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는 합리적 토론 중심 상임위되도록...하향평준화 탈피로 교육기반 다져야
그린 스마트스쿨, 기존 디지털 교육정책 못 벗어나...국가교육회의 정권 더 종속

곽상도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미래통합당 의원).(사진=곽상도 의원실)
곽상도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미래통합당 의원).(사진=곽상도 의원실)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국회 교육위원장은 관례적으로 야당이 맡아 왔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여당이 자리에 앉았다.

국가의 미래 기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위원회이기 때문에 여야의 협치가 더욱 중요한 교육상임위를 여당이 차지하면서 야당 간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교육위 야당 간사를 맡으면서 그의 어깨에 많은 짐이 쌓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곽상도 간사도 "절대 다수를 차지한 여당에 의해 국회법과 국회 관행이 무차별 유린되고 있지만 교육위만큼은 정쟁이 중심이 되면 안 된다"며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목표 아래 여야 간 합리적 토론을 거쳐대안을 마련하는 상임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교육계 정책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정부가 한국판 뉴딜의 교육 과제로 선정한 ‘그린 스마트 스쿨’에 대해 "기존 디지털 학습 정책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현장 목소리를 담지 않아 효과 없이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정책이 될까 걱정한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논의되어 온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도 "더 정권에 종속된 결정을 내릴 위원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 세금으로 옥상옥을 설치해 교육계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비판적 시선을 보냈다.

지난 20대 국회에 이어 21대에도 교육위원회를 선택한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여당 의원이 위원장이고 초선 의원이 다수를 이루는 교육위에서 야당 간사를 맡으며 교육과 정치를 함께 해나가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곽상도 의원을 만나 교육계 사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곽상도 의원과의 일문일답.

곽상도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는 지난달 28일 열린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한국사 교과서 현실 반영 미흡과 전교조 조합원 성과상여금 균등 재분배 문제 등을 지적했다.(사진=곽상도 의원실)
곽상도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는 지난달 28일 열린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한국사 교과서 현실 반영 미흡과 전교조 조합원 성과상여금 균등 재분배 문제 등을 지적했다.(사진=곽상도 의원실)

▲ 20대 국회에 이어 21대에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야당 간사를 맡는 등 중책을 담당하게 되었는데요. 먼저 소감을 말씀하신다면요.

교육위원회에서 전문성을 쌓아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오락가락 교육정책을 바로잡아 백년지대계 교육정책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상임위원회 위원과 간사의 역할은 극명한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중차대한 사안은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간사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또 어떻게 해나갈 계획이십니까.

간사직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소속 정당을 대표해 법안 등 상정 안건과 의사일정 결정 등 위원회의 여러 업무를 논의·조율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21대 국회가 176석이라는 절대 다수를 확보한 거대 여당에 의해 국회법, 국회 관행이 무차별 유린되고 있습니다. 교육위만큼은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목표 아래 여야 간의 합리적인 토론을 거쳐 대안을 마련하는 상임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21대 국회에서 특히 관심 가져야 할 교육 의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곽상도 간사님은 특히 어떤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실 계획입니까.

학령인구 감소와 정부의 공권력을 이용한 사학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유치원, 초중등, 대학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에 사학 퇴로방안에 대해 교육부, 사학 관계자, 전문가 등과 논의해 나갈 것입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태계 확산..."에듀테크 수업 보완 넘어 미래교육 한 축으로"/ 그린 스마트 스쿨 "효과 없이 국민 혈세 투입 우려"


▲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그 중에서도 원격교육 일반화로 블랜디드 러닝 등 교육 방법이 크게 변화하면서 플랫폼 등 민관 협력도 활기를 띄고 있는데요. 여전히 현장에선 민간기업이 교육에 들어오는 데 저항이 있습니다. 민-관 협력, 국회 교육위 차원에서 풀어나갈 방법이 있을까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언택트’(비접촉)를 경험하고 효용성을 확인하면서 비대면 생태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분야에서는 온라인 교육이 확대되면서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ㆍ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과 교육 서비스를 융합해 새로운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에듀테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민간 기업의 우수한 콘텐츠를 공교육에 도입하는데 있어 교육의 방향성과 콘텐츠 질에 대한 사전 검증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듀테크를 단순히 일반 수업 보완이 아니라 미래 교육의 한 축으로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문재인 정부 하반기 교육 분야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그린 스마트 스쿨’이 선정됐습니다. 그린 스마트 스쿨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문 정부의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 또는 文 정부의 교육정책을 바라보고 느끼신 점은 무엇인지요.

초·중·고에 에너지 절감시설을 설치하고 디지털 교육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와이파이 조기 구축, 노후 PC교체 등 기존 디지털 학습 정책에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또 이미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 학교의 경우 설비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것을 더 확대한다고 하니 우려스럽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실제 필요로 하는 내용을 정책에 담아야 하는데 효과 없이 국민 혈세를 수십조 투입하는 정책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4차 산업 시대에 미래 국가 경쟁력 확보는 '우수한 인재 양성 및 보호'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이어진 교육의 '하향평준화', '공교육 혁신'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 기반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문 정부의 '공교육 혁신' 정책은 ▲OECD평균을 넘어선 공교육비 증가 ▲학생 기초학력 저하 ▲교육부의 책임회피 무대책 대입제도 개편으로 인한 교육계와 학생 학부모에게 혼란만 초례 했습니다. 미래 산업의 핵심인 AI, 빅데이터 이해의 기초인 행렬과 벡터를 수학교육 과정에서 제외시키며 학생들을 방치하고, 연구결과 '효과없음'이 드러난 '혁신학교' 밀어 붙이기로는 미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합니다. 교육 백년대계를 실현할 공정하고 튼튼한 대입제도, '수월성'교육 기회 제공과 인재보호, 수학교육 정상화와 ‘기초학력 보장’, 고교 '하향평준화' 탈피로 대한민국 교육의 기반을 다시 다져야합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더 정권에 종속될 것..."국민 세금으로 옥상옥 만드는 것 신중해야"


▲ 21대 국회에서 국가교육위원회가 설치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교육백년지대계를 구상 목적의 위원회 설립이지만, 현재 논의되는 법안으로는 회의적인 의견이 있는데요.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가교육위원회 구성상 초당적, 초정권적 기구로 설립되기는 어려울 것이고, 더 정권에 종속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부도 규제로 먹고사는 판에 국가교육위원회라는 옥상옥을 설치해 교육계 혼란만 가중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로 교육부 기능을 대폭 이관하겠다면서도 교육행정 인력을 줄이긴 커녕 차관보까지 신설했습니다.

급격한 학생 수 감소에도 교원, 직원 수, 교육부 예산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또 다른 기관을 만들어 몸집만 키우려고 하는데 시간을 가지고 신중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 문재인 정부는 대입 정책과 관련, 정시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래통합당도 지난 총선에서 정시 확대 공약을 냈는데요. 교육 현장의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습니다. 의원님이 생각하는 대입정책 방향이 있다면요.

대입 수시전형이 확대되면서 조국 자녀는 필기시험 없이 각종 가짜 논문, 인턴, 봉사활동 등으로 대학에도 가고 의학전문대학원에도 갔습니다. 백 없고, 돈 없는 부모가 아니라면 상상할 수 없는 혜택입니다.

조국 자녀의 입시부정을 계기로 대입제도 개선 즉 정시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공정한 경쟁 기회를 보장하는 '정시전형'을 세심하게 보완하여 학생과 학부모가 희망을 놓지 않는 '기회의 공정'을 되찾아야 합니다.


"남북 관계 상황 제대로 알리는 교과서 참고자료 필요"/ "전교조 조합원 성과급 재분배 엄중 조치해야"


▲ 지난 7월28일 교육부 및 소관기관 업무보고에서 한국사 교과서 기술 내용 중 ‘남북 관계 개선, 전환점 마련’ 등을 문제 삼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소 폭파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얼굴 사진에 담배꽁초와 담뱃재를 뿌린 대남 전단 살포를 예고했습니다. 또 우리 군 등을 상대로 “큰 경을 칠 것”, “조선반도 전쟁” 운운하면서까지 협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교과서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거나 함께 걷는 사진을 잔뜩 싣고 남북 관계가 개선되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역사교육을 할 수 있도록 2학기에는 현실과 상반된 교과서의 내용은 참고자료를 통해 바로 잡아 줄 것을 촉구합니다.

▲ 같은 자리에서 성과상여금 관련, 전교조 조합원의 균등 재분배 추진 및 참여를 문제 삼으셨습니다. 성과상여금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교원의 성과상여금제에 어떤 의견을 갖고 있습니까. 또 전교조 조합원 간 성과급 균등 재분배한 것이 사실로 들어날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교육부와 교육청이 일선학교에 배포한 성과상여금 지급 지침에 따르면 교원성과급을 재분배했을 때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조치하고 최고 파면까지 징계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불법행위에 대한 지침 공문을 내려 보내는 상황에서도 전교조는 2020년에도 약 9만명이 성과급 재분배에 참여했다고 홈페이지에 게시하였습니다. 정부를 우롱하는 것입니다.

서울지역 특정학교에서 전교조 교사가 주도해 동료 교사들에게 교원성과급으로 받은 돈을 자신의 계좌로 반납하면 추후 인원에 따라 1/N 하여 다시 돌려준다는 내용의 단체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전교조 성과급 재분배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실태 조사를 교육부에 요청했으며 진행 중인 것으로 압니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 법과 지침에 따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돌봄 교육 제공 꼭 필요..."교사, 돌봄전담사, 학부모, 정부가 머리 맞대야"


▲ 최근 교육계 화두 중 하나는 돌봄 관련 내용일 것 같습니다. 핵심은 돌봄의 주체가 학교냐 지자체냐로 좁혀지는데요. 유은혜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최는 지자체의 돌봄 운영 책임 확대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돌봄 문제,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시나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 돌봄 교육 체계는 꼭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월 문재인 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맞벌이 부부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온종일 돌봄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국정과제를 설정했습니다.

현재 정부가 공급하는 돌봄 수용 인원은 40만명에 불과하며,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아이들을 봐주는 초등학교 돌봄교실이 29만명(교육부), 지역아동센터(보건복지부)·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여성가족부) 등 마을 돌봄 기관이 11만명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3개 정부 부처의 돌봄 서비스만 이용해도 아이를 종일 공공기관에 맡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온종일 돌봄'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방과 후 학교에서 지역아동센터로 아이 스스로 갈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돌봄 대신 학원에 보내거나 등하교 도우미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코로나19 사태로 학원이 휴원하고 등하원 도우미까지 일을 쉬게 되면서 아이는 혼자 방치되고 마는데 이런 허점들을 보완해야 한다고 봅니다.

돌봄 정책이 아이들 생애 주기와 발달 단계에 더 바람직할지에 대해 교사, 돌봄전담사, 학부모, 정부가 다 함께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