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설문조사...87.3% 교사 차등지급율 축소해야
시도교육감협의회, 교원단체들도 한 목소리로 폐지

정재석 교사는 "홍경종 교사가 B급 교사인 자신을 위해 스쿨히어로 그림을 그려주었다"며 "S급은 자랑스러워하고 A급은 뒤따르고 B급은 뒤돌아서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홍경종 교사
정재석 교사는 "홍경종 교사가 B급 교사인 자신을 위해 스쿨히어로 그림을 그려주었다"며 "S급은 자랑스러워하고 A급은 뒤따르고 B급은 뒤돌아서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홍경종 교사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나는 B급 교사다." 교사들이 성과급을 빗대 스스로를 조롱하는 것이 한동안 유행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는 교육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사 87.3%가 교원성과급 차등지급율 축소를 원하고 있는 것.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서울중랑갑)이 2일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사의 87.3%가 교원성과급 차등지급율을 축소해야한다고 응답했다.

교원성과급 차등지급에 대한 폐지설문 문항이 아예 없었던 것으로 보아 상당수 폐지의견이 포함되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교육부에서 시행한 2018년 설문조사 관련 주요 내용으로는 ▲교원성과급 차등지급 축소 이유는 ‘교원 간 위화감 조성 및 사기저하’(43.2%), ‘성과의 계량화 및 수치화 곤란’(34.2%) 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또 ▲현행 교원성과급제가‘성과가 뛰어난 사람이 인사와 급여에서 우대받아야 한다’는 성과급제의 도입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4.0%였다. 이어 ▲교직사회에서 ‘성과상여금제가 정착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반대 의견이 66%로 찬성의견 8.9%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조사에 응한 교사 중 약 94.5%가 ‘교원성과급을 폐지하고, 균등수당화 해야 한다’는 의견에 압도적으로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는 교육부의 개선 노력에도 오히려 학교현장에서는 교원성과급제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부작용만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시도교육감협의회·전교조·한국교총·실천교육교사모임까지 많은 교원들이 교원성과상여금 폐지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영교 의원은 “교육이란 효과가 당장 드러나지 않는 장기성, 그리고 눈에 보이는 효과를 가늠하기 힘든 비가시적 특성 때문에 단기간 평가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런 교육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기계적인 방식으로 나누다보니 해가 갈수록 교원의 불만만 늘어나며, 받아도 전혀 기쁘지 않은 상여금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을 야기하는 성과급제를 폐지한다면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추진에도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01년부터 공정 경쟁을 통한 교사들의 사기 진작과 동기 부여 등을 이유로 교원 성과상여금제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