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대개 상징 그 자체
‘구글’ 웹문서 검색란에 ‘상징’을 입력하니 관련항목이 0.3초 만에 무려 500만여 개가 뜹니다. 가장 먼저 등장한 백과사전을 한번 보시지요.
“상징(象徵, symbol)은 연상, 닮음, 관례에 의해 다른 것을 표현하는 개체, 그림, 쓰인 말, 소리, 마크와 같은 것이다. 이를테면 빨간 팔각형은 'STOP'을 표현한다. 지도에서 교차된 사브르는 전장(戰場)을 가리킨다. 숫자(numerals)는 수(numbers)에 대한 상징이다. 모든 언어는 상징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양이'라는 낱말은 실제 고양이가 아니고, 단지 고양이라는 관념을 표현한다. 같이 보기. 기호 엠블럼 로고 글꼴 캐릭터 마스코트 디자인 폰트. (위키백과)”

그림이 하나 따라 나오는군요.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줄 : (왼쪽부터 가로로) 기독교, 유대교, 힌두교
둘째 줄 : 이슬람교, 불교, 신토
셋째 줄 : 시크교, 바하이교, 자이나교의 상징
‘고양이라는 낱말은 실제 고양이가 아니고, 단지 고양이라는 관념을 표현한다’니..... 머리가 조금씩 아파옵니다. 애초 목표(질문)를 다시 떠올려보겠습니다. ‘진짜를 찾아 상징을 만들어간다(왜 진짜를 찾아 상징을 만들어갈까)’였지요? 진짜는 곧바로 눈에 보이지 않고 늘 그림자만 남깁니다. 일단은, 우리가 찾는 ‘진짜의 그림자=상징'이라고 생각합시다. 너무 따지지는 말고요.
세계적 인기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 따르면, 일찍이 대문호 괴테는 “온 세계가 상징으로 가득 차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합니다. 괴테가 정확히 어디서 그런 말을 남겼는지는 모릅니다. 유명한 소설가가 한 말이니 맞겠지요? (대충 ‘상징=좋은 이해방식’ 정도로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상징과 비슷한 말로 비유가 있습니다. 이 둘은 얼핏 보면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자세히 보면 약간 다릅니다. 서로 다른 점은 뭘까요.
“비유와 상징은 매우 유사하면서도 근본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다. 비유는 그 구조가 아무리 복잡한 것이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원관념의 파악이 가능하지만, 상징은 원칙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 *원관념 :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 (웹-구글 검색, 중고등 국어교과서 풀이)”
그러니까 독수리는 용맹스러움의 상징이지만, 독수리만으론 용맹스럽다는 생각이나 느낌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거군요. 하긴 독수리가 반드시 용맹만을 뜻하진 않지요. 어떤 나라에서는 독수리가 비열함과 죽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빗댄 표현은 비유이고, 넌지시 암시를 쓴 표현은 상징으로 나누어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더 들어가면 골치가 좀 아플 것 같으니 이 정도로 하지요. 앞으로 계속 다룰 내용이라 사전에 살짝 정비작업만 했습니다.
아까 백과사전에 나왔듯이 상징하니까 ‘기호, 엠블럼, 로고, 캐릭터, 마스코트, 디자인.....’ 이런 단어가 얼른 떠오릅니다. 꼭 그런 건 아닌데 말이지요. 저번에 베르메르 그림(‘회화의 기술, 알레고리’) 때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그림은 대개 상징 그 자체입니다. 쉬었다 다시 시작하는 첫 시간이니 우선 이 정도로 할까요? 다음시간부터는 본격적으로 상징에 대해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