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인 경기 의정부 민락중학교 교사

양혜인 경기도 의정부 민락중 교사
양혜인 경기도 의정부 민락중 교사

[에듀인뉴스] ‘교사가 되길 참 잘 했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올해 들어 마음속으로 수십 번 하는 생각이다. 실제로 나는 행복하다. 작년 9월부터 교단에 선 이래로 수업, 업무 그리고 학급 운영 면에서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괴로워했고, 그 시행착오는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지만 말이다.

‘무엇이 나를 실패 후 찾아오는 끝없는 좌절감에서 구해주었을까. 수업에서의 화려한 성공? 효율적인 업무 처리? 환상적인 학급 운영?’

모두 아니다. 나는 아직 수업에서 서툴고, 업무 처리는 늦고 실수가 많으며, 학급 운영도 어설프다.

하지만 분명한 점이 있다. 나, 양혜인은 배우기를 즐기고, 도전을 좋아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말하면 아이들은 “쌤 어떻게 공부가 재미있어요?”라며 어김없이 의심의 눈초리를 주지만, 나는 공부가 좋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때 행복하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올해 슬로건은 "궁금한 것 모두 해보는 한 해!"

나는 이것을 올해 목표로 잡았다. 교사로서 수업 면에서 궁금증을 가졌던 모든 것에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으로 더욱 성장한 교사가 되는 것! 이것이 내 한해의 슬로건이다.

이 목표와 함께 나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수업 전문성에 자신이 없어 작년 9월부터 100시간 넘게 들었던 여러 연수와 여러 수업 워크숍에서 배웠던 점을 여기저기 응용해보는 중이다.

올해는 운이 좋게도 교과서 수업 외에 영어 교과와 관련한 여러 활동을 전개해볼 수 있는 주제 선택 활동을 맡으면서, 이전부터 내가 궁금해왔던 수업과 관련한 모든 것을 욕심껏 집어넣었다.

내가 맡은 ‘영어로 보는 세상과 행복’에 영어로 하는 첫인상 테스트, 영어 그림책 만들기, 영어로 해보는 연극 수업, 행복 수업 등을 넣었다. 그런데 너무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이름을 지어서인지 내 주제선택 이름이 아이들의 관심을 얻지 못해 인기가 제일 없었다.

내년에는 이름도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으로 지어야지! 이렇게 또 성장하는구나!

또 내가 가르치는 영어 수업에서 거꾸로 수업을 도입하여 디딤영상 촬영을 계속하고 있고, 연수나 워크숍에서 들었던 여러 가지 수업 아이디어들을 응용하여 학생 참여 중심의 활동을 해보려 노력하고 있다. 올해의 나는 여러 수업을 경험해 보고 싶은 교사이자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우는 한명의 학습자로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의 첫 수업은 연수에서 배운 '수업 규칙 만들기'를 적용해 보았다. 내가 상명하달식으로 아이들에게 수업 규칙을 지시하기 보다는, 아이들이 직접 자신만의 수업 규칙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연수에서 토의 중에 배웠다.

아이들이 스스로 규칙을 정하면 자발적으로 규칙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자율성이 길러지고 학습에의 참여도도 높아진다고 한다. 바로 교실에 적용해보았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가져야 할 태도, 필요한 준비물, 그리고 선생님에게 바라는 점을 적은 포스트잇을 칠판에 붙인 후, 학생들과 그 내용을 하나 하나 함께 읽으며 비슷한 유형끼리 범주화 하였다.(사진=양예인)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가져야 할 태도, 필요한 준비물, 그리고 선생님에게 바라는 점을 적은 포스트잇을 칠판에 붙인 후, 학생들과 그 내용을 하나 하나 함께 읽으며 비슷한 유형끼리 범주화했다.(사진=양혜인)

아이들에게 수업 시간에 준비물, 수업 시간에 학습자로서 가져야할 태도, 그리고 교사인 나에게 바라는 점을 포스트잇 세 장을 주고 각각 쓰게 했다. 그리고 칠판을 세 부분으로 나눈 뒤 아이들에게 포스트잇을 각 부분에 붙이게 했다. 아이들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진지하게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과 태도, 그리고 바라는 수업 유형을 적어주었다.

간혹 정말 재미있는 말도 있었다.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에 자신 있게 ‘나 자신’이라고 적은 학생도 있었고, ‘정신머리와 선생님에 대한 예의’라고 적은 아이도 있었다. 태도는 ‘집중’이 가장 많았다. 사실 나는 이것을 하면서 나에게 바라는 점이 가장 궁금했는데, 대부분이 ‘재미있는 게임해주세요’, ‘쉽게 가르쳐 주세요’를 적었다. 아이들이 나에게 바라는 점을 적어준 것을 보다보니 양 어깨가 무거워졌다.

나는 이렇게 약속을 하고 나왔다.

선생님이 노력할게! 우리 1년 동안 재미있게 영어 공부를 함께 해보자!

나와 함께 하는 너희들..."항상 LUCKY 하도록"

아이들에게 나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이 나를 만난 것 자체가 매우 럭키! You are very lucky! 왜냐하면 나랑 이것저것 재미있는 것들 해볼 수 있잖아”라고!

이렇게 자신감 있게 말은 해놨지만, 아이들에게 살짝 미안한 감은 있다. 작년부터 내가 초임교사이기에 겪는 시행착오를 함께 겪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내가 하는 실패를 같이 경험하지 않게 하고, 영어 교과를 배우는 것이 즐겁고 유익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서라도 나, 양혜인은 열심히 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