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D+227' 암호 속에 비밀이…

문학상 당선작과 최종심에 올랐지만 낙선한 작품. 그 차이는?

 

 

 

 

누가, 그를, 무슨 이유로 살해했을까? 고문서의 실체를 아는 사람들은 한사람씩 차례로 살해당한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 한국과 프랑스, 각국 협상 대표들, 극우단체와 피살자를 넘나들며 긴박하게 전개된다.

 

구텐베르크에 얽힌 독일-네덜란드의 자존심 다툼(네덜란드 사람들은 구텐베르크가 코스터의 기술을 훔쳐 서양 최초의 인쇄술 발명가가 됐다고 믿는다), 중국 돈황(敦煌)의 고문서를 대량 반출한 프랑스의 동양학자 펠리오(13개 국어를 구사한 그는 굴에 쪼그리고 앉아 촛불에 의지해 2만 권이나 되는 고문서를 3주 만에 독파했다) 등 흥미로운 역사가 이야기 흐름과 잘 어우러져 있는 이 책이 당선작이 아니었던 것은 개인적 취향으로 볼 땐 유감이다. “오래간만에 읽은 대범하고 통쾌한 소설”이라는 소설가 성석제 씨의 평처럼, 이 책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은 방대한 이야기를 촘촘히 엮어 긴박감 넘치게 이어간 구성이 돋보이는,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