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지난 1일 관내 학교에 보낸 공문 일부 편집.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1일 관내 학교에 보낸 공문 일부 편집.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지난 8월31일 서울교육청과 인천교육청은 학교 현장에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 2.5 단계 적용에 따라 학교 현장의 재택근무 관련 내용을 안내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브리핑과 강화된 방역조치(2.5단계)을 즉각 적용한 것이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교원은 사회적 분위기와 고3이 등교하는 상황 등을 감안, 늦었지만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경기도교육청은 별다른 액션을 보이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25일부터 적용하는 복무 지침이 있다며 따로 논의는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가 오후 5시가 넘은 시점으로 에듀인뉴스는 이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송출했다.(관련기사 참조)

학교 현장에서는 “역시 경기도교육청”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했을까. 경기도교육청은 다음 날인 9월 1일 태도를 바꾸어 1/3 이내에서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알렸다.

30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방역조치가 강화됐지만 3일이 지난 2일(오늘)부터 시행이다. 이미 28일 발표한 내용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재정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소속 기관과 학교 전체 교원과 직원에게 9월 11일까지 공무 외 대인접촉을 자제하고 방역수칙 준수를 지시했다. 경기 교육 수장인 교육감의 입과 실무진의 행정력이 따로 노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지점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재택근무 실시 안내를 뒤늦게 했지만 환영 보다는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학생이 없는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에 굳이 모든 교사가 교무실에 모여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의 권고 사항을 굳이 학교에 시행하지 않은 경기도교육청의 속내는 무엇일까. 등 떠밀리는 듯, 마지못해 재택근무 사항을 안내하는 이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경기도교육청 자유게시판에 올라 온 재택근무 교원에 대한 민원이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문제가 있는 교사가 있다면 해당 학교와 교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면 된다. 그런데 이 사례가 모든 교사의 문제인 것처럼 교육청, 학교장, 교사에게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과연 옳은 방식일까.

어려운 시기 교사들의 사기를 이렇게 꺾을 필요가 있을까. 민원에 문제가 있다면 그 사실을 알리고 설득시켜야 할 교육청이 문제의 원인과 책임을 일방적으로 교사들에게 돌리려는 행위에 교사들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역시 경기도교육청’이라며 기대할 것 없다는 비아냥거림이 들리는 것이 슬프다.

경기도교육청은 170만명의 학생, 10만여명 교사가 2460여개 초중고에서 대한민국 교육을 이끌어가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의 결정 하나하나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를 확장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시국에 소 잃고 외양간은 고치지 말자. 선생님들의 입에서 진심으로 '역시, 경기도교육청!'이라는 말이 들려 왔으면 좋겠다.  

지성배 기자.
지성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