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2020년 4월 21일 KBS 뉴스7를 시청하고 있던 나는 ‘김정은 수술 후 위중하다’는 뉴스를 보면서 소름이 끼칠 만큼 전율이 일었다. 6년 전(2014년) 초파일에 닥쳐 찾아간 고창 ‘심향사(心鄕寺)’라는 폐사에서의 일 때문이다.

심향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사찰 선운사의 말사이긴 하나 폐사찰로 분류되어 지금은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애초 이 사찰을 지은 보살이 언문을 익히지 못해 선운사에 기증 과정에서 누락된 서류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암반 위에 지어져 작아도 기운이 강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절이다. 실제로 사람이 기거하지 않은 지 10년이 넘었지만 대웅전 아래 암반에서 나오는 물은 마셔도 될 만큼 맑고 깨끗했다.

중풍에 걸렸던 바로 아랫집 아주머니는 이 물을 마시고 좋아져 8년째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2014년 초파일 당일, 나는 기도를 위해 심향사에 간 적이 있었다.

기도 중에 “북한의 김정은은 단명할 운명이다. 2020년이 고비다”는 계시를 받았으니, 당해 년이 되어 뉴스를 보고 까맣게 잊고 있던 일이 떠올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영성이 밝다’는 얘기를 종종 들어왔다. 젊은 시절 서양철학에 한계를 느껴 불교와 동양철학에 심취한 바 있었는데, 그때 영이 더 크게 열린 느낌도 든다.

3년여 시간 동안 집안에 칩거하다시피 하면서 식물과 자연을 관찰하면서부터다. 거미와 같은 곤충, 새, 동물과 교감이 먼저 일어났던 것 같다. 우주의 원리와 자연의 이치가 아주 조금은 알 듯도 하였는데, 이후 인간사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면서 좌충우돌 많은 우여곡절이 있기도 했다.

사람의 명운이 환히 보이기도 하고, 산 사람의 영혼은 물론 죽은 사람이나 신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때로는 내 영혼을 내보내 원하는 곳에 찾아가기도 했다. 

처음엔 그러한 기운을 다스리지 못해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열리는 기운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기운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게 되어 편안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기로 연결되어 있으며, 인과법에 의해 나타나는 카르마로 인해 빚어지는 결과라는 것 또한 어렴풋이 알아가게 되었다.

지구상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무궁무진한 세계가 잠재해 있으며, 그 세계는 단순히 눈(目)에 보이는 실상과는 관계없이 우리가 두 손을 깍지 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세계(觀)와 서로 맞물려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것들은 아주 복잡하면서도 단순했다. 

김형미 시인이 그린 그림
김형미 시인이 그린 그림

지난 대선(2017년) 때 본 것은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얼굴이었다. 이 그림은 그때 그려놓은 것이다.

왼쪽이 문재인, 오른쪽이 안철수. 그림처럼 문재인 얼굴 속의 작은 사람은 올바르게 서 있고, 안철수 얼굴 속 작은 사람은 거꾸로 서 있다. 나는 그때 사람의 얼굴 속에 ‘작은 사람’이 또 하나 살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2013년 12월경에는 매일 명상을 했는데, “사람이 수백이 죽는다. 어서 알려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커다란 배가 침몰하는 것이 연이어 보였다. 그리고는 세월호 침몰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생사 확인이 안 되는 시체가 떠밀려 간 지점이 표시되어 있는 지도가 펼쳐지기도 했다. 

그보다 더 먼저 2010년, “미국과 한국, 즉 검은 것(오버마) 흰 것(이명박)의 기운이 상충한다. 곡소리가 날 터이니 눈 있는 자를 찾아 귀신말을 찾아야 할 때이로다”라는 메시지가 있었고, 이 해 김대중 대통령, 최진실, 마이클잭슨 등 큰 별들이 졌다.

박근혜・문재인 등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서울에서 ‘최 박사’라는 분이 전화가 왔다. 그는 기운으로 사람의 일을 봐주는 사람이었는데, 내게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 같냐고 물어온 적이 있다.

신문을 펼쳐 들자 두 후보가 나란히 사진으로 실려 있었다. 당시에는 문재인이 많이 회자되고 있었고, 최 박사 또한 문재인을 지목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 눈에는 박근혜에게 등용문이 보였고, 그로 인해 나라에 검은 기운이 드리워지는 게 겹쳐서 보였다.

2007년에도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우리집은 아파트 10층이었고, 어디선가 자꾸만 흰쥐가 찍찍대는 소리가 들려 이명박이 당선될 것임을 알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서 읽힌 것은 물(水)이었다. 물을 가지고 장난을 칠 거라는 조짐, 물을 도둑질해갈 조짐 등이 읽혔다. 

‘새만금’에 대해서도 읽힌 적이 있다. 그때는 방조제 둑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내 딸들이 다 죽고 없구나./ 여울골 물이 나갈 물을 못 찾아/ 팔도의 배들이 선기를 내리는구나./ 계란여에 젖은 버선목이 마르기도 전에 /어미의 흰 뼈를 캐어다 공사를 벌이니/ 칠간산(七艮山)의 팔자가 혼줄을 놓는구나.”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그리고는 “훗날 둑이 열리면 바다 건너 해가 물속으로 들어간다”는 메시지가 뒤따랐다.

내 눈에 한반도는 사람의 왼발자국 형상으로 보였는데, 새만금은 왼발 복숭아뼈에 해당됐다. 없던 땅이 복숭아뼈마냥 툭 불거져 검은빛으로 감싸 있었다. 

국운에 대해 읽힌 몇 부분이다. 그러나 사실 내가 본 것들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기운들이 연결되어 일어나는 현상을 보는(觀) 것이며, 그것들은 인과법에 의한 카르마 작용으로 읽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보는 데에는 나의 많은 기운이 들어가는 것이어서 지금은 아무 때고 보려 하지 않는다.

김형미 시인

원광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김형미 시인은 2000년 진주신문 가을 문예 시,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고, 2003년 문학사상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불꽃문학상, 서울문학상, 목정청년예술상을 수상했고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작품 활동도 왕성하다. 시집 ‘산 밖의 산으로 가는 길’, ‘오동꽃 피기 전’, ‘사랑할게 딱 하나만 있어라’, 그림 에세이 ‘누에nu-e’가 있다. 최근에는 그림 소설 ‘불청객’을 출간, 삶의 안팎서 떠돌기만 하는 나 자신을 찾는 진정한 내게로 돌아가는 귀로를 찾아가는 길을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