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I)에서 ChatGPT에 하나의 질문을 주고 돌아온 대답, 그리고 각국의 학교교육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에 따른 반응을 검토하고, (II)에서 지식교육과 관련하여 학교교육의 미래 향방에 관하여 논의해 보고자 한다.

< 교육칼럼 >

인공지능(AI)과 학교교육의 향방 (I)

이돈희 교수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최근에 개방적 인공지능의 챗보트(chatbot)로서 선풍적인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ChatGPT라는 매체를 교육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를 두고 세계 여러 나라의 교육계에서 갑론을박(甲論乙駁)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도 인공지능의 도구를 특히 지식의 학습을 주된 기능으로 하는 학교교육에서 인공지능의 도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두고 관심이 고조된 상태에 있다. 

우선 나는 ChatGPT가 어느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직접 알아보기 위하여 하나의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리고 세계의 여러 다른 국가의 교육계에서 어떤 반응을 하고 있으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떤 조처를 취하는가에 대한 정보를 모아 보았다. 이 글은 (I)에서 ChatGPT에 하나의 질문을 주고 돌아온 대답, 그리고 각국의 학교교육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에 따른 반응을 검토하고, (II)에서 지식교육과 관련하여 학교교육의 미래 향방에 관하여 논의해 보고자 한다

대답의 적합성과 신속성

나는 먼저 ChatGPT에 이런 질문을 던져 보았다. 즉,

한 국가의 민주주의를 발전케 하려면, 경제와 교육의 어느 편이 더욱 긴요한가?”

-- For developing a democratic state, which one is more urgent, economy and education? --

이 질문에 대하여 세 가지의 답안을 받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대답이 어느 것이냐를 되뭇는 반응이기도 하였다. 질문에 대한 반응 속도도 마치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답을 타자한 즉시에 줄줄이 올려 놓았다. 그리고 답안을 살펴보아도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있을 수 있다는 듯이 약간의 관점을 달리하여 대답하기도 하였다. 놀랍게도 문장의 구성과 논리도 정연하였고, 교육평가에서 적용하는 타당도, 즉 질문에 대한 대답의 적합성도 그만하면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되었다.

< 첫째 답안 >

Both economy and education are essential components for the development of a democratic state, and it is difficult to prioritize one over the other. A strong economy is necessary to provide the necessary resources for the government to function and for citizens to thrive, while education is crucial for developing an informed and engaged citizenry that can participate in the democratic process effectively.

Without a sound economy, it may be challenging for a government to provide essential public services and ensure that the needs of the citizens are met. On the other hand, without education, citizens may not have the necessary skills and knowledge to engage in the democratic process, make informed decisions, and hold their elected officials accountable.

Therefore, a balanced approach is necessary, where the government invests in both the economy and education simultaneously. It is also important to ensure that the benefits of economic growth are distributed equitably and that education is accessible to all citizens, regardless of their socioeconomic status. This will lead to a more stable and prosperous democratic state.

< 둘째 답안 >

Both the economy and education are essential components for the development of a democratic state. However, it is difficult to prioritize one over the other, as they are interdependent and mutually reinforcing.

Economic growth is necessary to create jobs, raise standards of living, and provide the resources needed to fund public services such as healthcare, infrastructure, and education. A strong economy also promotes social stability, reduces inequality, and helps to build a vibrant civil society. A well-functioning economy is also necessary to attract investment and create opportunities for people to improve their lives.

On the other hand, education is the foundation of democracy. It empowers citizens with the knowledge and skills needed to engage in civic life, hold government accountable, and participate fully in the democratic process. Education also plays a crucial role in promoting social mobility and reducing inequality, which are essential for a thriving democracy. A well-educated population is better equipped to understand complex issues, make informed decisions, and participate in the political process.

In conclusion, both the economy and education are necessary for the development of a democratic state. While economic growth is important for creating opportunities and funding public services, education is essential for promoting civic engagement, reducing inequality, and building a knowledgeable citizenry. Therefore, it is crucial to prioritize investment in both areas to achieve a prosperous and democratic society.

< 셋째 답안 >

Both economy and education are essential for developing a democratic state, and both are interconnected. However, if I were to choose one as more urgent, I would say education.

Education plays a crucial role in the formation of democratic values and principles, such as civic engagement, respect for human rights, critical thinking, and tolerance. It provides individuals with the knowledge and skills necessary to participate effectively in democratic processes, to hold their leaders accountable, and to make informed decisions.

Furthermore, education also contributes to economic development by fostering innovation, entrepreneurship, and a skilled workforce. A well-educated population is better equipped to adapt to technological change and to compete in a global economy.

On the other hand, a weak economy can undermine the stability of a democratic state and impede progress in education. A stagnant or shrinking economy can result in poverty, inequality, and social unrest, which can undermine the legitimacy of democratic institutions.

In conclusion, both education and the economy are critical for developing a democratic state, but education is more urgent as it lays the foundation for democratic citizenship and provides the skills and knowledge necessary for individuals to participate effectively in the democratic process.

각국 교육계의 대응방향

각국의 교육계에서는 ChatGPT의 기술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에 대해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교육현장에 종사하는 교육자들은 특히 기존의 평가제도와 관련하여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육적 관점에서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긍정적 기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몇가지의 반응을 소개하고 미래의 전망을 논의해 보기로 한다.

미국학교

먼저 미국의 유치원과 12학년까지 걸치는 유초중(K-12)의 각급학교에서 몇 군데 반응이 있다. 시애틀(Seattle)에 위치한 공립학교의 한 대표는 지역 교육청에 속한 모든 학교의 기기에서 ChatGTP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하였다. 부정행위에 사용될 수도 있고 학생들의 독창적인 생각과 활동(작업)을 방해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의 통합교육구(Los Angeles Unified School District)20231212일에 관련 사이트를 아예 차단해 버렸다. 그리고 워싱톤 포스트(WP)의 보도에 의하면, 그것은 학문적 정직성(academic honesty)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GPT가 대학수준의 논문을 작성하고, 컴퓨터 코드를 번역하고, 또한 생성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예를 들어, 한 고등학교(Midwestern High School)의 한 3학년 학생은 컴퓨터 과학 퀴즈와 코딩 과제를 할 때 ChatGPT를 사용했다고 한다. 학교는 자체가 소유한 네트워크와 관련 기기에서 인공지능(AI)의 챗봇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핸드폰과 노트북 뿐만 아니라 교실 밖에서 ChatGPT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프린스턴(Princeton)의 학생에 의해서 GPTZero라는 도구가 개발되기도 하였지만,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글을 아직은 완벽하게 탐지해내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일본학교

또한 일본에서도 인공지능 ChatGPT가 학교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는 기사가 교육신문(2023.02.28.)과 아사히신문(2023.03.08.)에 실린 적이 있다. 기사에서는 먼저 ChatGPT가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계에서도 학생의 ChatGPT 활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기후(岐阜)현 의회에서 학교현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교육위원회의 이토(伊藤) 의원이 다음과 같은 질의를 하였다. , ChatGPT를 사용하면 대학 레포트 수준의 문장도 짧은 시간에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대학이 그것의 사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는 인공지능이 작성한 독서감상문과 포스터 등의 자료를 제시하면서, 이러한 흐름은 막을 수도 없고, 인공지능 사용을 금지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새로운 기술의 진보와 이에 대응하는 정보교육의 향방에 관하여 질의를 하였다. 이에 대해 호리() 기후현 교육감은 정보기술의 진전은 생활을 풍요롭게 하지만 숙제를 인공지능에 맡기는 것에 대한 우려가 지적되고 있다라고 하면서도 새로운 정보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정보활용능력 육성에 기여한다라고 답변하였다.

한편 교사들은 ChatGPT의 유용성을 인정하면서도 학생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도쿄(東京) 도내의 공립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후지이(藤井) 교사는 ChatGPT를 활용하여 학습평가 분석을 하기도 하지만 학생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중적 고려를 하였다. 교사의 직업관조차 바꾸어 버리는 것이기도 하여, 교사 자신의 사용법에 대해서 확실한 방침을 말하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교사가 필요에 따라서 도구로 사용하는 수준은 괜찮을 수도 있겠으나, 학생에게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은 굉장히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경계하였다.

도쿄도 내의 공립 중학교에서 근무 중인 이와이(岩井) 교사도 이것을 바로 수업에서 중학생이 사용하도록 해 보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는 사용법을 분별하고 바른 정보에 대한 판단력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평균적인 답변이나 틀린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도 많고 사용자 측의 이해수준이 충분하지 않으면 돌아오는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일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반면 요시다(吉田) 도쿄대학대학원(東京大学大学院) 부교수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미 학습자는 시험이나 레포트 작성에, 교사는 과제 작성이나 수업설계에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상상하기 쉽다. 어떻게 배울지 무엇을 배울지 교육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자와 교사 모두 인공지능의 능력과 성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라고 지적하였다.

호주학교

남호주의 공립학교에서는 스마트폰의 사용은 금지하지만 ChatGPT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의 기술은 허용한다고 한다. 남호주의 교육부는 2023년부터 공립학교 학생들이 일과 중 스마트폰 사용은 금지되지만, 공립학교 학생들은 성적과 관계없는 학습과제를 위해 ChatGPT와 같은 인공 지능(AI)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남호주를 제외한 다른 주요 주 정부 교육부는 공립학교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빅토리아주는 금지할 것을 검토하는 중이다. 하지만 블레어 보이어(Blair Boyer) 남호주 교육부 장관은 포괄적인 인공지능 사용금지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말하고, "아이들에게 인공지능의 장점, 함정, 그것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치고, 인공지능은 할 수 없지만,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정도까지 그것을 포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호주 교육부 마틴 웨스트웰(Martin Westwell) 최고경영자 역시 AI"우리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남호주의 젊은이들이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학습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대부분의 공립학교가 인공지능 사용을 금지하는 가운데 사립학교들은 인공지능 사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122일 보도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주 사립학교 교장들은 학교가 미래를 위해 학생들을 준비시킬 의무가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인공지능을 통해 표절한 내용은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새로운 기술이 교사의 업무량을 줄이는 장점도 있다면서, 인공지능 사용의 포괄적 금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212월에 발표된 시드니 공과대학(UTS)과 폴 램지 재단(Paul Ramsay Foundation)의 보고서에서는 인공지능과 같은 교육 정보 기술은 특히 불우한 학생들의 학습 결과를 개선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진들은 영국, 미국 그리고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들은 특별한 필요에 초점을 맞춘 교육도구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가 있는 웹 사이트, 그리고 학습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호주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영국학교

ChatGPT의 사용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감지되고 있으나, 이러한 부정적 평가와는 대조적으로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사례도 있다. 주로 영국을 중심으로 많이 실시되고 있는 국제 바칼로레아 (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에서는, 학생들이 논문식 답안을 작성할 때 ChatGPT를 사용하여 만든 내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바가 있다. IB는 영국의 대학입시에서 요구되는 A-level Test를 대신할 수 있는 일종의 학력인증 대안으로서 현재 영국에서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곳에서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진학준비 프로그램이다.

IB의 평가부서 대표인 글랜빌(Matt Glanville)chatbot을 아주 좋은 기회로서 받아드려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다만, 그는 ChatGPT 또한 다른 자료들과 같이 제대로 인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본인이 쓴 문장과 챗봇을 활용한 문장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정확하게 인용하여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챗봇 기술이 더욱 더 발전하면 교육과정 이수에서 논술 쓰기의 중요성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논술 자체를 쓰는 기술보다는 좋은 논술인지 아닌지, 중요한 내용을 빠드리지는 않았는지, 편향된 자료를 사용한 것은 아닌지, 창의성이 부족한지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또한 이런 변화를 반영해서 IBD의 평가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하였다.

영국학교에서는 특히 우려하는 표절 등, 학습상의 지적 정식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여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데 주저하는 분위기가 있기는 하지만, ChatGPT를 활용한 부정행위의 포착이 가능한 표절 탐지기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사용하는 표절 탐지 프로그램인 Turnitin은 학생들이 에세이나 과제를 작성할 때 ChatGPT를 활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해당 프로그램을 개발한 회사는 앞으로 Turnitin98%의 신뢰도로 AI 도구 사용을 식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작성한 에세이에 AI가 작성한 문장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탐지할 수 있다고 하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교육기관에게 달려 있다고 언급하였다.

한편, 어떤 학자들은 ChatGPT와 같은 AI 도구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개방대학(Open University, 우리나라의 한국방송통신대학과 비슷한 대학)의 교육공학 명예박사인 마이크 샤플스(Mike Sharples)는 현재 AI 탐지기에 대한 모든 논의들은 AI 도구를 창의적 활동을 위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는 AI 도구를 금지하는 것보다는 교육자들과 기관들이 적절한 AI 도구 사용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또한, AI 도구가 얼마나 학생과 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AI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앞으로 굉장히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학자들도 있다. 제리 데이비스(Jerry Davis), 미시간 대학(University of Michigan) 경영학과 교수는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AI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은 없을 것이며, 결국 학교는 어떻게 이 기술을 받아드려야 할지, 교수법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