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제교육 실시 후 수업 분위기 좋아졌죠”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60개로 늘어난다는데
미리 경험한 학교에 듣는다 : 안성두원공고 이성국 교장

고등학생이 학교와 기업현장을 오가며 배우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현행 9개 학교에서 대폭 늘어난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19일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신규사업단 16개(51개 고교, 633개 기업)를 발표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독일, 스위스에서 높은 청년 고용률과 제조업 경쟁력의 요인으로 평가받는 도제교육을 우리나라에 도입한 정책으로, 지난 3월부터 9개 학교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미리 운영해 본 학교는 이 제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지, 안성두원공고 이성국 교장 통해 들어봤다.

 “중소기업 위주 선정, 대기업 참여 이끌어 내야  
  학교-회사 오가지 말고 거점센터 활용도 대안“ 

- 전국 9개 시범학교 중에서 유일한 사립학교다. 도제학교에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은.

“학교법인의 관심과 지원, 교사들의 열정, 학부모의 지지 등이 보태진 결과다. 보석가공 분야에서 3년 연속 전국 금메달을 땄다. 2011년에는 우수사학 표창도 받았다. 학부모들의 지원과 교사들의 오랜 교육경력, 노하우가 보태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 학생들은 학교에서 어떤 이론 과목을 배우고 있나.

“현장 훈련(OJT)과 현장 외 훈련(Off-JT) 등 2개의 영역으로 구분된다. 학교에서는 공작기계, 3D모델링, CAD/CAM, 기계CAD, 금형제작, 금형설계, 정밀측정 등 본교의 사업 분야(금형제작과 절삭가공)에 초점을 맞춰 교과목을 편제하여 운영하고 있다.”

-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무엇인가.

“2주씩 학교와 회사를 왔다갔다하다보니 산만한 면도 있는 것 같다. 중간이나 기말시험을 조정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도제학교를 모든 특성화고에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지역에 거점센터를 두고 여기에 다양한 시설설비를 갖추어 놓으면 학교와 회사를 오가지 않는 구조로도 도제교육이 가능하다. 학교 수가 늘어나면 이 방법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 교육부가 내년에는 60개 학교로 시범사업을 확대한다는데.

“참여업체가 유한(有限)한데, 갑자기 학교가 늘면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업체가 수용할 수 있는 학생 수도 한정적인 만큼 학교 수를 늘리는 것은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현재 대기업은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복무 대체가 안 되는 문제도 있어 참여율이 낮다. 현명하게 기업과 정부가 잘 풀어나갔으면 한다.”

- 도제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현장 실습’에 대한 관심과 태도는 어떤가.

“학생들의 자발적 의지로 도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도제교육 직전부터 현장에서 OJT를 실시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관심도가 아주 높고, 태도도 성실한 편이다. 현장에서 쓰일 기술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학교에서 잠자는 아이들이 거의 없어졌다. 수업 분위기도 좋아진 셈이다.”

- 교사들의 부담도 클 거라고 생각되는데.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된 것이니까 교사들도 연수를 받는 등 챙겨야 할 것이 많다. 지난 여름방학에도 방학이 없다시피 연수에 몰입을 했다. 아이들이 현장에 나가다보니, 교사들도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 있는 기간에는 현장에 같이 나가봐야 한다. 그래도 아이들이 열심히 하니까 교사들도 기운이 나는 것 같다. 도제학교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현장 기업 못지않게 학교도 노력하고 있다.”

- 5년간 최대 100억의 시설기자재와 운용비를 지원받게 된다.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학교로서는 엄청난 투자를 받는 것이다. 인프라를 지역사회와 함께 나눌 계획이다. 학교의 시설을 지역 초·중·고교에 개방하려고 한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현장체험 시설로 활용하도록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 두원공고를 어떤 학교로 발전시키고 싶은가.

“모든 사람이 판․검사가 되고 공무원이 될 수는 없다. 누군가는 사회의 기초가 되는 기술을 습득하고 그 분야에서 활약해야 하지 않나. 중학교에서 진로지도를 제대로 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 막연히 ‘대학’ 하지 말고 자녀의 적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두원공고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교육기관으로 만들고 싶다. 우리 졸업생은 믿고 채용할 수 있다는 칭찬을 이끌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