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간제 교사도 교원..."정부는 노조를 인정하라"
[기고] 기간제 교사도 교원..."정부는 노조를 인정하라"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3.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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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기간제 교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정책'서 배제
2018년 기간제교사노조 설립신고 반려..."ILO 권고 무시하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나서 기간제 교사 권리 찾아줘야"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에듀인뉴스] 교사들은 전문성을 높이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공부한다. 교사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다. 학생들에게 더욱 충실하고, 책임 있게 교육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각 시도교육청은 해마다 교사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교원연수를 시행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기간제 교사들은 ‘1급 정교사 자격 연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대법원에서 이는 차별이므로 시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아직 시도교육청은 기간제 교사에 대한 1정 연수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기간제 교사들은 전문교육과정을 거쳐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이다. 그런데도 교육청은 ‘지금’ 학생들을 가르치는 5만 명의 선생님들의 전문성을 높일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단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정부는 왜 '기간제 교사'를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에서 배제했나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교사가 개인 사정으로 잠시 쉴 때 대신하는 교사’라고 생각하면 굳이 교사연수를 통해 전문성을 키울 필요가 있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기간제 교사는 임시로 정규교사의 일을 대체하는 이들이 아니다. 전체 교원의 10%에 해당하는 5만명이 기간제 교사로 일한다. 개인사정으로 쉬는 교사들이 이렇게 많을까. 결국은 정규직 교사를 채용해야 할 자리에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현재 시도교육청은 법에 정해진 정규직 교사 정원보다 적은 인원을 발령내고 있다. 그 때문에 각 학교는 기간제 교사를 충원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의 확대는 ‘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간제 교사가 늘어나는 것은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교사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정부가 교사의 신분을 보장하는 이유는 외압에 굴복하지 않고 소신껏 학생들을 가르치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기간제 교사의 임용권은 교육감에게 있지만, 그 권한을 학교장에게 위임하다 보니, 기간제 교사의 생사여탈권을 학교장이 갖게 된다. 그래서 기간제 교사들은 불합리한 요구에 저항하기가 어렵다.

2017년에 시작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은 교사의 10%를 권리로부터 임의 배제하는 잘못을 바로잡을 소중한 기회였다. 그러나 정부는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차별개선 방안도 마련하지 않았고, 정규직 교사를 늘리지도 않았다. 불평등한 학교현장을 개선할 그 어떤 계획도 내지 않았다.

그래서 노조가 필요했다. 노조는 조합원의 이익만을 위해서 싸우는 조직이 아니다. 특히 공공부문 노조는 회사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서도 싸운다. 병원노동자들이 의료를 돈벌이 대상으로 삼지 못하게 하려고 애쓰고, 철도노동자들이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싸우고, 교사들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만들어서 학교를 민주화하고 ‘참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말이다.

기간제교사노조를 인정치 않는 정부..."ILO 권고 무시하나"

기간제 교사들도 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2018년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많이 가입하지는 못했지만, 전국기간제교사노조는 꾸준하게 기간제 교사들의 목소리를 알려왔다.

그런데 그동안 기간제 교사 문제를 방치했던 정부가, 기간제 교사들이 노조를 통해 현실을 개선하는 것도 가로막았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 7월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설립신고를 반려했다. 위원장이 현직 교원이 아니며, 해직되거나 구직 중인 기간제 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전교조에 대해 ‘노조 아님’ 통보를 했던 바로 그 이유를 들어 기간제교사노조의 설립신고도 인정하지 않았다.

기간제 교사는 반복적으로 계약해지를 당한다. 그런데 조합원 중에 계약해지를 당한 조합원이 있으면 그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니, 이 말은 기간제 교사는 절대로 합법적인 노조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이다.

시민들이 세월호에서 희생된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 인정을 요구했을 때, 정부는 ‘기간제 교사도 교원’이라는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의 목소리를 무시했다.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에 포함된 두 분만 단서를 달아 예외적으로 순직을 인정했다. 마치 시혜라도 베푸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기간제 교사들이 노조를 만드니, “기간제 교사는 교원이라 교원노조법이 적용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교원노조법에 따라 ‘교원이 아닌 자(계약해지자)’를 조합원으로 포괄하는 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기간제 교사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이랬다저랬다 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해직자 포함 여부에 상관없이 노조를 인정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문재인 정부는 ILO 핵심협약인 ‘결사의 자유’ 조항을 비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에 대해 ‘노조 아님’ 통보를 한 것은 매우 정치적인 행위였으며, 대법원과 정부가 재판거래를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국민들은 정부가 빠르게 전교조의 법적 지위를 회복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부는 아직도 전교조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기간제교사노조의 설립신고마저 반려했다.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비정규직자들에게 ‘노조를 설립할 권리’를 돌려주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공약은 어디로 간 것인가.

시도교육감이 나서 기간제 교사 차별 없애야

기간제 교사의 임용권자인 전국시도교육감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오는 28일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 안건 중 하나가 ‘기간제 교사 노조의 법적 지위 인정에 대한 건’이다.

시도교육감들은 이미 2018년 10월에 전교조의 법적 지위 인정을 결정하고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노조를 설립할 권리’가 정규직들만의 권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기간제교사노조의 법적 지위도 당연하게 인정해야 한다.

기간제 교사의 차별을 없애고, 왜곡된 고용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며, 학생과 교사 모두가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만들려면, 시도교육감들이 기간제교사노조를 인정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평등하고 민주적인 학교는 그 힘으로 이루어진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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