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코로나19 사태로 계속해서 미뤄지던 개학이 지난 5월 20일 고3부터 시작된 지 어느덧 7주차에 들어섰다. 개학 이후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등교 중지를 한 학교도 생겼지만 우리학교는 아직까지 큰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학교생활의 풍경은 코로나19 확산 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코로나 시대의 학교생활을 살펴보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학교에서는 하루에 약 두 세번의 체온 측정을 한다. 학교 등교 시 교실로 가기 전 열화상카메라로 체온 측정을 하고 자가진단을 마친다. 아침 청소시간이 끝나면 손을 씻고, 교실로 돌아오면 한 번 더 체온 측정을 한다. 

급식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시끄럽고 활기찬 곳이 아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4교시를 담당하셨던 선생님께서 위생장갑을 착용하시고 모든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한다. 체온이 37.5도 이상인 학생들은 급식실로 이동하지 못하고 일시적 관찰실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는다.

급식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시끄럽고 활기찬 곳이 아니다. 모든 학생들은 줄을 설 때 바닥에 있는 1m 간격 스티커에 맞춰서야 하며 급식실 식탁에는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밥을 먹고 나면 준비해온 위생티슈로 자신이 먹은 자리를 깨끗하게 닦아야 한다. 

간식을 먹는 방법도 바뀌었다. 매점에서 산 음식은 실내로 가지고 올 수 없으며 아래 사진처럼 다 같이 간식을 먹을 때는 모두 앞을 보고 일자로 서서 먹는 특이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다 같이 간식을 먹을 때는 모두 앞을 보고 일자로 서서 먹는 특이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사진제공=서예지 학생)

교실 내에는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위생용품이 상비되어 있다. 비상사태를 대비해 여분의 마스크는 물론 손소독제, 마이크 커버, 체온계, 비닐장갑, 비닐봉지 등이 준비되어 있다.

마이크 커버는 문 손잡이를 덮는데 사용되며 매일 교체된다. 비닐봉지는 위생봉투라고 불리며 개인에게서 나오는 쓰레기를 직접 모았다가 직접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마이크 커버는 문 손잡이를 덮는데 사용되며 매일 교체된다.(왼쪽) 비닐봉지는 위생봉투라고 불리며 개인에게서 나오는 쓰레기를 직접 모았다가 직접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오른쪽)
마이크 커버는 문 손잡이를 덮는데 사용되며 매일 교체된다.(왼쪽) 비닐봉지는 위생봉투라고 불리며 개인에게서 나오는 쓰레기를 직접 모았다가 직접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오른쪽)

이러한 방역 장치들을 보면 학교가 등교개학을 위해 정말 많이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해도 허점은 존재한다. 

각 반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타반 출입을 자제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고 선생님들이 복도에 모이지 말 것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쉬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모여 대화를 하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내리는 학생도 존재한다. 

바뀐 학교생활의 문제점은 방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학교는 격주 등교를 택했다. 등교개학을 시작하고 6주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고2 학생들이 실제로 학교에 간 날은 중간고사를 본 날을 제외하고 겨우 2주다. 

학생들은 1주일의 등교수업이 끝나면 다음 1주일의 온라인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금요일마다 모든 교과서를 챙겨가야 한다. 그리고 다시 등교개학의 차례가 오면 그 교과서를 모두 들고 등교를 한다.

또 오랫동안 밀린 개학 때문에 학사 일정이 빠듯해졌다. 개학한지 2주일 만에 중간고사를 보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사이의 기간은 겨우 한 달이다. 그 사이에 수업도 해야 하고 수행평가도 모두 평소처럼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을 수밖에 없다. 

없는 시간을 쪼개 수행평가를 진행하다 보니 학생과 선생님들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수행평가의 질이 떨어진다. 아이들에게 부담을 덜어줄 목적으로 최대한 간단하고 쉬운 수행평가를 선택하다 보니 변별력 없는 형식적인 수행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 학생들은 막막하기 만하다.

서예지 서울 대원외고 2학년/에듀인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