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74.9%)보다 10% 가까이 떨어져...현장 "체감 취업률 더 낮아"

2017 고졸취업 박람회. 사진=교육부
2017 고졸취업 박람회 모습. 사진=교육부

[에듀인뉴스=박용광·지준호 기자] 문재인정부 출범 1년여 만에 특성화고 취업률이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64.7%)에 이어 두 번째(65.1%)로 낮은 수치다.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자 증가와 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 변화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3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교육통계서비스를 바탕으로 집계한 2014~2018년 특성화고 취업률 조사에 따르면, 2017년 74.9%였던 취업률이 올해는 65.1%로 9.8%P 하락했다. 이는 최근 5년 새 특성화고 취업률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4년 72.3% ▲2015년 72.2% ▲2016년 71.5% ▲2017년 74.9%로 증가 추세였으나 1년 만에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특성화고 취업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전북으로 41.9%에 불과했다.

현장은 특성화고 취업률 급락 원인으로 고졸 취업정책 기조 변화와 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 변화를 꼽았다.

특히 올해부터 특성화고 학생의 취업시기가 3학년 2학기인 10월 또는 겨울방학 이후로 늦춰지는 등 현장실습 제도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와 중기부 관계자는 “현장실습생 사망사고를 계기로 실습이 축소되면서 취업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제도 적용 시점은 올해 1월부터지만 지난해 말부터 선제적 대응이 이뤄지면서 현장실습 활용도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경기도 군포 소재 특성화고 진로지도교사는 “실제 체감 취업률은 더 나쁘다”며 “취업 재수를 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고 토로했다. 서울 성동구 소재 특성화고 교사도 “중소기업에서 사람을 뽑지 않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말 국회 산업위 소관 중소벤처기업부 결산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기부가 지원한 181개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자 수는 2만2352명, 취업률은 50.9%를 기록해 사업 시행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시행 첫해인 2013년 54.7%보다 낮았다.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은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 지원과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지난 2013년 도입된 사업이다.

취업률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고용정책이 고졸 채용 배려보다 청년실업 해소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고졸과 대졸이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로 변했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이번 지표는 고졸 취업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가적 고용 한파 속에서 제도변화로 학교가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해 앞으로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 윤강우 연구사는 “새 제도 실시로 취업률 하락은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라며 “시도별로 현장실습 운영 방침에 차이가 있고 학교 측에서도 기업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발굴하느냐에 따라 취업률 차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기업인력애로센터 등을 활용해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학생들의 취업 경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