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으면 승냥이도 잡아먹고,
승냥이가 많으면 사람을 잡아먹는다.”

 

 

◎ 衆 智 (중지)

*무리 중(-12, 5)

*슬기 지(-12, 4)

 

중지를 모아서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중지衆智라 써야 할지 아니면 衆知라 써야 할지 헷갈린다는 질문에 답해 본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술이 아니고 질문이다.

자는 따가운 햇살[日→血] 아래에 노동을 하던 여러 사람[++]의 노예들을 그린 것으로 무리’(crowd)란 뜻을 나타낸 것이었다. 후에 많은 사람’(the masses) ‘수가 많다’(numerous)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자는 남이 말하는 것[曰․]을 잘 아는[知․] ‘슬기’(wisdom; intelligence)를 뜻한다. 물론, (알 지)는 발음요소도 겸하니 이중효과가 있는 셈이다.

衆智(:)여러 사람[]의 의견이나 슬기[智慧]’를 이른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지를 모아야 한다중지가 이에 속한다. ‘衆知라 쓰면 많은 사람[]이 다 앎[]’을 이르며, ‘그것은 중지의 사실이다중지가 이에 속한다. 따라서 맨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衆智이다. 이렇듯 한자어는 형태 분석이 잘 되기 때문에 결코 어려운 말이 아니다. 반면에, 순우리말인 슬기는 형태 분석이 안 된다. {}이 무슨 뜻이고, {}가 무슨 뜻인지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없다.

아무튼, ()과 질() 가운데 어느 것이 우위일까? 절대적인 어느 것이 낫다고 말하기 어렵다. 참고로 회남자(淮南子)’에 나오는 말을 아래에 옮겨 본다.

 

사람이 많으면 승냥이도 잡아먹고,

승냥이가 많으면 사람을 잡아먹는다.”

人衆則食狼, 인중즉식랑

狼衆則食人. 랑중즉식인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우리말 속뜻 논어> 편역자

(jeonkj@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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