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현 서울 상암중 교사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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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존경하는 이삼우 선생님께.

선생님,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선생님의 영원한 제자 김영현입니다. 교사로서 맞이한 첫 스승의 날에 저를 교사의 길로 이끌어주신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진학할 학과를 정하면서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직업이 저와 어울릴지 충분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어서 방황하고 답답한 나날을 보냈는데, 선생님께서는 저의 표정만 보시고도 고민이 있는지 바로 알아차리시고 먼저 다가와 주셨어요.

“너는 매사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아이니까 어떤 곳에서라도 빛을 발할 거야!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갖든 선생님이 영현이한테 가면 잊지 않고 도움 줘야 해.”

지레 겁부터 내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말씀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리고 저도 발견하지 못한 제 장점을 누구보다 소중하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선생님은 너의 밝은 웃음이 너무 좋아. 그 웃음을 계속 간직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보는 게 어떠니? 선생님은 네가 교사가 되어서 학생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나누어주었으면 좋겠어.”

선생님이 해주신 이 한 마디는 제 인생의 큰 이정표가 되어 사범대학에 진학하고 교사 임용 시험에 도전하게 했어요. 임용 시험을 준비하며 힘들었던 순간이나 임용 시험에서 떨어져 좌절했던 순간마다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 저에게 큰 힘이 되어 다시 일어날 용기를 주었고, 이렇게 새내기 교사로서 선생님 앞에 설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을 생각하면 매일 아침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셔 학교 교문 앞에서 저희를 맞아주시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오는 날이나 선생님은 전교생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마주치고 미소 지으며 악수해주셨지요. 지금도 선생님의 그 모습과 선생님의 그 따뜻한 손을 잊지 못합니다.

대학교의 수시 입학 전형에서 불합격 통보를 연달아 받았을 때 좌절감과 상실감에 공부는 물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타격을 입었죠.

선생님께서도 불합격 소식을 들으셨는지 다음 날 아침 등교하는 저를 보시고 바로 두 손으로 제 손을 꽉 잡아주셨어요. 아무런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지만 ‘괜찮아,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 정말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학생들을 처음 만나고 지도를 하면서 무엇보다 ‘따뜻한’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저희를 대해주셨던 모습과 그로 인해 변화하는 저희의 모습을 보고 ‘따뜻함’의 가치와 힘이 위대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 가까이에 다가가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것 또한 깨달았습니다.

3개월 차 신규 교사라 앞으로 지치고 넘어질 때도 많겠지만 선생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나침반 삼아 교사 생활이라는 긴 여정을 잘 헤쳐나가겠습니다. 따뜻한 손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끝까지 아이들의 손을 놓지 않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짧은 편지로 선생님을 향한 저의 마음을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임용 시험에 합격하고 이렇게 좋은 기회로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이번 스승의 날을 계기로 앞으로 자주 연락드리고 꼭 찾아뵐게요. 존경하는 이삼우 선생님,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제자 김영현 올림.

김영현 서울 상암중 교사
김영현 서울 상암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