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아니고서
어찌 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군사가 아니고
어찌 난을 평정할 수 있으리!”

 

 

◎ 注 射 (주사)

*물댈 주(-8, 6)

*쏠 사(-10, 4)

 

병을 고치자면 약이 있어야 하고, 반란을 평정하자면 ◌◌가 있어야 한다. 공란에 들어갈 말은? 먼저 그 환자는 주사의 힘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注射란 한자어를 속속들이 들여다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자는 ‘(물을) 붓다’(pour into)가 본뜻이니, ‘물 수’(=)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주인 주)는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상관이 없다. ‘쏟다’(spill) ‘기울이다’(concentrate one’s attention on)로 확대됐다.

자의 ()은 활에 화살을 안착한 모양이 잘못 변한 것이고, ()은 화살을 잡은 손 모양을 본뜬 ()의 변이형이다. 글자의 모양이 많이 바뀌다 보니 ‘(활을) 쏘다’(shoot a bow)는 본래 뜻을 추출 해내기가 힘들게 됐다.

注射(:)약 액을 생물체의 조직이나 혈관 속에 직접 주입하는 일을 이르는 의학 용어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유종원(773-819)은 일찍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이 가운데 있을듯!

 

약이 아니고서

어찌 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군사가 아니고

어찌 난을 평정할 수 있으리!”

非藥曷以愈疾, 비약갈이유질

非兵胡以定亂. 비병호이전란

- 柳宗元.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고품격 한국어> 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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