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평가도 개인의 비 능력적 요소 제거할 수 없어
시험제도 개선만으로 대학입시 문제 해결은 불가능

JTBC SKY캐슬 홈페이지 캡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수학능력시험(수능)인가,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인가. 사회적 불평등은 개인의 능력일까.

경기도교육연구원은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드라마 ‘SKY 캐슬’ 분석을 통해 시험제도 개선만으로 입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개인의 능력이 아닌 다른 요소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평가는 없다는 해석이다.

‘드라마 SKY 캐슬에서 재현되는 교육열과 사회적 의미’ 연구에 따르면, 드라마  방영 이후 상위 계층의 학벌 욕망과 입시 성공을 위한 사교육 열풍 논란이 증폭 됐다.   

드라마에서는 현행 대학입시 제도를 불법과 편법이 개입할 수 있는 불공정한 시험으로 묘사했고 이로 인해 사회적 논쟁이 촉발됐다. 즉 국가 주관 시험(수능)을 통해 대입제도의 공정성과 정의가 담보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이 실리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시험만능주의와 능력주의라는 전제 속에서는 어떤 평가도 개인의 비 능력적 요소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시험제도의 개선만으로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 소수의 특정한 사회 계층이 능력주의의 수혜를 받음으로써 불평등을 심화시킴에도 불구하고 능력주의 시스템 속에서는 사회적 불평등이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둔갑된다고 비판했다. 능력주의를 절대화하게 되면 성취가 곧 능력의 결과라는 시험만능주의를 공고화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사회안전망 부재 속에서 가족, 여성(어머니)이 개인의 보호막으로 의미화 되고 있으며, 심화된 불평등과 확대된 개인의 불안이 가족주의를 공고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드라마 'SKY 캐슬'에서 드러난 교육열을 3가지로 분류했다. ▲사회 계층적 열등감을 극복하고 계층 상승의 욕망을 실현하려는 상징주의적 교육열 ▲가족 집단의 사회적 특권을 공유하고 대물림함으로써 공고한 로열패밀리를 형성하고자 하는 가족주의적 교육열 ▲ ‘캐슬’로 표상된 욕망을 비추는 거울로서의 교육열 등이다. 

드라마에서 재현된 담론을 ‘개인의 성공과 훌륭한 가문은 분리될 수 없다’, ‘자녀 교육은 여성(어머니)의 몫이다’, ‘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시험을 잘 보게 하는 것이다’ 등으로 압축했다. 이 담론에 내재된 이데올로기는 △신자유주의와 능력주의(meritocracy) △시험만능주의(testocracy)와 공정성 이데올로기 △가족주의와 모성 이데올로기라고 밝혔다.

연구책임자 남미자 부연구위원은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능력주의는 허구적 신화일 뿐”이라며 “이 신화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불공정한 경쟁 구조의 문제를 가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절차적 공정성에만 매몰하게 만들어 오히려 소수가 누리는 특권을 정당화하게 된다”며 “능력, 배경에 관계없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평등 사회가 구현되고 교육이 사회적 지위 결정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때, 본연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