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이나 마음속 깊은 곳에 오래된 응어리처럼 분노가 남아 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삶의 밑바닥을 붙잡고 흔드는 분노를 ‘내재적 분노(1차 감정)’라고 부른다.”

내면의 상처치유 : ① 내재적 분노(억울함이 남아 있는 마음을 만날 때)
사람이 살아가면서 분노를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모든 분노가 같은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화가 나면 바로 표출하는 ‘표면적 분노(2차 감정)’가 자주 보여지기도 하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은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이나 마음속 깊은 곳에 오래된 응어리처럼 분노가 남아 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삶의 밑바닥을 붙잡고 흔드는 분노를 ‘내재적 분노(1차 감정)’라고 부른다. 겉으로 보여지는 표면적 분노는 지금의 상황에서 촉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거에 해결되지 못한 1차 감정인 “내재적 분노”가 자극되어 더 크게 나타난다. 그래서 더 오래가고, 더 쉽게 되살아나고, 더 깊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그렇다면 내재적 분노가 왜 생기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 내재적 분노는 왜 생길까?
내재적 분노는 대부분 ‘받지 못한 것’과 ‘말하지 못한 것’ 에서 비롯된다.

- 인정받고 싶었는데 외면당한 경험
- 사랑받고 싶었는데 거절된 기억
- 수치심·비교·무시·차별을 견뎌야 했던 상처
- 두려움 때문에 하고 싶었던 말을 끝내 삼켰던 순간들
이러한 감정의 잔재는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속에서 곪아가며 ‘억울함·서러움·불안·수치심’ 같은 1차 감정으로 그대로 남아 있다가, 어느 날 작은 자극에도 크게 흔들리는 2차 감정(표면적 분노)로 튀어나오곤 한다.
● 내재적 분노는 어떤 영향을 주는가?
겉으로는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스스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회오리를 겪곤 한다. 이유 없이 짜증이 늘어나고, 관계에서 예민해지고, 반복되는 상실감과 자기비난이 생기며 사소한 상황에도 과도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것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아직 제대로 다루지 못한 마음속의 과거가 현재를 흔드는 것일 뿐이다.
● 내면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치유 3단계: 정서 인식->정서 수용-> 정서 표현)
1) 감정에 이름 붙이기(정서 인식):
스스로 마음속으로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힘들었지?”를 찾아내는 단계. 감정의 뿌리를 찾아내는 탐색 단계이다. “사실은 서운했어.” “인정받고 싶었어.”등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만으로도 편도체의 과활성화가 줄어들어 분노와 불안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affect labeling:심리, 신경과학교수).
2) 자기 위로(Self-Compassion)하기(정서 수용):
감정을 인정하고 그 감정을 느꼈던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단계이다. “그때 많이 힘들었구나.” “누구라도 그 상황이면 속상했을 꺼야.”라고 나에게 이해와 공감을 보내는 과정이다. 자기 위로는 자기비난 감소, 감정 진정, 회복탄력성 증가의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네프, Self-Compassion 연구).
3) 안전한 사람에게 감정을 표현하기(정서 표현): 감정을 쏟아낸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감받는 것으로 분노의 압력을 낮추는 단계이다. 연구자 제임스 펜네베이커(Pennebaker)는 억눌린 감정을 말하거나 글로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반응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그 일 사실 꽤 아팠어. 오래 마음에 남아 있었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내면 깊은 분노의 압력이 낮아지고 치유는 시작된다.
● 내재적 분노를 품고 살아가는 당신에게
내재적 분노는 잘못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내면이 보내는 도움 요청의 신호다. 사람은 상처를 받는 순간에는 말할 힘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왜 그때 아무 말도 못했을까?’ 자책하게 된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말하지 못했던 것은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 당시 상황이 감당하기에 너무 벅찼기 때문이다.
내재적 분노는 사라져야 하는 감정이 아니라, 이해받아야 하는 감정이며, 치유를 통해 다시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는 감정이다. 분노의 겉모습이 아닌 분노의 뿌리를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상처를 딛고 성장할 수 있다.
내재적 분노를 마주한다는 것은 과거와 싸우는 일이 아니라, 과거의 나를 돌보는 일이다.
당신은 이제 그때의 나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괜찮아. 이제 내가 널 도와줄게.”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