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를 집필진이 순차적으로 공개되면서 교과서 제작 책임을 맡은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밀실 집필'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 개발을 맡은 국편은 원로 및 중진 학자와 현장 교사 등 36명 이상으로 필진을 구성하기로 하고, 집필진 초빙과 공모에 나섰다.

국편은 역사교과서를  선사, 고대, 고려, 조선, 근대, 현대의 6개 시대로 구분하고 시대별 대표 집필자로 원로 학자를 초빙할 계획이다. 또 중진 학자와 현장 교사는 초빙과 공모를 병행한다.

김정배 국편위원장은 4일 “집필진 구성은 초빙과 공모를 병행한다. 학계에 명망이 있는 원로를 초빙해 시대별 대표 집필자를 맡아 주시도록 부탁을 하겠다”며 “학계의 중진 및 현장 교사를 대상으로 집필진을 초빙, 공모하겠다”고 밝혔다. 공모는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닷새 동안 국편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다.

그러나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발해 대부분의 역사학계 교수와 학자, 일선 교사들이 국정교과서 집필 참여를 거부해 집필진 구성이 원만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집필진 명단 공개 범위를 두고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정배 국편위원장이 그동안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 '밀실 집필'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황 부총리는 대표 집필자 구성이 완료되면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액약속했지만, 국편은 집필 상황을 봐 가면서 필진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편의 집필진 구성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어 주목된다.

애초 이날 6개 시대별 대표 집필자를 밝힐 예정이었던 국편은 각각 선사와 고대를 담당할 최몽룡(69) 서울대 명예교수와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만 공개했다.

김정배 국편위원장은 “다른 분들은 아직 섭외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초빙과 공모를 통해 선발되면 이후에 적당한 절차를 밟아 공고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편은 시대별로 역사학을 전공한 원로급 대표 집필자의 총괄하에 중진 학자들과 현장 교사들이 각 단원 내용을 집필토록 할 계획이다.

애초 대표 집필자를 포함해 모두 36명(중학 21명, 고교 15명)으로 구성할 예정이었지만 현대사 부분에서 정치·경제·군사 전공자들도 참여하게 되면서 전체 집필진은 ‘36+α’ 규모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6개 시대에 각각 6명이 아니라 각 시대의 특징과 필요에 따라 적게는 2~3명, 많게는 10명씩 배치될 계획이다.

국편 측은 대표 집필자는 거의 확정하고, 초빙과 공모를 통해 나머지 집필진 선발도 오는 20일까지는 완료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집필진 공개 방침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밀실 집필' 논란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편은 “(집필진을) 공개를 했을 때 집필에 여러 가지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집필진 공개는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혀 황 부총리의 약속과 달리 집필이 시작된 이후에도 명단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럴 경우 국편이 집필진 구성을 완료해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에 착수해도 '밀실 집필'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