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두뇌를 가졌고, 교육을 가장 많이 받은 한국인들에게 이런 현상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적으로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일이 될 것이다.”

박병태 교수 (엘에스에듀하스피틀 외국어감각개발연구원장)

박병태 교수는 자기주도(自己主導) 학습으로 중졸고졸대졸 검정고시를 거쳤고, 대학원 과정만 미국에서 정규학교를 다녔습니다. 법학과 행정학을 전공하였지만, 교육부에서 국가 영어교육정책을 총괄하고, 대학에서 영어를 지도할 수 있었던 것은, 영어 등 9개 외국어에 대한 비교언어학(比較言語學) 위주의 자기주도 학습과 연구 결과 덕분입니다. 나아가 15년 이상 언어의 습득과 사용을 주제로 뇌() 연구를 하여 다양한 영어학습과 영어교육 이론들을 개발하였습니다. 이곳에 연재되는 이론을 통해 영어 등 외국어를 학습하거나 교육하는 우리 국민들이 자신의 외국어 학습법이나 교육방식과 박병태 교수의 이론을 흥미롭게 비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09. 관심, 열정, 노력 그러나 따라주지 않는 영어능력 향상

 

오늘은 우리나라 국민의 영어에 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노력에 대하여 소개하고, 뜨거운 관심과 헌신적인 노력에 비해 우리 국민의 영어 능력이 기대만큼 향상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하여 상식적인 수준의 대책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로 한다.

 

1) 조선시대 개화기 이후 시작된 영어학교 설립과 백성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과 열정

우리나라 최초의 영어학교는 개방의 물결이 일었던 1883년에 독일인 외교고문 묄렌도르프(Paul Georg von Möllendorff)가 설립한 동문학(同文學)이다. 청나라의 동문관을 참고하여 설립된 동문학에는 당시 미국 유학파였던 한국 주재 중국인 외교관 당샤오이(唐紹儀)와 우중셴(吳仲賢)이 중심이 되어 영국 선원이었던 핼리팩스(T.E. Hallifax)와 함께 조선의 양반 자제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영어학교로는 3개의 외국어 학교가 있는데, 자주독립과 자주근대화 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갑신정변(甲申政變)이 일어났던 1884년에 조선 왕조가 설립한 육영공원(育英公院), 다음해인 1885년에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가 설립한 배재학당(培材學堂) 그리고 같은 해 미국인 선교사 스크렌톤(Mrs. M. F. B. Scranton)이 설립한 이화학당(梨花學堂)이 바로 그 학교들이다. 입학이 비교적 자유로웠던 배재학당이나 이화학당과는 달리 왕립(王立)인 육영공원에는 상류층만 입학이 허락되었다.

 

배재학당(1885) 설립자였던 아펜젤러가 작성한 일기(日記)에는 당시 조선인들의 영어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정 그리고 엄청난 노력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개방화 물결과 함께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인재가 필요한 시기였기에 영어 능력이 높은 지위를 보장하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미 이때부터 출세(出世)하기 위해 또는 벼슬을 얻기 위해 영어를 공부한다는 학습 동기가 조선인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미국인 조선 사학자 클라크는 배재학당 설립 당시인 1885년 전후 조선의 영어교육 상황을 실감나게 전해주고 있다. 사립(私立)이라고 할 수 있는 배재학당도 영어교육 덕분에 정부의 간접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과 영어교육을 받기 위해 경향(京鄕) 각지에서 배재학당으로 모여들었다는 내용은 정말 놀라우면서도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나아가 한문과(漢文科)에 비해 영어과(英語科)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는 사실과 영어 습득이 조선의 관리가 되기 위한 실질적인 등용문(登龍門)이 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1900년 이후 우리나라의 근대식 영어학교로는 을사조약(乙巳條約)이 체결되던 해인 1905년에 언더우드(Underwood)가 설립한 경신학교(儆新學校)1924년 일본 정부가 설립한 경성제국대학(영문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2개 영어학교의 경우 입학이 비교적 자유로웠던 것이 특징이다.

 

2) 최근까지도 이어지는 우리 국민의 영어 정복에 대한 염원을 짐작하게 하는 어느 90대 지식인의 영어 회화 정복 노력

19세기 후반인 조선시대의 개화기(開化期) 무렵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영어에 대한 열기는 21세기로 접어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고령의 나이가 되었지만 영어 회화 정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수많은 지식인들 중에 아직도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분이 있다.

 

 

90대에 영어회화를 시작하여 더욱 유명해진 고() 강석규 박사는 한일 합방 후인 1913년에 출생하였다. 서울대를 졸업한 후 대학의 교수로서 평생 강의와 연구 활동을 하다가 65세 때 은퇴하였다. 은퇴 후에는 대학을 설립하여 학장과 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남은 세월이 아까워서 95세 때 영어회화 공부를 시작하였고, 공부를 계속하던 중에 101세 때 세상을 떠났다. 201896세의 나이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던 미국의 아서 애슈킨(Arthur Ashkin)이나 2019년에 97세의 나이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독일 출생 미국 국적의 존 배니스터 구디너프(John Bannister Goodenough)를 생각한다면 95세에 영어회화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인간의 삶은 자신의 인생관, 가치관, 종교관에 세계관 등이 더해져서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평생을 학습활동에 전념했던 사람도 적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세 사람은 자신의 삶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학습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3) 영어에 대한 필요성을 몸소 체험한 후 실질적인 영어 정복을 위해 수감 중에도 영어 공부에 열중했던 사람들

영어에 대한 막연한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어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후에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도 많다. 아마도 수감(收監) 중에 영어 공부에 매진했던 예술인 차은택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자에 해당되는 인물일 것이다. 예술인 차은택은 구치소(拘置所) 생활을 시작할 때 영어 능력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서적을 여러 권 구입하여 구치소로 반입하였고, 힘든 수감생활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영어 능력을 향상하겠다는 일념(一念)으로 최선을 다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미국과 중국 등 외국에서 상품 홍보 영상과 국제적인 드라마 등을 제작하면서 영어로의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필요성을 통감했던 그는 구치소 생활의 어려움도 잊은 채 영어 공부에 열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 등 여러 개의 외국에 비교적 능통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고, 교도소에서의 고통스러운 시간들도 자신의 영어 능력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는데 활용하였다고 한다.

 

4) 세계 최고의 교육 수준과 지능지수를 자랑하는 한국인들이 영어를 제대로 정복하지 못하는 현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 중에는 영어회화를 정복하지 못한 아쉬움을 평생의 한()처럼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다는 현실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아래의 표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두뇌를 가졌고, 교육을 가장 많이 받은 한국인들에게 이러한 현상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적으로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일이 될 것이다.

참고로 2004년에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토마스 폴켄 교수가 185개 국가의 평균 지능지수(IQ)를 분석하여 발표할 때 홍콩을 하나의 국가로 분류하였다. 홍콩은 아편전쟁(阿片戰爭) 결과 체결된 난징조약으로 영국령(British Hong Kong)이었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후 중국의 특별행정구(Hong Kong China)가 되었다.

 

5)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고도화된 과학기술적 기반에 걸맞게 영어 교육과 학습 문제도 보다 과학적으로 해결해야

140년 전 개화기 조선인들의 영어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헌신적인 노력은 21세기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지만, 영어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주는 대안(代案)은 아직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어쩌면 효과적인 대안들은 제시되었지만, 우리 국민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채,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영어를 교육하거나 학습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상황이 되었던 지금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 우리의 일상에 대하여 그 지배 범위를 급속하게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세계는 이미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깊숙이 진입한 상태이고, 우리나라는 정보기술사회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국가가 되었다. 따라서 영어 능력 향상 또는 영어 습득이라는 화두(話頭) 또한 언어의 뇌()를 전제로 철저히 과학적으로 풀어가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