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무기계약 교육공무직’ “호봉 제한은 차별 아니다”
대법, ‘무기계약 교육공무직’ “호봉 제한은 차별 아니다”
  • 황윤서
  • 승인 2021.04.19 1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일한 업무하고도 호봉 승급 제한됐다” 주장
경기도 중고교 교직원이 낸 소송 원고 패소 확정
대법, “호봉제는 금액 기준일 뿐 정기승급 포함 안 해”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에듀인 뉴스 = 황윤서 기자]

공립 중·고등학교를 설립·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정부의 정규직 전환시책에 따라 2007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교육공무직원들의 호봉승급 제한이 차별 대우가 아니라는 대법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경기도에 위치한 공립 중·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일부 교육공무직원들이 관할 지자체인 경기도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앞서 2004년 이전부터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각급 기관에서 교육행정 또는 교육활동 지원업무 등의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아닌 ‘교육공무직원(구 육성회직원)’으로서 각 학교에 근무해 왔다.

허나 이들은 “공립 중·고등학교에서 호봉 승급 제한이 없는 일부 교육공무직원들과 동일·유사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 등을 통해 호봉 승급을 제한받고 있다”며 경기도를 상대로 호봉 승급을 했을 경우 받을 임금과 실제 월급의 차액의 손해금을 청구했다. 한 학교에서 같은 근무를 하는데도 다른 교육공무원에 비해 자신들은 호봉승급이 제한된 임금체계를 적용받아 학교 측이 단체협약 및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허나 1심 재판부는 “2007년 이전에 지방공무원 보수 규정 등에 따라 계약을 체결한 기간제 교육공무직원은 정기 승급을 전제로 한 호봉제 적용 대상이 아니었고 이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라며 “2007년도 각 취업규칙 등에 따르면 보수 결정 방법을 ‘호봉제’로 명시하기는 하나 이는 10급의 보수 금액을 결정하는 기준일 뿐 정기승급을 포함한 공무원 보수 규정 전체를 적용한 것은 아니라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역시, “원고들에 대한 임금체계가 호봉제에 해당하지 않고, 호봉 승급의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이 차별적 대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대법원도 원심판단을 유지하고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례적 ‘신분 전환’에 처우 달라졌음에도 “끝없는 요구...”라는 비판도


 

“이들은 인국공(인천국제공항의 무원칙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사태의 신호탄이었다”

 

별다른 시험 없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이들을 두고 일각에선 ‘인국공 사태의 신호탄’이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이슈였던 “인국공 사태” 역시 채용 절차에서의 불공정성이 논란이 됐듯 이와 동일한 맥락이라는 뜻이다.

비정규직 공무직의 무기계약직 및 정규화 사태는 이미 숱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앞서 지방의 한 교육청의 경우, 작년 8월에 자원봉사자로 채용돼 단 3개월의 일천한 경력으로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된 사례도 있었다.

사태가 이쯤 되자 당시 한 교육공무직 취업 준비생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00 교육청 형평성 고려 채용 요청’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공개 채용이라는 제도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편법적인 행정행위를 통해 무기계약 채용을 추진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행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입장에서 경력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타당하고 공정한 절차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식으로 누군가에게 특혜를 주는 것은 반대한다”고 했다. 또 “공채제도는 왜 만들어서 많은 사람에게 희망 고문만 하는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교육공무직 시험을 오랜 기간 준비하다 포기했다는 A 씨는 “교육공무직이 정년퇴직 등 결원 위주로 채용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다”며 “작년만해도 242명 채용에 214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8.9대1이었다. 가장 높은 직종은 93대1(창원·학부모 지원전문가)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방과 후 코디를 겸하며 현재 교육공무직 시험 준비생인 B 씨는 “공채가 있으니 기존 방과 후 코디들에게 경력 가산점을 주고 공채를 거치도록 하면 되는데 왜 저렇게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지금 코로나 때문에 방과 후 수업도 운영 안 하는데 운 좋게 무기계약 및 정규직 전환까지 된 그들이 아예 정규직과 맞먹는 호봉제까지 요구한다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성토했다.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전교조 측은 앞서 기간제교사 등의 일괄적·즉각적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며,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공무직 무기계약직 전환 사태 역시 공개 채용을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취업 준비생에게 좌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준 무분별한 신분 전환 시스템으로 지금이라도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한국교총) 관계자 역시 “과정의 공정이 처절히 무너진 대한민국 사회에서 기회의 사다리를 잘 이용한 그들이 현행 공무직 임용 체제를 뿌리째 흔든 것도 모라자 이같은 호봉승급까지 요구한 것은, 현직 정규직 공무원 및 예비 교육공무직을 준비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허탈감과 박탈감을 거듭 안겼을 것”이라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교육공무직원들의 이같은 호봉승급 제한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윤서  tgreenkk@naver.com

<저작권자 © 에듀인뉴스(Eduin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