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 업무로 부서 이동 잦아...노하우 쌓아 전문성 갖출 시스템 필요

제주, 전북에 이어 서울까지 올해 중등 임용시험 합격자 발표 과정에서 당락이 뒤바뀌거나 1차 결과가 사전 누출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제주, 충남, 전북에 이어 서울까지 올해 중등 임용시험 합격자 발표 과정에서 당락이 뒤바뀌거나 1차 결과가 사전 누출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3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중등교원 1차 임용시험 합격자 발표에서 11명이 '합격에서 불합격으로' 바뀌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육청의 착오로 자가격리자 수험생 점수가 뒤늦게 산정돼 전체 합격 커트라인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9일 오전 10시 국공립학교 중등 체육과 임용시험 1차 합격자 74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7명의 합격자에게 전화를 걸어 '합격 취소'를 통보했다. 합격에서 불합격으로 바뀐 7명 가운데 사립학교 전형 동시 응시자가 4명이어서, 합격자 뒤바뀜 여파를 받은 이들은 국공립과 사립학교 임용시험을 모두 합쳐 1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나절 사이에 당락이 오간 당사자들이 오늘(30일) 서울시교육청 항의 방문을 예고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행정착오로 인한 실수는 인정하면서도 구제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원래 떨어져야 했던 학생을 구제하면 또 다른 혼란이 초래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24일 전북도교육청도 중등교원 임용시험 1차 합격자 정보를 5일 먼저 누출하는 사고를 냈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담당자가 2차 공개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실수로 1차 공개전형 결과 자료를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도록 한 6시간 정도 시간에 응시생 일부가 2차 응시원서를 사전에 출력했다. 

올해 2월에는 제주와 충남에서 중등교사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가 뒤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월 7일 시험 결과 입력을 잘못해 합격자가 뒤바뀌어 합격자 명단을 다시 공고했다. 하지만 13일 또 다시 최종합격자 중 체육과목 최종합격자 변경공고를 다시 냈다. 기존 합격자 중 1명을 불합격 처리하고, 다른 1명을 합격 처리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제주도교육청은 체육교과 실기평가 5개 항목 중 선택 항목 1개의 성적이 전체적으로 누락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석문 교육감이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충남교육청도 중등교사 임용시험 최종합격자 공고 후 심층면접 또는 수업실연 점수 입력 누락 응시자가 발견 돼 온라인채용시스템 정정 작업을 거쳐 2월 8일 최종합격자 479명을 교육청 홈페이지에 재 공고했다. 이에 따라 누락으로 불합격 처리된 3명의 응시자가 최종 합격했다.

이 같이 중등 임용시험 관련 사고가 계속 발생하면서 시도교육청 시험관리가 문제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월 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업무담당자 교육을 강화하고, 임용시험 처리 단계별 검증 횟수를 확대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임용시험 관리 업무 자체가 예민한 부분이 있어 기피업무로 취급되는 게 현실”이라며 “업무에 적응할 만 하면 부서 이동 등이 생긴다. 노하우를 쌓아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인사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보안을 중시되는 업무라 내부에서도 일부만 체크한다”며 “현재 평가 시스템과 절차를 재검토하고 보완할 방안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