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고 해칠 것 같다는 피해망상(persecutory delusion)과 우울감을 호소하였고, 자신의 몸이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며...”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표한 ‘국가 정신건강현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신질환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19년 약 205만 명에서 2023년 약 268만 명으로, 5년 사이에 약 63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병은 소폭 감소하고, 입원환자 수는 줄었지만, 우울장애가 급격히 늘어났다. (2025.11.05. 한겨레신문)

과거 미국의 유명한 정신과 의사가 미국인의 60% 이상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물론 그 의사의 주관적인 판단일 수 있지만, 비교적 안정되고 긍정적인 정서를 가진 미국인들에게는 너무 높은 수치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포함한다면, 실제 정신질환자는 2023년 기준 268만 명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사람의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경계하면서도, 자신의 정신질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방어적인 태도는, 정신질환자를 줄이려는 국가적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K씨는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는 별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대학교 3학년 때인 약 8년 전부터 친구들이 자신에 대해 험담을 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해서 학교 수업을 자주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니, 어머니는 아닐 거라고 안심시켜주었지만, 그러한 느낌이 지속되자 친구들을 피하고 등교도 거부하게 되면서 중상위권이었던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당시 K씨를 매우 아껴주었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이후에는 우울감과 과민한 기분(irritability)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개인병원에 내원하였으나 치료를 받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 간혹 카페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으나, 손님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과 누군가가 자신을 스토킹(stalking)하는 것 같다는 관계사고(關係思考)가 발생하여 여러 차례 일하는 곳을 바꾸다 결국 모두 그만두었다.


약 3년 전부터는 이유 없이 부모에게 욕을 하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거실 장식장에 컵을 집어 던져서 깨진 유리 조각으로 자해한 적이 있으며, 식사도 잘 하지 않아서 체중이 7kg 정도 감소했다.
발병 전에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서 남을 배려하고 여동생이나 어머니의 일도 잘 도와주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K씨의 폭력적인 행동에 가족들이 크게 놀랐다. 또한 부모에게 성형수술을 해달라고 하여 쌍꺼풀 수술, 치아 교정술을 받았다.

특히 2년 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고 해칠 것 같다는 피해망상(persecutory delusion)과 우울감을 호소하였고, 자신의 몸이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며, ‘죽으라’는 소리가 들리는 등 명령 환청(命令 幻聽; command hallucination)도 있었다.
또한 “맞은편 집 남자가 내 흉을 보며 쳐다본다.”라고 말하면서, 밖에서 보이지 않게 창문에 종이를 붙이고, 낮에도 어둡게 커튼을 친 채로 방 안에서만 지내기도 하였다.


이에 개인병원을 방문하였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면서 약 1년은 잘 지냈다. 그러다 6개월 전부터 K씨는 뜬금없이 공무원고시를 준비하겠다며 학원에 등록했다. 밤을 새며 시험공부를 하면서도 전혀 주의 집중하지 못한 채 2주 정도를 들떠 지냈다.
그러다 갑자기 말도 안 하고 먹지도 않으며 침대에만 누워 있었고, 허공을 보며 혼잣말을 하는 등 환청(幻聽; auditory hallucination)이 의심되는 모습과 함께 누군가 자신을 쫓아온다는 피해사고(被害思考)를 보였다.

그 당시 K씨는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러닝머신에서 달리거나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했는데, 어머니가 걱정되어 따라 나가보니 혼잣말하며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K씨 스스로 환청이나 망상을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K씨 자신은 정상이고 부모가 정신병자이며, 자신을 이렇게 만든 건 부모라고 말하면서 화를 내고 적대적인 행동을 보였으며, 약 복용도 자의로 중단했다.
이후 연기같이 희미한 형상의 여자가 보이는 환시(幻視; photism; visual hallucination)를 호소하였고, 상기 증상이 더 심해졌으며, 인지기능 저하도 동반되어 기억력 저하도 호소하였고, 책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했다.

우울감, 불안감, 초조감 등으로 인해 자살 시도 위험(“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까지 심해지면서 K씨는 부모와 함께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본인의 동의하에 입원하였다.
진료의가 내린 초기 진단적 소견은 조현병(調絃病)과 양극성장애(兩極性障礙)의 감별(鑑別) 진단이었으며, 이를 위해 심리 진단 검사가 의뢰되었다. (이상 그림 - AI Images)

조현병(; 정신분열증)은 혼자서 환각에 빠져 중얼거리며 웃다가 울다가 침묵한다든가, 심하면 난폭한 행동을 하며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공연히 쓸데없는 말을 하는 정신질환이다. 일반 인구의 0.7%에서 0.8%에 이를 정도로 발생빈도가 높지만, 치료가 어려워 정신의학 영역에서 중요하게 취급되는 질환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진 - 야후)

양극성장애라 함은, 상쾌하고 흥분된 상태와 우울하고 억제된 상태가 교대로 나타나는, 이른바 조증(躁症)과 우울증이 수주에서 수개월 간 교대로 반복되는 정신질환이다. 조증은 비정상적으로 들뜨거나 과민한 기분, 수면 감소, 과도한 자신감, 충동적 행동 등으로 나타난다. 반면 우울증은 전반적인 무기력감, 흥미 상실, 수면 및 식욕 변화, 집중력 저하, 죄책감, 자살 충동 등으로 구성된다. 양극성장애는 초기 우울증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우울장애로 오인되기 쉽다. 양극성장애는 유전적 요인이 강한 질환으로, 부모 중 한 명이 해당 질환을 앓는 경우 자녀의 발병 확률은 10~20%에 달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진 - 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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