들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국회의사당 앞 풍경을 보면 자전거나 봉고차를 대여해서 출근한다. 덴마크의 경우, 국회의원 181명 중 40% 정도가 여성인데 그들이 출퇴근에 활용하는 자전거의 앞에는 시장바구니가 뒤에는 아이를 태울 수 있는 의자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기초의원은 처음에 무보수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연봉 6천만 원 정도의 보수를 받는다. 여느 대기업 과장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광역의원은 기초단체의 부단체장 급에 준하는 보좌관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들(기초, 광역, 국회의원 및 단체장)의 보수를 유럽의 여러 나라처럼 무보수 명예직으로 전환하자는 국민투표 한번 붙여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국가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는 국민투표 대신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 몇 곳에 의뢰하여 투표권이 있는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해도 무방하다.

반값정치 혹은 무상정치는 현란한 구호가 아니고 미묘하고 난감한 퍼즐도 아니다.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개혁과제다.

교육계가 선봉에 서서 교육감부터 무보수 명예직으로 선출하자

2007년 교육감 직선제 시행 이후 제도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심화하여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한국갤럽 조사에 의하면 교육감 후보 이름을 모른다가 67%로 나왔다. 20대는 86%가 교육감 후보에 대해 모를 뿐만 아니라 관심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교총 설문 조사에서는 76.3%의 교원들이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였다.

2014년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의 선거 비용은 총 729억 원, 시·도지사는 총 456억 원이 집행되었다. 교육자치라는 핑계로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집행기관의 장이 광역단체장보다 선거 비용을 더 많이 지출하는 기형적 구조가 탄생하였다. 이러한 현상이 지구상 어느 곳에 존재하는 지 필자는 듣도 보도 못했다.

교육감 후보는 시·도지사와 달라서 정당의 후원이나 정치자금을 조달할 법이나 제도가 없다. 참고로 2014년도 교육감 후보의 법정 선거비용 상한액은 서울 38억 5,700만 원, 경기 40억 7,300만 원이었다.

평생을 학생 교육에만 전념하던 후보자들은 이러한 거금을 선거 비용으로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직선제 이후 서울, 인천, 충남, 울산 등의 교육감 구속 사례가 무엇을 반증하는지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신성한 교육계에 선거라는 정치가 들어오면서, 교육계는 정치권보다 더 정치적이고 극심한 이념 대결의 장이 되었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진영 간의 진흙탕 싸움이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이러한 후보에게 과연 최소한의 교육자적 양심이라도 있을까?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겉모양만 교육정책일 뿐 진영 의견 영합(迎合)에 급급한 나머지 교육의 본질은 실종되고 ‘이념정책’만 난무한다. 교육정책의 ‘본질가치’보다 ‘이념’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우리나라 교육경쟁력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교육계에 대한 실망을 넘어 분노의 삿대질을 해댄다. 이러한 교육감의 속살과 민낯으로 실추된 권위는 교육력 저하로 이어져 그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당선된 교육감 캠프의 그림자 부대는 인사, 정책, 예산을 전횡한다. 이는 교육행정 질서를 난행(亂行) 하는 것이다. 오로지 ‘보스’의 심기 경호에만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다.

역사학자 이덕일 교수는 “공신의 나라는 망한다”고 하였다. 역량이 부족한 선거 공신에게 휘둘리지 않는 초연함이 필요함을 교훈한다. 설혹(設或), 쟁취한 권력 주변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위해 의자를 나누어 줄 때도 야합(野合)과 친소(親疏)에 휘청 거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금년도 지방선거에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는 시·도교육감 후보들이 이미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 많은 음성적 비용은 당락을 떠나 후보들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엄청난 후유증을 예고한다.

헌법 개정 없이 법률 개정만으로도 가능한 2018 지방 선거부터 시·도교육감직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하자고 제안한다. 스웨덴, 덴마크 등 정치 선진국의 모델을 도입할 시점이 되었다. 이러한 선거 혁명이 정착되면, 선거로 인한 역기능이 최소화되어 삼각산이 춤을 추고 한강 물이 용솟음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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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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