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7개 국가가 한꺼번에 지구 밖으로 사라진다고 해도 영어의 국제적 위상(位相)에는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영어는 다른 주요 국제어에 비해 쉽고 현대화(現代化)되어 있기 때문이다.”

 

박병태 교수 (엘에스에듀하스피틀 외국어감각개발연구원장)

박병태 교수는 자기주도(自己主導) 학습으로 중졸고졸대졸 검정고시를 거쳤고, 대학원 과정만 미국에서 정규학교를 다녔습니다. 법학과 행정학을 전공하였지만, 교육부에서 국가 영어교육정책을 총괄하고, 대학에서 영어를 지도할 수 있었던 것은, 영어 등 9개 외국어에 대한 비교언어학(比較言語學) 위주의 자기주도 학습과 연구 결과 덕분입니다. 나아가 15년 이상 언어의 습득과 사용을 주제로 뇌() 연구를 하여 다양한 영어학습과 영어교육 이론들을 개발하였습니다. 이곳에 연재되는 이론을 통해 영어 등 외국어를 학습하거나 교육하는 우리 국민들이 자신의 외국어 학습법이나 교육방식과 박병태 교수의 이론을 흥미롭게 비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03. 지구촌이 하나의 국가가 되어도 영어가 국어(國語)가 될 것이다.

 

영어가 누리는 세계적인 위상은 영어가 주요 국제어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장 쉬운 언어라는 강점에서 비롯된다.

지금 지구촌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202212월말 세계 인구는 이미 75억 명을 넘었다는 주장이 가장 믿을 수 있는 통계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 영어를 모국어(母國語)로 하는 인구는 불과 6억 명 정도이다. 세계 인구의 약 8퍼센트만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의 수()는 전 세계 250여개 국가 가운데 7개 국가에 불과하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바로 그 나라들이다.

 

세계인들이 국제적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영어가 가장 쉽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등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의 국력이나 세계무대에서의 영향력 때문만은 아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7개 국가가 한꺼번에 지구 밖으로 사라진다고 해도 영어의 국제적 위상(位相)에는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영어는 다른 주요 국제어에 비해 쉽고 현대화(現代化)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국어보다 쉬운 영어를 사용하려는 국민이 늘어나자 프랑스 정부는 법을 만들어 처벌하기도 했다.

한 때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 영어에 대한 국민적 사용 욕구가 크게 분출된 적이 있었다. 식민지 언어 사용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던 프랑스 정부에서는 당연히 이러한 현상에 반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급기야 1975년에는 외국어 사용자 처벌법을 제정하여 영어를 사용하는 프랑스인들을 처벌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세계 어느 국가에서나 비슷한 발음으로 사용되는 컴퓨터(computer)”라는 단어조차도 독특한 프랑스어(ordinateur)로 바꾸었다.

 

물론 다수의 프랑스 국민들은 식민지 언어라는 이유로 영어 사용을 꺼리는 편이였다.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자신들이 유럽에서 가장 영어를 못한다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고, 그러한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했다. 특히 프랑스의 시라크(Jacques Chirac) 대통령은 영어 사용을 극도로 싫어하였던 인물로 유명하다.

 

그 후 영어에 대한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스 국민의 인식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라크 대통령 후임인 사르코지(Nicolas Sarkozy) 대통령은 국제회의에서의 영어 사용에 관대한 편이었고, 프랑스 국민 다수도 국제화에 뒤지지 않기 위해 영어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독일어가 아닌 러시아어와 비교하여도 영어 문법의 간결함과 세련됨을 쉽게 알 수 있다.

지금도 유럽인들 중에는 영어 문법(文法)의 간결함과 세련됨에 매료되어 영어를 익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문법이 복잡한 독일어와 비교하지 않고 다른 유사 유럽 언어인 러시아어와 비교하더라도 영어 문법이 상대적으로 단순함을 실감할 수 있다. 러시아어의 동사(動詞) 변화는 영어보다 훨씬 복잡하다. 영어의 경우 주격(主格)의 변화에 따른 동사의 변화는 거의 없는 편인데, 러시아의 경우 아래와 같이 주어(主語)가 바뀌면 동사의 모습은 반드시 바뀌게 된다.

 

2개의 언어를 비교하면서 주어(主語)와 동사(動詞)의 변화를 동시에 살펴보면, 영어의 동사 변화가 얼마나 간결한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영어 동사의 경우 아래와 같이 그는또는 그녀는의 경우에만 “s”를 붙일 뿐인데, 러시아어 동사의 경우에는 나는에서 그들은에 이르기까지 모두 주어의 변화에 따라 동사의 모습이 바뀌게 된다.

 

러시아어 동사(動詞)의 경우 주어의 성()과 수()에 따라 과거(過去)를 나타내는 동사의 모습도 달라진다. 아래와 같이 남성(男性)이 갔다.”라고 하면 예할(ехал)”이 되지만, 여성(女性)이 갔다면 예할라(ехала), 중성(中性)인 사물이 갔다면 예할라(ехало), 둘 이상의 사람이나 사물이 갔다면 예할리(ехали)”가 된다. 하지만 영어의 경우에는 성()과 수()에 따라 동사의 과거형이 변화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 남성이 갔든, 여성이 갔든, 중성이 갔든, 둘 이상이 갔든 상관없이 갔다라는 뜻의 went의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수많은 국제어 가운데 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느냐는 푸념보다는 영어를 효과적으로 정복하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처럼 영어는 세계 주요 국제어 가운데 가장 간결하고 세련된 문법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고, 이러한 영어 문법의 간결함과 세련됨이 언어에서의 천하통일을 이루어가고 있다고 하여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아시아, 아프리카 또는 남아메리카의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어느 한 나라가 자신의 나라 이름으로 지구촌 전체를 통일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국어(國語)는 영어가 될 것입니다. 알파벳(alphabet)을 사용하는 언어권 국가의 사람들이 중국어나 일본어를 정복하는데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이면 영어와 같은 언어는 2개 이상 정복할 수도 있다. 지금 중국에는 모국어인 중국어보다는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의 수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지구촌에는 수많은 국제어가 있는데, 왜 하필이면 영어냐고 하는 푸념이나 비판은 이제부터라도 확실히 떨쳐버려야 한다. 나아가 국제적 의사소통을 위해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언어가 가장 쉬운 언어라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어떤 외국어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영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정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이다.

 

이 글은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