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교사노조연맹 "저학년 등교 필요" vs 서울교총 "고1이 더 급해"
학부모...참교육학부모 "등교 필요" vs 청원인 "학교만 가면 적응이냐"

초1,중1 매일 등교 등 학생들의 등교를 늘리자는 조희연 교육감의 의견에 동의와 반대가 팽팽하다.(사진 오른쪽=서울시교육청 청원게시판)

[에듀인뉴스=오영세 기자] “저학년 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학습·돌봄공백 문제가 치명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 유치원생과 초1~2학년은 우선적으로 전면 등교시켜야 한다.”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가 늘어날 수도 있는데 서울시교육청의 초1, 중1 매일 등교는 지나치게 성급하게 정책을 제안한 것 아니냐.”

서울시교육청이 초1·중1 학생들의 매일 등교로 확대하되 등교인원 밀집도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교육부에 제안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학부모 설문조사에 나선 가운데,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도 전면 등교와 시기상조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6일 추석 연휴 이후 초1, 중1의 경우 밀집도에서 제외해 매일 등교를 하자고 교육부에 제안했다. 하지만 이 정책이 현장 의견 수렴 없이 너무 성급하게 결정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초1·중1 학생 매일 등교에 반대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반대 청원은 10여건에 이른다. 청원 내용은 시교육청의 독단적 결정이 교육구성원들을 코로나19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교원단체도 성명을 통해 현장과의 협의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도 지난 23일 “중대한 사안을 발표하기 전 교원단체 등을 통해 현장과의 협의를 우선해야 한다”며 “현장 목소리를 듣는 청취의 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3일 전체 초·중학교에 설문조사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초1·중1 매일 등교에 대한 인식과 찬반 이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

설문 기간은 23일부터 26일까지로 중학교 1학년생과 초·중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PC나 모바일로 제공된 웹 주소로 들어가 익명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본인 확인을 거치지 않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참여협력담당관실 관계자는 "추석 특별 방역기간(9월 28일~10월 11일)이 시작되기 전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찬반 동향과 이유를 참고하기 위한 자료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청원게시판 캡처)

하지만 서울시교육청 게시판에 지난 23일 '초1, 중1 매일 등교 추진 중지 바랍니다'라는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설문조사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청원인은 “추석이 지나고 가을, 겨울, 코로나 감염에 더욱 위험한 때를 준비해야할 학교 당국에서 가장 중요한 학급내 밀집도를 우선 조사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언론에 주장 발표했다”면서 “설문 문항도 학교적응을 위해 제일 필요한 게 뭐냐고 먼저 물었다. 코로나 위험에 학급당 30명에 육박하는 교실 아이들이 제대로 된 활동하나 못하고 답답한 마스크 끼고 학교만 왔다갔다하면 적응이 되냐”고 꼬집었다.
 
김성일 서울교총 회장도 “무엇보다 학교가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학교교육과 방역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교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현장 밀착형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논의의 장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초1보다 고1 등교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우세하다”면서 “방역 지침을 최대한 지키는 선에서 등교나 대면 수업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 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교사노조연맹, 좋은교사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교원·학부모단체는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정 돌봄 문제와 기초학습 부진 해결을 위해 유치원과 초1·2학년에 대한 전면 등교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관련기사 참조)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와 방역 당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현재 규정 내에서 초1·중1 등교일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학년을 일주일에 3일 나오게 하고, 다른 학년 등교일을 줄이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