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전국 고3과 중3이 9일 온라인 개학을 한 가운데, 현장 곳곳에서 우려스런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참석자 및 출결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에듀인뉴스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참관이 예정된 수원 고색고를 찾아 온라인 개학 및 수업 모습을 지켜보았다. 고색고는 평준화 지역 자율형 공립고이다.

온라인 개학 10분전, "긴장했나봐, 화상 프로그램 쉽지 않네”
이날 고색고는 구글 행아웃 미트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 개학식을 열었다. 고색고는 온라인 교육 시범운영 학교로 약 2주간 온라인 교육을 해왔으며 지난달 30일부터는 쌍방향 조회를 진행해 왔다.
고색고 A 교사는 “2018년부터 이미 지스위트 계정을 받아 구글을 활용한 수업을 하는 교사들이 있었다”며 “온라인 수업 준비에 크게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온라인 개학 시작 전, 담당교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개인 화면을 크게 하거나 한 학생의 얼굴을 확대하는 것, 두 개의 화면에서 중복으로 소리가 나오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유은혜 부총리도 방문하는 데 시범 운영을 해보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학교 관계자는 “세계 첫 온라인 개학에 부총리까지 방문하다 보니 교사들도 부담이 큰 것 같다”며 “2주 전부터 프로그램을 익히고 실제 온라인 조회를 해왔기에 숙련도 문제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개학식 및 수업 참석자 수가 계속 바뀐다”
고색고 홈페이지에는 고3 학생 수가 247명으로 나온다. 그러나 정종욱 교장의 개학 인사말 중에 프로그램 화면에 찍힌 숫자는 216, 214, 213으로 계속 바뀌었다. 유은혜 부총리의 축사 및 학생과의 화상면담 시간에는 228까지 올라갔으나 여전히 20여명의 숫자는 채워지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위탁학생이 26명 있다”며 “이 학생들은 위탁된 기관의 개학식에 참여해야 하지만 메시지 등이 전체 전송되다 보니 관심 있는 아이들은 학교 개학식을 보기 위해 들어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온라인 수업 중에도 참석자 숫자는 계속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과목 정원은 34명이다. 기자가 수업 시작 시 확인한 숫자는 교사 포함 29명이었지만 곧 31, 마지막에는 35까지 올라가 과제로 남았다.

여전한 의문, 웹캠을 끄면 출결은 어떻게?
학생들은 정원을 초과해 온라인 개학식에 참석했지만, 대부분 웹캠을 켜지지 않아 얼굴 확인이 어려웠다. 즉 당사자가 참석했는지에 대한 진실성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어진 수업에서도 역시 학생들은 웹캠을 켜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에게 "언론 방문으로 인해 초상권 문제가 있어 정책적으로 끈 것인가" 하고 물으니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B 교사는 “출결은 수업 중 과제 제시에 대한 답변, 몇 분 이상 퇴장 시 미인정 등 교과 교사마다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면서 “교육부 지침대로 사정상 미출석시 수업 영상을 올리고 7일내 수업을 모두 들으면 인정하는 방식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웹캠을 켜지 않으면 ‘누가 수업에 접속했는지’, ‘중간에 접속만 하고 자리를 비운 것은 아닌지’, ‘부모 등 다른 사람이 자리에 대신 앉아 답변을 남기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해결책은 들을 수 없었다.
정종욱 고색고 교장은 “지적한 내용은 학교에서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대리 출석을 할 만큼 인성이 나쁜 아이들은 없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날 고색고 온라인 개학식에 참석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온라인 개학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새로운 도전"이라며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대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총은 이날 정부와 교육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의견문을 내고 "IT 강국이라는 자부심은 교육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음이 이번 온라인 개학을 맞아 여실히 드러났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고 디지털 교육, 정보화 교육을 강조하면서 정작 온라인 시스템조차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현실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