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표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듣기를 할 때에는 말하기에 필요한 영역들이 거의 작동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듣기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말하기를 잘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듣기와 말하기는 작동영역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박병태 교수 (엘에스에듀하스피틀 외국어감각개발연구원장)
박병태 교수는 자기주도(自己主導) 학습으로 중졸․고졸․대졸 검정고시를 거쳤고, 대학원 과정만 미국에서 정규학교를 다녔습니다. 법학과 행정학을 전공하였지만, 교육부에서 국가 영어교육정책을 총괄하고, 대학에서 영어를 지도할 수 있었던 것은, 영어 등 9개 외국어에 대한 비교언어학(比較言語學) 위주의 자기주도 학습과 연구 결과 덕분입니다. 나아가 15년 이상 언어의 습득과 사용을 주제로 뇌(腦) 연구를 하여 다양한 영어학습과 영어교육 이론들을 개발하였습니다. 이곳에 연재되는 이론을 통해 영어 등 외국어를 학습하거나 교육하는 우리 국민들이 자신의 외국어 학습법이나 교육방식과 박병태 교수의 이론을 흥미롭게 비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12. 영어로 듣고 이해를 잘하기만 해서는 영어로 말을 할 수 없다. (2)
지난번에 소개하였던 신문 기사에 의하면 미국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한국 유학생들은 영어 듣기가 거의 완벽하지만 영어로 말을 할 수 없었고, 미국 현지에서의 박사학위 과정을 통해 장기간 매우 강도 높은 영어 사용 환경에 집중적으로 노출되었지만 영어 말하기 능력이 거의 향상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원인을 보다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듣거나 말을 할 때 관련되는 영역들을 자세하게 살펴보아야만 한다. 듣고 이해할 때와 말을 할 때 우리의 뇌(腦) 속과 뇌 밖의 언어정보 이동경로를 비교함으로써, 듣기를 할 때에도 말하기에 필요한 영역들이 충분히 활성화(活性化)되는지 여부를 우선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 만약 듣기를 할 때에는 말하기에 필요한 영역들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듣기를 잘하더라도 기대만큼 말을 잘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1) 첫째, '영어로 듣고 우리말로 이해할 때' 뇌(腦) 속과 뇌 밖에 어떤 영역(領域)들이 작동하는지를 언어의 뇌 그림과 언어정보 흐름도(flow chart)를 보면서 확인하기로 한다.
아래와 같이 우리가 영어문장을 소리로서 들을 때 소리정보는 귀를 통해 듣기중추(聽覺中樞)로 옮겨진다(①). 듣기중추에서는 문장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 문장에 대한 소리정보를 이해중추(理解中樞)로 보낸다(②). 이해중추가 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기능을 완수하게 되면 언어의 뇌는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
다음은 영어 문장을 소리로서 듣고 우리말로 이해할 때 뇌 속과 뇌 밖에서 이동하는 언어정보의 흐름을 보여주는 언어정보 흐름도이다.
우리가 “I want / to listen / in English.”(나는 원한다 / 듣기를 / 영어로)라는 영어문장을 소리로서 들을 때 그 소리 정보는 귀를 통해 듣기중추로 옮겨진다(①). 듣기중추에서는 문장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 소리정보를 이해중추로 보낸다(②). 이해중추에서는 I want to listen in English.라는 문장의 뜻을 ‘나는 원한다 / 듣기를 / 영어로.’라고 이해하게 된다. 이해중추가 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기능을 완수하게 되면 언어의 뇌는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
(2) 둘째, '듣고 이해할 때'와 '말을 할 때' 우리의 뇌 속과 뇌 밖의 언어정보 이동 경로를 비교하기 위해 '영어로 말을 할 때' 뇌 속과 뇌 밖에 어떤 영역들이 작동하는지를 언어의 뇌 그림과 언어정보 흐름도를 보면서 확인하도록 한다.
아래와 같이 영어로 말을 하려고 하면 가장 먼저 이해중추에서 하고자 하는 말에 필요한 단어, 숙어, 문법 등에 대한 정보를 구성중추(構成中樞)로 보내게 된다(①). 말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받은 구성중추는 의도한 말을 구성하여 발음중추(發音中樞)로 보낸다(②). 발음중추에서는 구성중추로부터 받은 말을 소리정보로 바꾸어 뇌 밖에 있는 4대 발성기관으로 보낸다(③). 발음중추로부터 말에 대한 정보를 받은 4대 발성기관인 후두․혀․턱․입술은 뇌 속에서 만들어진 말을 발음을 통해 소리로 바꾸어 주게 된다(④). 그리고 4대 발성기관이 발음하게 되는 소리정보는 귀를 통해 자신의 듣기중추로 보내진다(⑤).
다음은 영어로 말을 할 때 뇌 속과 뇌 밖에서 이동하는 언어정보의 흐름을 보여주는 언어정보 흐름도이다.
우리가 ‘I want / to speak / in English.’(나는 원한다 / 말하기를 / 영어로)라는 말을 하려고 하면 단어, 숙어, 문법 등에 대한 언어정보를 저장하는 이해중추에서 그 말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구성중추로 보내게 된다(①). 말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받은 구성중추에서는 ‘I want to speak in English.’라는 말을 구성하여 발음중추로 보낸다(②). 발음중추에서는 구성중추로부터 받은 ‘I want to speak in English.’라는 말을 뇌 밖에 있는 4대 발성기관으로 보내어 [아이 완트 투 스피이크 인 잉글리쉬.]로 발음하게 한다(③). 그리고 그 발음은 귀를 통해 자신의 청각중추로 보내진다(④, ⑤).
(3) 셋째, 영어 듣기를 잘하는 사람이 영어 사용 환경에 노출되었어도 영어 말하기 능력이 제대로 향상되지 않는 현상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영어로 듣고 우리말로 이해할 때'와 '영어로 말을 할 때' 작동되는 뇌 속과 뇌 밖의 영역을 서로 비교하며 검토하여야 한다.
듣고 이해하는 방법으로 말을 하기 위해 필요한 영역을 작동시킬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은 아래와 같이 2가지 방법에 따른 뇌 속과 뇌 밖의 작동영역을 비교하여 보면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다. X자로 표시된 부분은 말을 할 때 작동되는 영역이지만, 듣고 이해할 때에는 작동되지 않는 영역이다.
위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듣기를 할 때는 듣기중추와 이해중추만 작동한다. 그런데 말하기를 잘하려면 듣기중추와 이해중추는 물론 구성중추와 발음중추 그리고 4대 발성기관인 후두·혀·턱·입술이 충분히 활성화되고 작동되어져야 한다.
아래와 같이 듣기를 할 때와 말하기를 할 때의 언어정보 흐름도를 비교하여 보아도 결론은 똑같다. X자로 표시된 부분은 말을 할 때 작동되는 영역이지만, 듣고 이해할 때에는 작동되지 않는 영역이다.
언어정보 흐름도에 의한 분석에서도 듣기를 할 때는 듣기중추와 이해중추만 작동한다. 그런데 말을 잘 하려면 듣기중추와 이해중추 외에도 구성중추, 발음중추, 4대 발성기관이 충분히 활성화되어야 함은 먼저 분석한 결과와 일치한다. 아래의 표에서도 듣기를 할 때에는 말하기에 필요한 영역들이 거의 작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듣기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말하기를 잘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듣기와 말하기는 작동영역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참고) 우리나라의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 및 관련 영문 법령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