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백 경남 서포초등교 교감

김상백 경남 서포초등교 교감
김상백 경남 서포초등교 교감

[에듀인뉴스] 교사 때와 교감이 되어서 되고 싶은 교장상이 좀 달라졌다. 교사 때는 교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고 교장은 이렇게 해야 된다고 막연하게 주장을 했는데, 교감을 하다 보니 인간으로서 성장하지 않고서는 모두가 바라는 이상적인 '이런 교장'은 바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성장하는 인간으로서 '이런 교장'이 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긴다.

제대로 듣는 교장이 되고 싶다. 
말을 끊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 지식으로 편집하지 않고 학교 구성원들이 말하는 단어 그대로 듣고, 그 단어가 이해되지 않으면 정중하게 물어 공공성과 공공선에 어긋나지 않도록 품위 있게 교정해주는 교장이 되고 싶다.

제대로 아는 교장이 되고 싶다.
어떤 교육활동을 하고자 할 때 막연하게 생각하는 그런 앎, 대충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는 그런 앎, 누군가의 주장이 그럴싸해서 따라 하고 싶은 앎, 과정의 치밀함을 알려하지 않고 번지르르한 결과만을 생각하는 앎을 뛰어넘는 막연한 생각에 지식과 지혜가 더해져서 논리적인 정당성이 확보된 앎, 실험과 연구로 검증된 앎, 주관성과 객관성을 구별할 수 있는 비판적인 사고에 의한 앎, 결과의 외형보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현실에서 찾는 앎을 추구하는 교장이 되고 싶다. 

제대로 실천하는 교장이 되고 싶다.
제대로인 앎을 교육활동으로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앎 전체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새로운 시도만큼 제대로 실천하지 않아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로 이어지지 못하고 일회성 관람이나 단발성 체험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는 경험하지 않은 것보다 낫지 않느냐며 부족한 실천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이것저것 많이 하는 교장보다 제대로 된 앎으로 제대로 실천하여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발달을 돕는 교장이 되고 싶다.

사회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교장이 되고 싶다.
세상에 대한 관심, 관심에 대한 여러 관점, 존재하는 여러 관점에서 하나가 진리라는 모더니즘적 사고가 아니라 여러 관점의 배경과 내용을 면밀히 파악하여 정의를 도출하는 교장이 되고 싶다. 

절대 진리가 현실에 존재하고 입맛에 맞는 진리가 전부라고 주장하면 피로만 쌓인다. 피로를 쌓지 않기 위해 현실을 회피하면 현실의 사회 현상을 수용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확장된 교육이 아닌 교과서만으로 가르쳐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이면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고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모색하여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반영해야 한다. 국가 정책, 지시, 연수에 의해 사회 현상을 파악하는 교장은 되기 싫다.  

현명하게 결정하는 교장이 되고 싶다.
별 탈이 없는 결정이라면 교사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결정에 대해서 마땅한 정보를 제공하여 다른 결정으로 유도하고 때로는 단호한 품위로 논란을 잠재우는 교장이 되고 싶다. 

학교 안에만 있는 교장은 되고 싶지 않다.
교장이 직접 수업을 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 교장은 교사는 귀천이 아닌 역할로 구분된다. 교사가 학생들을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역할이라면 교장은 교사가 학생들을 잘 가르치도록 지원하는 역할과 잘 가르치기 위해서 극복해야 될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다. 이를 위해서 학교 밖의 사람들과 주저 없이 어울리고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여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걸림돌들을 제거하는 교장이 되고 싶다. 단, 수업을 단순히 지원하는 수업 보조자, 시설과 환경 개선을 위한 역할로 시설 관리 주무관이 되라는 요구는 거절하겠다. 

정치적인 교장이 되고 싶다.
우리나라의 교육 발전을 위해서 교육 최일선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아슬아슬하게 주장하고 싶다. 필요한 경우 다른 교장들과 연대하여 교육자로서의 의견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 교육장, 교육감, 교육부 장관, 대통령의 생각과 자발적으로 동일화하고 싶지 않다. 자유로운 인간으로서 판단하고 말하고 싶다.

발등이 깨져도 학교 공동체를 무조건 믿고 편드는 교장이 되고 싶다.
제 식구 감싸기라고 손가락질받아도 정서적으로 무조건 편들고 싶다. 우리가 우리를 지지하지 않으면 누가 지지할 것인가? 부득이하게 법을 어겨서 벌을 받는 경우에도 교육자로서 양심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정서적 믿음을 잃지 않는 교장이 되고 싶다.

먼저 책임지는 교장이 되고 싶다.
최종 결정권자는 교장이다. 결정권자로서 책임에 고개 돌리지 않고, 최초 기안자의 잘못을 덜기 위해 결정권자의 양심을 더 무겁게 하고 싶다. 먼저 책임지고 책임을 의연하게 받아들여 교사로서의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하고 싶다. 물론 억울함을 밝히는 일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교장 정도 했으면 뭐가 그리 아쉽겠나. 책임의 무게를 비켜서기 위해 비겁한 교장은 되고 싶지 않다.

교사를 잘해야 좋은 교감이 되고, 교감을 잘해야 존경받는 교장이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교원임용고시, 교감과 교장이 되기 위한 다양한 평정점과 자격 연수가 교사, 교감, 교장의 법적 지위를 보장해 줄지언정 성장하는 인간으로서 교사, 교감, 교장의 능력을 자동적으로 위임하지 않는다.

어떤 시험, 어떤 가산점, 어떤 연수가 법적 지위에 어울리는 인간의 성장에도 기여하면 좋겠다. 아니 계기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왜 교장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세상과 꾸준히 대화하여 인간을 교육하는 인간으로 성숙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