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협회, WTO 발표에 적극 대응 나서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6일 소시지·햄·핫도그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로 높아진다고 발표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국민 암 예방수칙’에 햄·소시지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의 섭취 제한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 측은 27일 “내년에 가공육과 붉은 고기의 암 유발 가능성을 검토하고 한국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 암 예방수칙 최신판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암 예방수칙은 정부가 암 예방을 위해 공식적으로 권고하는 10가지 생활수칙이다. 현재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등 술·담배에 관한 지침은 있지만 가공육과 붉은 고기에 관한 언급은 없다.

우리 정부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표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자 육가공협회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육가공협회는 27일 한국인의 연간 육가공품 소비량은 4.4kg 수준에 불과하다며, 매일 50g 섭취시 연간 총량인 18.3kg에 비해 훨씬 적다고 해명했다.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도 연간 30.7kg를 섭취하는 독일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며, 이웃나라 일본의 연간 6.1kg보다도 낮다고 설명했다. 

또한 염도의 수치도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햄·소시지의 염도는 식약처의 권고에 따라 1.3∼1.4% 수준이라며 미국의 66%, 유럽연합(EU)의 77.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육가공협회는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5대 필수 영양소의 한가지인 단백질의 보고"라며 “단백질의 순기능을 무시하고 석면이나 비소와 같은 등급으로 위험을 거론한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비교"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표 이후 어린이들과 청소년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식품 중 하나가 소시지·햄 등 육가공 식품이라는 점에서 학교급식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습은 물론 먹거리에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에 학교급식에 이런 종류의 식자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