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대하면 남이라도 가까워지고, 헛말로 대하면 친척이라도 멀어진다.”
與人以實 (여인이실), 雖疏必密 (수소필밀)
與人以虛 (여인이허), 雖戚必疏 (수척필소)
- ‘韓詩外傳’.

“작은 이익에 연연하면, 큰 이익을 놓친다.”
顧小利 (고소이), 則大利之殘也 (측대이지잔야)
- 韓非子(기원전 280-233).

< 한자와 명언 >

 疏 密 (소밀) /  收 支 (수지)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疏 密 (소밀)

*트일 소(疋-11, 3급)

*빽빽할 밀(宀-11, 4급)

남들과 가깝게 지내면 여러모로 좋다. 가까워지는 비결이 뭘까? 먼저 ‘나무를 심을 때는 먼저 소밀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의 ‘소밀’은? ‘疏密’에 대해 알아본 다음에 그와 관련된 명언을 찾아보자.

疏자의 疋(발 소)는 足(발 족)의 변형이고, 그 오른쪽의 것은 거꾸로 된 태아(子)와 양수가 흐르는 모습이 합쳐진 것이다. ‘트이다’(be open)가 본뜻인데, 후에 ‘멀어지다’(become estranged) ‘성기다’(loose)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疎자는 이것의 속자다.

密자는 본래 ‘(집 모양의) 산’(mountain)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뫼 산’(山)이 의미요소이고, 宓(몰래 밀)이 발음요소임은 蜜(꿀 밀)도 마찬가지다. ‘빽빽하다’(dense) ‘꼼꼼하다’(very careful) 등으로도 쓰인다.

疏密(=疎密)은 ‘성김[疏]과 빽빽함[密]’을 이른다. 물리학에서는 ‘매질(媒質)의 진동 방향이 파동의 방향과 일치하는 파동’을 일러 ‘소밀파(疏密波)’라고 한다. 학술 용어로 많이 쓰이는 한자어의 속뜻을 알면 이른바 ‘킬러 문항’에 당하지 않을 수 있다.

남들과 가까워지는 비결은 답이 하나가 아닐 수 있다. ‘한시외전’이란 책에 다음 명언이 있다. 이것도 답이 될 수도 있으니 잘 새겨 두자.

“진실로 대하면 남이라도 가까워지고,

헛말로 대하면 친척이라도 멀어진다.”

與人以實, 雖疏必密; 여인이실, 수소필밀

與人以虛, 雖戚必疏. 여인이허, 수척필소

- ‘韓詩外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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收 支 (수지)

*거둘 수(攴-6, 4급)

*가를 지(支-4, 4급)

큰 이익을 놓치는 일이 주로 어떤 것에서 비롯될까? 먼저 ‘그 일은 수지가 안 맞는다(The work does not pay).의 ‘收支’란 두 글자를 알아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收자는 ‘(때려) 잡다’(arrest)가 본래 의미였으니 ‘칠 복’(攴)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왼편의 것은 발음요소였다고 하는데, 낱글자로 쓰이지 않으니 제구실을 못 하는 셈이다. 후에 ‘거두다’(harvest) ‘받다’(receive)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支자가 ‘十’ + ‘又’의 구조인데, 이 경우의 ‘十’은 ‘10’이 아니라 ‘대나무 가지’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즉, 손[又]에 대나무 가지를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가지’(branch)가 본뜻인데, ‘가르다’(divide) ‘계산하다’(count) 등으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그 본뜻은 枝(가지 지)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收支는 ‘수입(收入)과 지출(支出)’이 속뜻이고, ‘거래 관계에서 얻는 이익’을 이르는 것으로도 쓰인다. ‘수지 결산(決算)’, ‘수지 타산(打算)’ 같이 4 글자 형태로도 많이 쓰인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은 아래 명언에서 찾을 수도 있겠다. 예수보다 280살 더 많은 한비자가 남긴 말을 옮긴 것이다.

“작은 이익에 연연하면,

큰 이익을 놓친다.”

顧小利, 則大利之殘也

- 韓非子(기원전 280-233).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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