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해드림'이 한국외대 사범대학 겸임교수 나일수가 오늘날 정체성이 모호한 <인문학>의 성격을 규명하고, 학교 현장에서 점차 망실된 <인문교육>의 복원을 의도하여 집필한 책, 인문학의 성격과 인문교육을 출간했다.

  요즘은 인문학이라는 말만 갖다 대면 어떤 내용이든 인문학이 될 수 있는 인문학 홍수 시대이다. 그러면서도 <인문학>은 여전히 그 의미가 불분명하고 인문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목적에 대한 사람들 간의 의견 또한 분분하다. 필자는 세계 속에 삶을 사는 인간의 자아와 세계의 관련성에서 아래서 인문학을 세 가지 유형(고전적 인문학, 르네상스 인문학, 현대적 인문학)으로 구분하고, 인문학의 이론적 배경과 성격을 탐색한다.

  또한 필자는 전통적으로 이뤄져 온 <인문교육><학교> 본래의 위상을 밝힌다. 인문교육은 학습자의 자유로운 표현과 개발을 중시하는 학습자 중심 교육과는 구별되며, 학습자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는 구성주의 교육과도 다르다. 인문교육은 교사와 교과 중심의 교육이며 교과 교육을 통한 인간다운 마음의 형성을 목표로 한다. 인문교육에서, 교과와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는, ‘문화유산과 문명의 전수자이고 인생의 스승으로서, 학습자 중심 교육에서 요구하는 학습 도우미, 학습 촉진자, 공동 학습자가 아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학교>는 학습자가 눈앞에서 시시각각 전개되는 세상과 즉각적인 관심사에서 격리되어 인류의 문화유산과 위대한 정신을 대면할 수 있도록 별도로 마련된장소이고, <학창 시절>은 직업과 경제 활동으로부터 유예된 기간으로 교과와 지식을 학습하는데 전념해야할 시기이다.

 

  필자는 교사와 교과가 중심이 된 인문교육이 <중학교>에서 집중적으로 시행될 것을 주장한다. 중학교 과정은, 초등학교에서 경험 중심통합교과로 배운 학생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분과형 교과와 지식을 배우는 단계이므로, 이 기간에는 교사의 주도 아래 개념과 원리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문교육을 통해서 학습자는 개별화되고 다양한 마음, 사적인 마음교과의 개념과 논리 체계와 사고방식을 갖춘 마음, 객관적이고 공적인 마음으로 새롭게 형성(形成)되고 도야(陶冶)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필자는 중학교 시기에서 우리 학생들이 인문교육을 놓치면, 평생을 교육받은 사람, 혹은 문명인(?)’으로 살아갈 수 없음을 우려한다.

아울러 필자는 중학교 과정에서 현재 시행 중인 자유학기제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혁신의 필요성을 이렇게 밝힌다.

  “자유학년제가 최초 시행되고 본격화된 아일랜드[*초등학교 5, 중학교 3, 고교 4년으로 운영]의 경우는, 학생들은 중학교 3년 동안 철저하게학생들이 힘겨워할 정도로독서와 교과중심의 인문교육을 받습니다. 그런 후에 고교 1동안 자유학년제로 운영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줍니다. ‘고교 1년간의 자유학년이 끝나고 2학년이 되면 남은 3년간의 공부를 위해 전학과 전과를 허용합니다. 이렇게 하는 까닭은, ‘교과 교육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학생들이 진정 자신에 맞는적성과 진로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중학교에서의 인문교육은, 요즘 우리 학생들처럼, 처음부터 잘 나가고 유망성이 있는 의사와 연구원, 운동선수와 연예인을 꿈꾸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자신이 좋아하는 교과와 잘하는 과목에 맞추어 진로와 꿈을 갖게 하려는 것입니다. 인문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역량에 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덮어놓고 꿈과 진로를 찾도록하는 것이 아니라, 중학교 3년 동안 열심히 교과 교육을 받은 결과, 학생 자신에게 진정으로 적합한 꿈과 진로를 갖도록하는 것입니다. 우리 실정에서, ‘자유학기제를 의미 있게 운영하려면, 중학교 1, 2학년 때보다는 중학교 ‘3학년 2학기때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또한 우리 선생님들은 철저한 교과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꿈과 진로를 가르치는과업이 요구됩니다.”

  오늘날 일반화된 용어로 쓰이고 있지만 의미가 불분명한 인문학의 성격을 규명한 이 책은 장차 인문학을 공부하려면 한 번쯤 읽어야 할 입문서이자 필독서라 생각된다. 또한 이 책은 교육의 역사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교육의 골간을 이뤄왔으나 이제는 그 존재와 가치를 상실하고만 인문교육학교본래의 위상에 관해 되돌아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필자 나일수는 공주사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인천의 중·고등학교에서 36년간 역사 교사로 근무했고 인천중등수석교사회장으로 활동하였다. 현직 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지금은 한국외대 사범대학에서 교육철학교육사를 가르치고 있다.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