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발달단계 변화 등 통합 교육적 요구 있어
밥그릇 싸움으로 가면 안 돼..."교육적 가치만 생각하자"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지난 20일 에듀인뉴스와 인터뷰에서 교사대 통폐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2020.05.20(사진=지성배 기자)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지난 20일 에듀인뉴스와 인터뷰에서 교사대 통폐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2020.05.20(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교·사대 통합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교육적 가치만 생각하자.”

반상진 교육개발원장은 지난 20일 <에듀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나라가 초등교사와 중등교사를 따로 양성하냐”며 “교육적 가치만 놓고 볼 때 교·사대 통합은 필요하다”고 강조해 주목된다. 

현행 교원 양성 시스템은 교육대학 10곳에서 초등교사를, 4년제 종합대학 사범대에서 중등교사를, 제주대·한국교원대·이화여대에서는 초중등 교사를 양성한다.

교·사대 통폐합 이슈는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풀기 어려운 난제로 꼽힌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 등 사회적 변화로 인한 초등교원 임용 적체 현상과 함께 교대가 신입생 수를 줄이면서 대학의 ‘규모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학생 수 급감 지역에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폐합하는 통합학교가 운영되는 실정이라 교원 양성 체제 역시 유연성을 더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 70여년을 이어온 6-3-3-4 학제가 현 아이들의 성장발달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학제 개편 논의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상진 원장은 “최근 교사대 통폐합 이야기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며 “밥그릇 싸움으로 가면 안 된다. 이해관계로 방어만 하지 말고 교육적 가치만 생각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반 원장은 “몇몇 교대에 사범대와 프로그램만이라도 교환하며 협업하자고 제안해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통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높고 험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원 양성 파트는 교육계가 풀어야할 숙제이자 솔직히 인정해야 할 아픈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04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원양성체제개편 종합방안’ 시안을 발표하면서 교대·사대를 통합해 종합교원대학을 만드는 방안들 내놨으나 교육계 반대에 부딪혀 좌초된 바 있다.

이후 2009년에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대를 거점 국립대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 제주대와 제주교대가 통합됐으나 껍데기만 통합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또 지난 2011년 서울사대와 경인교대의 통폐합이 추진됐으나 끝내 무산됐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도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초·중·고 통·폐합 학교도 나오고 있지만 교육과정은 통합되지 않아 온전한 통합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발달단계를 놓고 봐도 교사에게 초·중등 급을 넘는 이해가 필요해 유연함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성과 폐쇄성은 다르다. 초등 교원의 전문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구조적으로 통할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며 “초등과 중등 교사 자격은 일정 수준 아래에서는 둘 다 취득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교원대의 초·중등 복수과정 운영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