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빨리빨리 이루려는 욕심,
그것이, 배우려는 사람들의 공통된 병이다.”
好高欲速(호고욕속), 學者之通患(학자지통환). -- 朱子.

“군자는 입이 앞서고, 소인은 손이 앞선다.”
君子動口 (군자동구), 小人動手 (소인동수) - 중국 속담

한자와 명언

高 見 (고견) /  犯 則 (범칙)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高 見 (고견)

*높을 고(高-10획, 6급)

*볼 견(見-7획, 5급)

공부를 하고 기술을 익히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그 일 또한 상당한 시간을 필요조건으로 한다. 따라서 지나치게 급히 이루려는 것은 금물이다. 오늘은 이에 관한 명언을 알아본다. 먼저 ‘高見’이란 한자어를 속속들이 풀이해본 다음에.....

高자는 ‘높다’(tall)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우뚝하게 높이 세운 樓臺(누대)의 모습을 본뜬 것임을 지금의 글자에서도 어렴풋이 짐작은 할 수 있다. 두 개의 口는 창문이나 문과 관련이 있지 ‘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見자는 ‘보다’(see)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람[儿]의 눈[目]만을 크게 강조해서 그려 놓은 모습이었다. 후에 ‘당하다’(encounter) ‘나타나다’(appear) ‘생각’(an opinion)이란 뜻으로 확대 사용됐다. ‘보다’의 올림말인 ‘뵙다’와 ‘나타나다’는 뜻일 경우에는 [현:]으로 읽는다.

高見은 ‘높은[高] 식견(識見)’이 속뜻이기에, ‘남의 의견’을 높여 이르는 말로 애용된다. ‘이번 안건에 대한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란 예문에 쓰인 ‘고견’을 보고 위와 같이 분석할 수 있다면 이해력과 사고력이 참으로 대단한 셈이다.

중국 유학을 집대성한 송나라 때 대학자 주자(朱子, 1130-1200)가 남긴 명언이 무진장 많다. 그 가운데 하나를 아래에 옮겨 본다. 호고(好高)와 욕속(欲速)은 누구나 앓고 있는 병이다. 지나치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빨리빨리 이루려는 욕심,

그것이

배우려는 사람들의 공통된 병이다.”

好高欲速 (호고욕속),

學者之通患 (학자지통환).

- 朱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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犯 則 (범칙)

*어길 범(犬-5획, 4급)

*법 칙(刀-9획, 5급)

갑자기 화가 났을 때 무엇이 앞서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됨됨이가 나타난다. 군자와 소인, 고수와 하수가 각각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犯則’이란 두 한자를 속속들이 알아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犯자는 ‘(함부로) 들어가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는데 ‘개 견’(犬→犭)이 의미요소로 쓰인 것은, 개는 아무 집이나 함부로 들락거리기 때문이었나 보다. 이상하게도 㔾(절)이 발음요소임은 氾(넘칠 범)도 마찬가지다. 후에 ‘저지르다’(commit) ‘어기다’(perpetrat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則자가 원래는 ‘솥 정’(鼎)과 ‘칼 도’(刀→刂)가 조합된 것이었다가 ‘貝+刀’의 구조로 바뀌었다. 쓰기 편리함을 추구한 결과이지 뜻과는 상관이 없다. 솥과 칼을 만듦에 있어서는 일정한 합금 원칙이 있었기에 ‘원칙’(a principle) ‘법칙’(a law) ‘규칙’(a rule) 등을 그렇게 나타냈다.

犯則(범:칙)은 ‘규칙(規則)을 어김[犯]’을 이른다. ‘그는 범칙으로 퇴장 당했다’를 영작하라는 문제를 접하면 ‘범칙’이 위와 같은 뜻임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He was sent off the field for a foul.’이라 영작할 수 있다. 영어 공부에도 한자어 지식이 필수적이다.

중국 속담에 쉽고도 깊은 도리를 담는 것이 있어 아래에 소개해 본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은 이로써 누구나 금방 알 수 있을 듯! 군자는 고수, 소인은 하수로 바꾸어 보면 이해가 더 잘 된다.

“군자는 입이 앞서고,

소인은 손이 앞선다.”

君子動口, 군자동구

小人動手. 소인동수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