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을 낚으려는 자들 속에는 훌륭한 인사가 없다.”
釣名之人 (조명지인), 無賢士焉 (무현사언).
- ‘管子’
“남에게 베푼 사실은 생각을 말고, 남에게 받은 은혜는 잊지를 말라!”
施人愼勿念(시인신물념), 受恩愼勿忘 (수은신물망)
- '崔瑗'

<한자와 명언> 

有 無 (유무) / (恩 怨) 은원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有 無

*있을 유(月-6, 7급)

*없을 무(火-12, 5급)

이름이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름을 내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좀 그렇다. 보기에 따라서는 반감을 살 수도 있다. 오늘은 이에 관한 명언이 있는지 알아본다. 먼저 ‘有無’란 두 글자를 샅샅이 알아본 다음에!

有자는 고기 덩어리(肉→月)를 손(又)으로 잡고 있는 모양을 본뜬 것으로, ‘가지다’(have) ‘있다’(there is)는 의미를 나타낼 때 쓰인다.

無자는 편의상 ‘불 화’(火→灬)가 부수로 지정됐지만 의미요소는 아니다. ‘없다’는 뜻은 모양으로 나타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글자 가운데 [무]라는 발음을 지닌 것을 택하여 빌려쓰기로 하였다(假借․가차). 그래서 간택된 것이 바로 ‘춤출 무’자의 본래 글자였다. ‘춤’(dance)과 ‘없다’(do not exist)가 약 1000년 간 같은 글자로 쓰이다가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舞’와 ‘無’로 각각 달리 나타냈다.

有無(유:무)는 ‘있음[有]과 없음[無]’을 이른다. ‘법정에서는 여러 가지 증거를 토대로 하여 죄의 유무를 가린다’는 예문이 좋다.

포숙아의 친구 관중(管仲, 기원전 723-645)과 그를 따르던 후학들이 엮은 책에 다음 명언과 같은 명언이 있다. 돈으로 명예(名譽)나 명성(名聲) 사는[買] ‘매명’이 좋지 않음을 이로써 잘 알 수 있다.

“명성을 낚으려는 자들 속에는

훌륭한 인사가 없다.”

釣名之人, 조명지인

無賢士焉. 무현사언

- ‘管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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恩 怨

*은혜 은(心-10, 4급)

*원망 원(心-9, 4급)

사노라면 남에게 베풀기도 하고, 또 받을 때도 한다. 그 두 가지를 몽땅 다 꼭꼭 기억해 두어야 할까? 먼저 ‘恩怨’에 대해 샅샅이 살펴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恩자는 ‘(사랑을) 베풀다’(bestow)가 본뜻이다. 사랑을 함에 있어서는 ‘마음’을 빼놓을 수 없으니 ‘마음 심’(心)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因(인할 인)은 발음요소인데 음이 약간 달라졌다. ‘혜택’(benefit) ‘은혜’(favor) 등으로도 쓰인다.

怨자는 마음에 사무치는 ‘원망’(grudge) ‘불평’(complaint) ‘적대감’(hostility) ‘미움’(hatred) 등을 나타내는 것이었으니 ‘마음 심’(心)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夗(누워 뒹굴 원)이 발음요소임은 苑(동산 원)과 鴛(원앙 원)도 마찬가지다.

恩怨은 ‘은혜(恩惠)와 원망(怨望) 또는 원한(怨恨)’을 이른다. ‘나는 당신과 아무런 은원도 없는데 무엇 때문에 이 양반의 편을 들어 당신을 치려고 하겠소!’란 예문의 ‘은원’이 좋은 예다.

동한(東漢)시대 최원(崔瑗)의 ‘좌우명(座右銘)’에 이런 말이 있다. 이를 잘 살펴보면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됨됨이가 결정됨을 알아두자.

“남에게 베푼 사실은 생각을 말고,

남에게 받은 은혜는 잊지를 말라!”

施人愼勿念, 시인신물념

受恩愼勿忘. 수은신물망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