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올라야 멀리 내다볼 수 있고,
노를 저어야 깊은 물을 건널 수 있다.”
登高以望遠, 등고이망원
搖槳以泳深. 요장이영심
- 蘇軾.

“복숭아와 오얏나무는 말이 없지만,
그 나무 밑엔 저절로 길이 생긴다.”
桃李不言, 도리불언
下自成蹊. 하자성혜
- ‘史記’.
*蹊: 지름길 혜.

< 한자와 명언 >

 敬 遠 (경축) / 旅 費 (여비)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敬 遠 (경원)

*공경할 경(-13, 5)

*멀 원(-14, 6)

 

그는 지나치게 엄격한 태도 때문에 많은 사람의 경원을 산 적이 있다경원? ①敬遠 ②經援 ③輕遠 ④敬援. ‘敬遠이 왜? 답이 되는지를 차근차근 하나하나 뜯어 보자. 한자는 뜯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는 삼가하다’(be cautious)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진실로 구)(칠 복 =), 두 의미요소가 합쳐진 것이다. 후에 공경하다’(respect)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자는 ‘(길이) 멀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길갈 착’()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긴 옷을 뜻하는 ()은 발음과 의미를 겸하는 요소다. ‘멀어지다’(be estranged) ‘멀리하다’(keep at a distance) 등으로도 쓰인다.

 

敬遠(:)공경하되[] 멀리함[]’이 속뜻인데, ‘겉으로는 공경하는 듯 하나 실제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이른다. ‘경이원지’(敬而遠之)의 준말로, ‘왕따의 일종인 셈이다.

 

부친과 동생을 합친 삼부자가 모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이고, 그림과 서예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동파(東坡) 소식(蘇軾, 1037-1101)이 남긴 명언이 많다. 그 가운데 하나를 소개해 본다.

 

높이 올라야 멀리 내다볼 수 있고,

노를 저어야 깊은 물을 건널 수 있다.”

登高以望遠, 등고이망원

搖槳以泳深. 요장이영심

- 蘇軾.

 
 

 

旅 費 (여비)

*나그네 여(-10, 5)

*쓸 비(-12, 5)

 

한 영감은 두 사람이 고향에 내려갈 때 보태 쓰라고 여비까지 내주었다여비? ①餘備 ②旅費 ③女秘 ④女費. ‘旅費가 답인 이유를 하나하나 뜯어보자. 이유를 알면 생각하는 재미가 생긴다.

 

자는 ‘(500명의) 군사’(soldier)를 나타내기 위해 하나의 깃발아래 모인 여러 병사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그들 중에는 먼 길을 떠나온 사람들이 많았기에 나그네’(traveler)란 뜻으로도 확대 사용되었다.

 

자는 돈을 쓰다’(spend)가 본뜻이었으니, ‘조개() ’()가 의미요소이고, (아니 불)이 발음요소인 것은 (끓을 비)도 마찬가지다. 후에 사용하다’(use) ‘써서 없애다’(consum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旅費여행(旅行)하는 데에 드는 비용(費用)’을 이른다. 아무튼 먹거리가 있으면 사람들이 드나들기 마련이다. 옛말에 이르길,

 

복숭아와 오얏나무는 말이 없지만,

그 나무 밑엔 저절로 길이 생긴다.”

桃李不言, 도리불언

下自成蹊. 하자성혜

- ‘史記’.

*: 지름길 혜.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 / 속뜻사전<종이&>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