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는 단지 떠벌리는 데서 생기고, 번뇌는 모두 우쭐대는 데서 생긴다.”
是非只爲多開口 (시비지위다구개, 煩惱皆因强出頭 (번뇌개인강출두)
- 明․馮夢龍.

“많은 사람이 도와주면 약소해도 반드시 강해지고, 많은 사람이 떠나가면
강대해도 망하기 마련이다.”
衆之所助, 雖弱必强 (중지소조, 수약필강), 衆之所去, 雖大必亡 (중지소거, 수대필망)
- ‘회남자’(淮南子)란 책의 병략훈(兵略訓)

< 한자와 명언 >

開 閉 (개폐) / 去 來 (거래)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開 閉 (개폐)

*열 개(門-12, 6급)

*닫을 폐(門-11, 4급)

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구설수를 당할 수 있다. 그런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참고가 될만한 명언이 없을까? 먼저 ‘開閉’란 한자어의 속뜻을 낱낱이 뜯어본 다음에!

開자는 대문(門)에 걸려 있는 빗장[一]을 두 손으로[廾․받들 공] 여는 모습이다. 자형이 많이 변화됐어도 그 모양을 어렴풋이 나마 짐작할 수 있겠다. ‘열다’(open)는 본래 의미가 변함 없이 그대로 쓰이고 있다.

閉자는 문을 ‘닫다’(shut)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대문 문’(門)에, 빗장 모양이 잘못 변화된 ‘才’가 합쳐진 것이다. 才(재주 재)자로 오인하면 잘못된 풀이를 하게 된다.

開閉는 ‘열고[開] 닫음[閉]’을 이른다. 영어 ‘This door opens and shuts automatically.’를 우리말로 옮긴 ‘이 문은 자동 개폐 방식이다’가 좋은 예문이다. 참고로, ‘改廢’(개:폐)는 ‘고치거나 없애 버림’을 뜻한다.

구설수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명언을 찾아보았다. 중국 명말청초(明末淸初) 때 희곡작가인 풍몽룡(1574-1646)이 남긴 말이다.

“시비는 단지 떠벌리는 데서 생기고,

번뇌는 모두 우쭐대는 데서 생긴다.”

是非只爲多開口,

시비지위다구개

煩惱皆因强出頭.

번뇌개인강출두

- 明․馮夢龍.

------------------------------------------

去 來 (거래)

*갈 거(厶-5, 5급)

*올 래(人-8, 7급)

강하고 약함이 영원불변하는 것은 아니다. 약한 자가 강해지고, 강한 자가 망하게 되는 변수로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去來’란 한자어를 속 시원히 풀이해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去자의 土는 어른 모습인 ‘큰 대’(大)가 잘못 변한 것이고, 厶는 ‘움집’을 가리키는 凵(감)이 잘못 변화된 것이다. 집을 나서는 어른의 모습을 통하여 ‘떠나다’(leave)는 뜻을 나타냈다. ‘가다’(go) ‘버리다’(abandon)는 뜻으로도 쓰인다.

來자는 보리의 뿌리와 줄기 그리고 이삭을 그린 것으로 ‘보리’(barley)가 본래 의미다. 그런데 이 글자가 ‘오다’(come)는 의미의 낱말과 음이 같아 ‘오다’는 뜻으로 활용되는 예가 잦아지자, 본뜻은 麥(보리 맥)자를 추가로 만들어 나타냈다.

去來는 ‘가고[去] 옴[來]’이 속뜻인데, ‘상품을 팔고 사들이는 일’, ‘영리 목적의 경제 행위’, ‘서로의 이해득실에 관련되는 교섭’ 등을 이른다. ‘그는 그 거래로 한밑천 잡았다.’는 예문을 영어로 옮겨보면 ‘The transaction afforded him a good profit.’이다. 국문을 영문으로 영문을 국문으로 옮기자면 한자어 어휘력이 높아야 한다.

‘회남자’(淮南子)란 책의 병략훈(兵略訓)편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맨 앞에서 말한 문제의 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도와주면 약소해도 반드시 강해지고,

많은 사람이 떠나가면 강대해도 망하기 마련이다.”

衆之所助, 雖弱必强; 중지소조, 수약필강

衆之所去, 雖大必亡. 중지소거, 수대필망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