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교실] 우리는 진정한 하나!...통합학교 모범 답안 ‘제천덕산초중학교’
[학교와 교실] 우리는 진정한 하나!...통합학교 모범 답안 ‘제천덕산초중학교’
  • 박용광 기자
  • 승인 2018.09.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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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영 충북제천덕산초중학교 교장

초중통합학교는 출산율 감소로 인한 학생 수 감소와 인구의 도시 밀집현상이 만들어낸 고육지책(苦肉之策)의 학교 형태다. 시설 등 물리적 통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학교 구성원간 갈등이 증폭하기도 하지만 초중 학생들이 함께 융화되어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가 되면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교사 등 다양한 관계자들에게 축복을 가져다주는 운영 시스템이기도 하다. 제천덕산초중통합학교 박화영 교장은 “초중통합학교 안착을 위해서는 시설 등 외적 통합에서 벗어나 교육과정을 통합하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지붕 두 가족이 되지 않으려면 초중이 함께 공유하고 운영하는 교육과정의 개발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1년부터 초중통합학교를 운영하며 교육과정 통합까지 이루어 낸 충북 제천덕산초중학교의 시스템을 통해 초중통합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신설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길을 안내하고자 한다.

박화영 충북제천덕산초중학교 교장
박화영 충북제천덕산초중학교 교장

충청북도 제천시 덕산면에 위치한 '제천덕산초중학교'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 있는 초중통합학교로 덕산면내 5개 초등학교가 덕산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통폐합 된 후, 2001년 ‘덕산초등학교’와 ‘신덕중학교’가 통합되어 현재의 제천덕산초중학교로 출범했다.

제천에서도 자동차로 50여분 떨어진 시골의 작은 이 학교에는 총112명 초중학생이 한 학년에 한 반씩 총10학급(병설유치원 포함)에 편성돼 재학 중이다. 귀농귀촌 인구의 지속적 유입과 지역 공동체 활성화 영향으로 학생 수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 스스로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씨앗학교’

제천덕산초중학교는 지난 2015년부터 충북형 혁신학교인 ‘행복씨앗학교’로 지정되어 '민주적인 학교운영', '함께 성장하는 학교공동체', '즐거운 배움 창의적 교육', '지역사회학교 운영'을 행복한 제천덕산교육의 길로 설정하고 쉼없이 달려왔다.

학교 교육비전 ‘스스로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우리’는 2016년 말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직원 모두가 모여 제천덕산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정하기 위해 오랜 논의 끝에 만들어졌으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교육비전을 2년 단위로 개정하고 있다.

사진=제천덕산초중학교

현재 교육비전은 ‘스스로 성장하는 학생’, ‘학생과 더불어 배우는 교사’, ‘학생, 교사,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학부모’를 추진전략으로 교육3주체가 함께 행복한 제천덕산교육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 유치원복부터 교복까지, 다색(多色) 등교..."아이들 파악 공유, 친밀감 높아" 

아침 등교시간, 통학버스에서는 유치원 원복을 입은 원아들부터 초등학생 그리고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까지 쏟아져 내려 삼삼오오 각자의 교실로 찾아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또 방과 후 초등생과 중학생들이 함께 섞여 축구경기를 하는 모습은 본교에서 다른 학교에서 볼 수 없는 우리 학교만의 광경이다.

초중통합교의 특성으로 인해 본교는 유치원까지 포함할 경우 10년 이상 학생들이 한 학급에 속해 교육을 받게 돼 학생 간 친밀도가 매우 높다. 초등학생 때 중학생의 생활모습을 늘 가까이서 접하며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중학교 선생님들과 미리 만나기에 초등학생들의 중학교 생활에 대한 거부감이 극히 적다.

학부모들도 오랜 기간 본교의 학부모가 되기에 친밀도도 매우 높다. 학교 교육에 대한 이해와 교육활동에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어 가정과의 연계 지도가 매우 용이하다.

학생들이나 학부모만큼 교직원들에게도 통합학교의 이점은 상당히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장점이 아이들에 대한 공유다. 초등학교 교사와 중학교 교사가 함께하는 별도의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의 학습이나 생활지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특히 상급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치기 전부터 아이들에 대해 충분히 알고 파악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또 협의회 등 시간을 통해 초등학교는 중학교, 중학교는 초등학교의 일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어 초중간의 벽을 허물고 있다. 자칫 한지붕 두 학교 모습으로 운영될 수 있는 초중통합학교의 현실에서 덕산초중학교는 진정한 하나의 학교 모습을 가지고 있다.

■ 초중등 연결 ‘징검다리 교육과정’...초·중교사 공동 가정방문도 

제천덕산초중학교는 전환기에 놓인 초등학생들의 학교 적응력을 높이고 초중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청북도교육청 ‘2018. 징검다리교육활동 선도학교’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학기초 가정방문 및 상담주간을 마을 단위로 초등학교 교사, 중학교 교사가 공동으로 같은 가정으로 방문해 유기적인 상담활동을 진행하며, 학생들은 멘토-멘티제를 활용해 학기초 후배들의 새로운 학교급에 대한 적응을 최대한 돕고 있다.

또 초중학생이 공동 운영하는 동아리 밴드 ‘비나리’, ‘비타민’이 활동하고 있으며, ‘덕산을 그리다’라는 초중 연합 미술 동아리도 운영한다.

현재 초등 5, 6학년 기준으로 연간 53차시를 중등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공동 운영한다. 모임, 학생자치활동, 덕향제, 여름계절학교, 스키캠프, 마무리잔치 등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넘나들며 다양한 방식의 초중통합활동을 시도하면서 완성형 통합학교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 스스로 결정하고 함께 하는 '학생자치'

초중통합학교의 이점이 단순히 공간을 공유하는 것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제천덕산초중학교는 매월 첫 날에는 초등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학생까지 한 자리에 모여 학교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학교에 대한 건의사항을 공유하는 전교다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에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는 학급다모임 또는 급간다모임 등을 통해 나온 의견들을 바탕으로 초등학교 학생회와 중학교 학생회가 한 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고 행사 전반을 기획하고 주도한다. 매년 11월에 개최하는 학교 축제 ‘덕향제’는 행사 기획부터 프로그램, 방송, 조명, 무대, 사회자 선정까지 학생들이 결정하고 운영한다.

또 학교 내 각종 제도나 시설 개선 등에 교사 학부모와 함께 TF팀을 구성하여 활동하며 학교교육에 참여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통합학교의 특성에 맞게 초중생들이 함께 모여 학생자치를 구현함으로서 서로의 이해와 존중, 배려와 책임의 학생자치 문화를 바람직하게 형성시키고 있다.

■ 수학여행은 내가 기획...‘학생 선택 테마 여행’

제천덕산초중학교 초등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5개 학년은 매년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수학여행인 '학생선택 테마여행'을 실시한다. 테마 여행은 학년초인 3월부터 각 학년 교육과정과 연계한 주제를 선정하고, 선정된 주제에 부합되는 현장 체험 장소와 교통, 숙소, 먹거리와 전체 여행 일정 등 여행에 관련된 모든 계획을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계획이 최대한 실현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며 사전 답사를 통하여 교통, 숙소, 식사, 프로그램 내용 등 학생 안전과 관련된 부분을 점검하고 계획을 함께 보완한다.

사진=제천덕산초중학교

학년별 테마여행 계획이 수립되면 초중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테마여행 계획발표회를 실시하고, 테마여행 실시 이후에는 테마여행 보고회를 전교생을 대상으로 발표하여 교육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금년도 테마 여행은 2박3일 또는 3박4일 일정으로 학년별로 경주, 대구, 수원, 인천, 제주도로 여행 장소가 결정되었으며 지난 5월에 실시되었다.

■ 초등 1학년부터 중 3까지 함께...'여름계절학교'

매년 6월 1박 2일 일정으로 실시하는 여름계절학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전교생 모두 참여하는 활동으로, 학생들의 도전의식 고취와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함양하고, 단체 활동을 통하여 우의와 친목을 다져 미래 사회 핵심 역량을 함양하는데 목적이 있다.

여름계절학교 프로그램은 선생님과 학생들로 구성된 행사 준비 TF팀에서 수차례 회의와 선생님들의 협의회, 준비를 통하여 해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직접 텐트를 치고 숙영하며 진행한 금년 여름계절학교는 3개 마을에서 이루어진 마을길 걷기, 초중이 함께 구성된 모둠별로 미션 해결하기, 학교 앞 하천 물놀이, 모둠별 음식 만들기, 학부모들과 선생님이 함께 준비한 공연, 학생들의 장기자랑, 레크레이션과 캠프파이어, 교실 탈출 게임, 놀이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름계절학교를 통하여 초중이 함께 협력하여 스스로 해결하려는 자치 능력과 도전 정신, 우리 고장을 알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며, 이 모든 과정을 충북 MBC에서 촬영해 올 12월 중 다큐멘터리로 방영할 예정이다.

■ 학부모와 지역사회를 학교 품으로

제천덕산초중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학교 교육 참여가 높다. 마을은 학생들의 삶이 녹아 들어있는 가장 중요한 배움터 중의 하나며, 학부모는 학교와 함께 교육을 이끌어가는 두 개의 수레바퀴 중 하나이다. 수레의 두 바퀴 중 어느 하나가 바로 서지 못한다면 그 수레는 가려는 목적지에 바르게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정기 학부모 간담회를 통하여 학교와 학부모와의 원활한 소통과 공동체문화 확산을 꾀하고 있으며, 형식을 파괴한 써클 방식의 학부모 총회 운영, 매월 학부모대의원회의를 통한 학부모회 활동 등을 통하여 학부모회의 실질적인 활동이 이루어진다.

사진=제천덕산초중학교

또 다섯 개의 학부모 동아리, 반찬 나눔 학부모 참여지원사업, 가족체험활동, 김장활동, 계절학교, 텃밭가꾸기, 아마학교 등 학교 내 크고 작은 교육활동에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교육기부와 참여가 있다.

더불어 지역사회 내 농촌공동체연구소, 간디학교, 마을목공소 등 지역 내 여러 시설과 단체를 통하여 생명텃밭교실, 목공교실, 제과제방교실 등 학교교육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으며, 최근 3년간 덕산지역사회에서 2700여만원의 기금을 학교에 직접 지원할 정도로 지역사회의 학교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크며 학교 또한 지역 문화의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가고 있다.

박용광 기자  cool4241@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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