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평가원 학생 행복도 조사 "학업 성취와 즐거움 분리된 증거"
[기고] 평가원 학생 행복도 조사 "학업 성취와 즐거움 분리된 증거"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4.22 10: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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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임섭 복잡성교육연구소 소장

행복도 올리고 학력 낮춘 진보교육감..."학습과 흥미 분리, 학업성취와 행복 분리된
파행 교육과정 이루어져 왔다는 결과"..."학교는 공부하는 곳, 공부 통해 행복해야"

[에듀인뉴스] 교육부는 원래 2018년 11월30일 발표 예정이었던 2018년 6월19일 표집 실시한 중3, 고2 대상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2019년 3월28일 학력향상 대책과 함께 발표했다. 4개월이나 늦게 학력향상 대책과 함께 발표한 것은 학력저하가 심각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1917년도와 1918년도 기초학력 미달 비율(%) 추이. (   )는 표준오차. 표=심임섭
1917년도와 1918년도 기초학력 미달 비율(%) 추이. ( )는 표준오차. 표=심임섭

반면 정의적 특성에서 학교생활 행복도는 중·고교에서 학교생활 행복도의 ‘높음’ 비율이 각각 약 61%, 59%로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교생활 행복도의 ’높음‘ 비율은 ’15년과 비교했을 때 중·고교 각각 6.7%p, 11.6%p 증가한 것이다.

학교생활 행복도 비율(%). 리커트 척도(0∼3점)에서 1점 미만은 ‘낮음’,1점 이상 2점 미만은 ‘보통’, 2점 이상은 ‘높음’으로 구분. ( )는 표준오차. 표=심임섭
학교생활 행복도 비율(%). 리커트 척도(0∼3점)에서 1점 미만은 ‘낮음’,1점 이상 2점 미만은 ‘보통’, 2점 이상은 ‘높음’으로 구분. ( )는 표준오차. 표=심임섭

행복도보다 교과기반 정의적 특성은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교과별 정의적 특성 지표별 비율(%). 리커트 척도(0∼3점)에서 1점 미만은 ‘낮음’,1점 이상 2점 미만은 ‘보통’, 2점 이상은 ‘높음’으로 구분. ( )는 표준오차. 표=심임섭
교과별 정의적 특성 지표별 비율(%). 리커트 척도(0∼3점)에서 1점 미만은 ‘낮음’,1점 이상 2점 미만은 ‘보통’, 2점 이상은 ‘높음’으로 구분. ( )는 표준오차. 표=심임섭

이어 지난 1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학교생활 행복도’가 지속해 상승하고 있다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산출한 학교생활에 대한 행복도에서 2013년에 비해 2018년 학교생활 행복도 높음의 비율이 중·고교가 각각 약 19.1%P, 20.4%p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교육부와 평가원의 발표에 대해 전교조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진보교육감 시대는 2010년에 서울, 경기 등 6개 지역으로 시작해 2014년 13개 지역, 2018년 14개 지역으로 확산됐다’면서 이번에 발표된 학교생활 행복도는 바로 이러한 조건 하에 일어난 변화라며, 우리 교육계가 주목하고 면밀히 분석해야 할 중요한 성과라고 했다. 학생 행복도 증가가 진보교육감의 업적인 것처럼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평가원의 행복도 조사·발표와, 행복도 증가가 진보교육감의 성과인 것처럼 보도자료를 배포한 전교조는 다음과 같은 면에서 우리의 교육현실을 호도하고 있다.

교과 '흥미' 제외해 놓고 학교생활 행복도가 올랐다?

우선 학교생활 행복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교과기반 정의적 특성 특히 ‘흥미’를 분리 또는 제외하고 조사, 발표했다는 것이다. 같은 평가원에서 2014년 발표한 <201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 인지적·정의적 특성 및 변화 추이>에 의하면 ‘학생수준에서 교과태도, 독서 시간, 운동 시간이 행복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이 중 교과태도가 행복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 여기서 물론 교과태도는 흥미, 가치 등 교과기반 정의적 특성을 의미한다.

평가원의 종단연구 이상으로 권위 있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하 직능원)의 한국교육고용패널 2007년도 자료 분석에 의하면, 고등학생의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의 비율(그렇다, 매우 그렇다)은 40.6%였던 것이 2016년 53.48%로 증가했다. 학교 만족도는 56.4%에서 56%로 감소했다.

행복도 올리고 학력 낮춘 진보교육감

그렇다면 학교생활 행복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교과태도에 별 변화가 없는데, 행복도가 증가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은 교육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일찍이 존 듀이는 ‘낭만적 흥미론자’에 대해 비판하고 공격하면서 자신의 흥미 중심 교육과정의 이론을 세우고 이를 실험학교에 적용했다. 듀이 비판의 요지는 학습의 인식론적 과정과 분리된 외부에서 주어지는 흥미는 잠시 즐거울지는 모르지만, 오히려 학생의 심성을 망가트리고 나약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전교조 주장대로 진보교육감 하에서 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도(?)’가 매우 높아진 것은 사실일 것이다.

오죽하면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교에선 행복하고, 공부는 학원에서 열심히’라는 비아냥이 나오겠는가? 이러한 학부모들의 비아냥은 진보교육감 하에서 행복교육이 학생들의 학업성취 향상과 결합한 것이 아님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다.

듀이가 간파한 것 역시 학부모들이 지적한 바와 같은 학습과 흥미의 분리 현상인 것이다.

따라서 평가원 조사는 행복도가 높아진 것으로 좋다고 해석할 것이 아니라, 진보교육감 하에서 학생의 학업성취와 즐거움이 분리된 파행적 교육과정이 진행된 것으로 보아야 옳다. 평가원과 교육부가 학생들의 행복도가 향상된 요인에 대해 제대로 답할 수 없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배움의 공동체, 하부루타, 활동중심 수업 등이 진보교육감의 혁신학교에서 진행되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즐겁게 활동했지만 뭘 배웠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진보교육감하에서 학업성취 향상의 증거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기초학력 등 학력저하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학생의 행복도를 알아보기 위해 평가원이 질문한 12개 문항은 듀이가 말한, 학습이 역동적으로 이루어지는 인식론적 과정에서의, 학습자와 학습 대상의 사이에서 만들어진다는 ‘Inter-esse’라는 의미의 흥미 ‘Interest’와는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는 내용이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고, 공부를 통해 행복해야 그 행복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학교생활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성취도(평가원 2014)
학교생활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성취도(평가원 2014)

교과 학습을 행복도 조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글로벌 스텐다드라고 보아야 한다. UNESCO가 2016년 제안한 ‘HAPPY SCHOOLS! A Framework for Learner well-being in the Asia-Pacific’에서도 교사와 학생의 관계 및 그 질과 건강, 안전 등과 함께 교수행위와 학습, 자유롭게 창조하고 참가하는 학습, 학업 성취감, 팀 학습, 유용하고 적절한 학습 내용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평가원과 교육부의 행복도 및 학업성취 결과는 진보교육감하에서 학습과 흥미의 분리, 아이들의 학업성취와 행복이 분리된 파행적 교육과정이 이루어져 왔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아울러 2018년도 평가원 학교생활 행복도 조사의 심리적응도 문항에서는 2013년도 조사에는 있었던 ‘나는 학교에서 신체적, 언어적, 금전적 괴롭힘이 있을까봐 불안하다’라는 문항이 없다. 이 문항이 언제부터 어떤 의도로 빠지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 적응도 변인은 2014년에 재구조화되고 2015년에 일부가 삭제되거나 추가됐다.(표집평가 전환에 따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개선 방안 연구, 평가원 2018)

이는 단지 추가되거나 삭제된 문제가 아니다. 국내외 여러 통계 자료에 의하면 여전히 우리나라 학생들은 행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행복하지 못한 이유 및 그 징표로 ▲수면시간 부족 ▲멈출 줄 모르는 사교육비 증가 ▲비자살성 자해의 증가 ▲청소년 사망 원인 1순위로서 자살 ▲아침 결식과 비만 증가 등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교조와 평가원은 학업성취도 결과 중 행복도 증가만 떼어내어 자화자찬, 견강부회에 여념이 없다.

행복을 강요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이른바 진보 마인드의 작동으로 나타나는 어설픈 행복교육에 대한 집착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부터 너나 할 것 없이 행복한 삶과 행복 교육에 나서면서 이제는 행복도 경쟁적으로 만들어내는 희한한 장면들이 여기저기서 목도되고 있다. 이른바 혁신학교에도 ‘행복’이라는 글자가 들어가고 학교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은 행복을 강요(?)받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으로 보인다.

행복은 그렇게 간단하게 마냥 행복한 것이 행복이 아니다. 책임, 노력, 인내, 실패, 끈기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또는 그 후에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교육학적으로도 행복교육을 주장하는 자도 있지만, 행복 논리의 저변에 필연적으로 깔릴 수밖에 없는 공리주의나 자연주의, 공동체주의의 한계로 인해 행복은 교육목적이 될 수 없다는 주장(Wringe 1988)도 있다.

다시 한번 교육계의 성찰이 필요하다.

심임섭 복잡성교육연구소장
심임섭 복잡성교육연구소장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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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아님 2019-04-23 05:09:40
구구절절 옳은 말씀.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