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교육연수원 비상 티스쿨 연수 '수포자 없는 소통과 배움의 수학교실' 오픈

(이미지=티스쿨)
(이미지=비상 티스쿨)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지금 내가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가.’ 교직 20년이 되던 2004년, 수학교사로서 정체성 혼란이 왔다. 3년간 휴직을 통해 공부할 기회를 가졌고 다른 교사들의 수업을 참여관찰 했던 경험이 정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한국 수학교사 대부분의 고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원격교육연수원 비상 티스쿨에 연수 ‘수포자 없는 소통과 배움의 수학교실’을 오픈한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장은 원격연수를 개설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 놓았다.

그가 남긴 ‘수학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하면서 진짜 주어진 문제를 푸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아닐까. 또 소통을 이야기하면서 교사 주도적인 '일방' 소통에 더 치중하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것이 수포자를 더 늘려온 것은 아닐까.

“연수에서는 교사 중심 강의식·주입식 수업을 탈피하고 학생의 자기 주도적 배움을 중심에 두는 수업 설계와 그런 수업 운영이 가능한 학습지 재구성에 관한 것을 가장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최수일 센터장의 설명이 이런 의문과 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수일 센터장이 생각하는 수학교육, 이 시대에 왜 수학적 인재가 필요한 지, 또 이를 위해 우리는 수학교육 정책을 어떻게 펼쳐야 하며 교수법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를 들어봤다.

아래는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장.(사진=티스쿨)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장.(사진=비상 티스쿨)

▲ 안녕하세요. 최수일 박사님. 소개를 간략히 부탁드립니다.

중고등학교에서 28년간 수학교사로 근무하다 10년 전인 2011년 명퇴를 하고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에서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일반고와 과학고에서 골고루 근무했고요. 과학고 근무 중에는 입학사정관(지금은 입학담당관) 일을 맡아 학생들을 선발하면서 전국과학고등학교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교사단체 전국수학교사모임을 만들었고 초창기 집행부를 꾸려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 원격교육연수원 비상 티스쿨에 ‘수포자 없는 소통과 배움의 수학교실’을 주제로 연수를 오픈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교사 원격 연수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제가 교직 20년이 되던 2004년, 수학교사로서의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때 가진 정체성 질문이 ‘지금 내가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3년간 휴직을 하면서 공부를 할 기회를 가졌고, 이때 집중적으로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을 참여관찰 했던 경험이 정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스스로 깨우치도록 가르치지 못한 것을 알게 되었고, 이것은 저뿐만 아니라 한국의 수학교사 대부분이 가진 고민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잠시 복직했다가 다시 본격적으로 수업하는 교사들을 돕기 위해 명퇴를 하고 풀타임 연구자로서 학교 현장, 특히 혁신학교 수업 컨설팅에 전념해 왔습니다.

2017년 <지금 가르치는 게 수학 맞습니까?>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이 책의 내용으로 원격 연수를 오픈하게 된 것입니다.


수학 공부 목적은 문제풀이 능력 아냐..."문제 해결 능력은 일상에서 문제 발견하고 그것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해결하는 것"


▲ 연수명을 보니 수포자 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과 ‘배움’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연수의 주 기획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수학 공부의 목적은 문제를 풀어 답을 맞히는 문제 풀이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 해결 능력(최근에는 협력적 문제 해결 능력)은 문제 풀이 능력이 아니에요. 문제 해결 능력은 만들어진 문제가 아닌 일상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해서 해결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문제집에 나와 있는 문제를 푸는 것을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많고, 이 분들이 수학계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기도 해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문제 풀이 능력을 평가하면 수업도 문제 풀이 대비 수업이 될 수밖에 없으니 수학의 진정한 맛을 보여주기 어렵고 ‘배움’이 수동적으로 일어날 수 없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자기 주도적 배움’입니다. 우리나라 수학 수업에서 자기 주도적 배움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엄청난 소통이 일어나야 하는데 교사-학생 간 소통보다 학생-학생 간 소통이 훨씬 중요합니다.

구성주의 교육철학에 의하면 학생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토론을 통해 지식이 구성되고 이해되므로 학생들이 짝과 대화하는 짝활동이나 3~4명이서 토론하는 모둠활동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연수에서는 교사 중심의 강의식·주입식 수업을 탈피하고 학생의 자기 주도적 배움을 중심에 두는 수업 설계와 그런 수업 운영이 가능한 학습지 재구성에 관한 것을 가장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 교과서는 학생들이 수학 개념을 발견하도록 과제가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주입식 수업에 적합한 과제뿐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시민들이 뜻을 모은 성금으로 지난 5년간 대안 교과서 <수학의 발견>을 개발하여 학교 현장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에서는 희망하는 모든 학생과 학교에 이 책을 보급하여 1만5500명이 사용하고 있고,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1700여명의 학생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미지=티스쿨)
(이미지=비상 티스쿨)

▲ ‘자기주도적 발견’과 ‘개념’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수학 공부에 있어 자기주도적 발견과 개념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이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수학교육 이론에 의하면 수학을 공부하는 방법을 개념적 학습과 절차적 학습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수학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서 그 개념을 적용하여 문제를 푸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입니다.

그런데 개념에 대한 이해에는 집중하지 않고 대충 공식이나 성질을 외워 문제 풀이에 이용만 하는 방식의 공부가 절차적 학습입니다.

우리나라 수포자는 대부분 절차적 학습자입니다.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으로 인해 문제가 풀리지 않으니 풀이 과정을 보고 그 절차를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게 되죠.

이러한 절차적 학습은 수학에 대한 내적 동기, 즉 수학을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고 오히려 수학을 싫어하는 혐오증이 점점 자라게 됩니다. 그래서 개념적인 학습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개념적인 학습을 할 때 성인에 의해 이미 정해진 것을 답습하는 형태의 학습은 깊이 있는 이해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수학 개념에 대한 자기 주도적인 발견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스스로 발견하게 되면 수학 지식에 대한 소유권이 성인에게서 학생에게로 이양되는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수학교육 이론에서는 ‘안내된 재발명’이라고 합니다.

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재발명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합니다. 가르쳐서 집어넣는 역할까지 담당하려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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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비상 티스쿨)

구구단 강제 주입부터 수포자 발생...초등 수학 수업, 절차적 방식 지양 개념 알려줘야


▲ 수학의 ‘수’자만 봐도 겁을 먹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단계에서 기초 이해가 부족하면 다음 단계로의 진입에 어려움이 많은 과목이 수학인데요. 우리나라의 수포자 실태는 어떠한 상황입니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포자 방지책을 제안하신다면요.

우리 단체가 수포자 실태를 대대적으로 조사한 것은 2015년이었는데요, 그 당시 통계로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36.5%, 중학교 3학년 학생의 46.2%,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59.7%가 수포자로 나왔습니다. 엄청난 비율입니다.

질문처럼 수포자 발생 원인은 주로 초등에서부터 생긴다고 봐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초2에서 구구단의 강제 암기, 초3에서 분수나 나눗셈 개념의 동시 다발 접촉, 초등 고학년에서 분수의 사칙연산과 비율 개념의 등장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개념 이해 없이 절차적인 훈련으로 학습되는 측면이 강해서 자주성을 가진 인격체로서 반발감이 많이 생기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이해를 해야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물론 강제적인 훈련을 받다가 깨우치는 것도 있습니다만, 일방적인 주입을 경험하며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질 가능성이 깨우칠 가능성보다 훨씬 큽니다. 가급적 충분한 이해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정상적인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에서 수학 수업은 가급적 절차적인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지양하고 수학 개념을 학생들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토론과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사는 아이들이 스스로 해내는 과정을 교사가 면밀히 관찰하여 매일의 수업에서 각 학생의 개념 이해 상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해야 하고, 수업을 마치면 실제 모든 아이의 이해 상태를 피드백 해줌으로써 아이들이 자기의 이해 상태를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주된 업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장기간 수학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가 방치되지 않아 수포자 발생이 줄어들게 됩니다.

▲ 구체적으로 추천할만한 수학 교수법이 있다면요.

교사는 기성의 지식을 주고 설명하는 기존 교수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기성의 지식 보다는 수학 개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던져주고 학생들 스스로 그 개념을 발견하고 발명할 수 있는 수업을 디자인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아이들이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여 개념에 대한 이해 상태를 파악하고 그것을 아이에게 곧바로 피드백 하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교실 내 각 그룹의 이해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순발력 있게 구성해 수업을 마무리하는 역할, 즉 각 모둠의 성취를 연결하는 역할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도 부족하면 교사의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할 때 강의를 통해서 채워줄 수 있습니다.

이때의 강의는 절대 일방적인 강의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학생들도 그 정도 토론을 거쳤으면 교사의 강의에 대한 이해도나 섭취 능력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 수학을 만물의 근원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과목일텐데요. 사칙연산만 해도 삶을 사는 데 문제없다는 주장과 이를 넘어서는 개념도 장착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수학 공부가 왜 필요한지 현실에 빗대 설명해주신다면요.

20세기까지 수학은 잘하지 못해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수학적 사고력이 삶의 기본으로 자리 잡는 추세입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던 20년 전만해도 전문가가 수학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만들면 유저는 구입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비트코인 등 수학의 첨단 기술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버렸고, 우리는 곧 이것들에 의해 지배를 받을지도 모릅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 화폐는 수학 문제를 풀면서 채굴하는 것이므로 수학적 사고력이 없다면 도전할 수도 없죠.

빅데이터를 스스로 이용할 줄 모르면 남이 주는 정보에 휩쓸려 어떤 손해를 볼 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무서운 세상이에요. 기본적으로 이런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세대는 미개인으로 살아갈 개연성도 높기 때문이죠.

▲ 평가 방법이 바뀌어야 수업 내용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상대평가 체제를 고수하며 아이들을 한 줄로 세워 상위권만 살리는 교육체제를 바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지선다형 수능으로 대변되는 대학입시의 정시 전형이 확대되고 다양한 재능을 살리는 수시 전형이 오히려 축소되는 쪽으로 역행하고 있죠.

이 과정에서 수학 문제 풀이 능력을 키운다며 킬러 문항 등 어렵게 꼬아 놓은 기성 문제를 풀기에만 급급한 교육을 하고 있으니 수학 개념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미래를 살 수 있는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어 걱정입니다.

모든 아이를 살리는 절대평가 체제로 무조건 돌아가야 하며, 점수로 줄 세워 평가하지 않고 모든 아이의 재능을 키우고 살려내는 쪽으로 평가 시스템 전환이 시급합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영재학교 지필고사 폐지해야/ 교사에게 중요한 것은 수업 전문성 "교사대 현장 전문가 중심 학점 대폭 늘려야"


▲ 지난 16일, 교육부는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입학전형 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중복지원 금지 및 모집 시기를 동일화하고 선다형단답협 문항 30% 이내 축소, 전체 문항 수 감소 등 2차 지필평가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방안도 담겼습니다. 이번 교육부의 방침에 더해 영재고와 과학고 정책에 박사님의 생각을 덧붙인다면요.

영재교육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수학 문제 풀이 능력으로 영재를 선발하고 있어 문제입니다. 지필고사 방식의 평가가 주는 피해 또한 엄청납니다.

영재에게는 자유로운 생각을 더욱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고난도의 수학 시험으로 선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문제 풀이 훈련만 지속하고 있어 오히려 영재성이 말살되고 있습니다.

영재들은 정해진 문제를 푸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필요로 하며, 그런 것들을 잘 하는 아이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필고사는 반드시 폐지해야 합니다.

영재학교 지원을 전국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특권입니다. 결국 올해와 같이 전국 영재학교 입학생의 70%를 서울시와 경기도 출신 학생들로 채울 것입니다. 이것은 지역 균형발전 철학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출신지역을 벗어나 지원을 금해야 하며, 이것이 어렵다면 지역 출신 쿼터를 50% 배정해서 지역 인재도 양성해야 합니다.

▲ 교육부나 각 시도교육청의 수학교육 정책,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시나요.

현재 우리 수학교사들은 대학에서 수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배움 중심 수업에 대한 전문성, 수업과 일치하는 평가 방법도 배우지 못한 채 교사로 임용되었습니다. 그래서 내 수업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지극히 어렵습니다.

학생 중심 수업이 아니라 교사 중심 수업이 대부분이고, 결국 학생들을 수업에 참여시키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게 현실이죠.

교육부는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에 전공 이론 중심 학점을 지금의 절반 이하로 대폭 줄이고 수업의 전문성, 평가의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현장 전문가 중심의 학점을 대폭 늘려 주길 바랍니다.

시도교육청은 교사 임용 후 혼자 알아서 하도록 신규 교사를 두지 말아야 합니다. 1~2년 정도 매주 수업 전문가 도움을 받아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근무 여건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는 1교실 2교사 제도나 보조교사 제도보다 더 중요합니다. 수업하는 교사의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거기에 2명을 넣어도, 보조교사를 넣어도 수업 자체를 잘 해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수업의 전문성이 확보되면 보조교사가 오히려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교사들은 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재정 지원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학교는 교사들이 모여 공부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학습공동체 활동에 지장을 주는 모든 행정적인 문제점을 정리해 주어야 합니다.

공부하라고 하면서 다른 잡다한 일로 교사들을 내모는 현재의 교육행정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사진=비상 티스쿨)
(사진=비상 티스쿨)

▲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특히 강조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수학 교사들은 특히 수업의 전문성, 즉 학생 참여 중심 수업에 대한 전문성 교육을 받지 못한 채 현장에 나왔습니다.

학생들이 모든 수학 개념을 자기 주도적으로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을 디자인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는 데 가장 집중하기 바랍니다. 아이들을 수업에 끌어들여 수업의 주도권을 넘겨줄 수 없다면 수업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교사 혼자서 수업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혼자서 뭘 연구하고 실행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반드시 동료교사와 함께 학습공동체를 만드십시오. 전문성을 향한 공동의 노력이 가장 빨리 자신감을 회복하는 지름길입니다.

교사학습공동체를 위한 시간 확보에 모든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교사의 업무 중 최고의 업무가 학습공동체 활동입니다. 매주 1~2시간은 반드시 확보해서 그 다음 주 수업 디자인을 공동으로 마련하여 한 주 한 주 나아가야 수업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요.

21세기는 수학적 사고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 세대는 그냥 지나갔지만 지금 아이들이 자라나는 미래는 수학을 이렇게 싫어하도록 방치하면 안 됩니다.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수학적 사고가 중요함을 일깨우려면 어려운 문제 풀이 능력으로 평가하는 모든 제도를 없애고 상대평가로 한 줄 세우는 방식을 버려야 합니다.

모든 아이가 자기가 가진 재능을 기를 수 있는 환경으로 한 아이도 버리지 않는 교육 제도가 갖춰줘야만 수학교육이 살아날 것입니다.

21세기는 수학교육이 정말 중요하다는 인식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져서 모든 아이가 즐겁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주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가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