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전문대학 활로 모색 ④전문대학 미래 만들기
[특별기획] 전문대학 활로 모색 ④전문대학 미래 만들기
  • 박용광 기자
  • 승인 2017.04.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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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봉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전문대학은 한국 사회 변화에 대응해 유연성 있는 직업교육개혁으로 500만여 명의 전문 직업 인력을 양성·배출해 오늘의 대한민국 경제 대국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해왔다. 그러나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전문대학은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역이 될 ICT 기반의 고급 지식인, 고숙련 기술자 양성과 경력단절 해소 교육 및 노령인력 재취업 교육 등은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에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체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에듀인뉴스가 진문대학의 활로 모색을 위한 연속 기획을 4회에 걸쳐 마련했다. 전문대학 발전을 위한 담론 형성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편집자 주>

한국 전문대학의 미래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각 전문대학이 각각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대학 구성원들이 마음먹기에 따라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전문대학이 처한 외적 환경은 지역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지역별로는 유사하기 때문이다. 내적 환경과 역량은 개별 대학마다 다르므로 그 대학의 미래는 그 대학이 결정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영리 추구 전문대학을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과 캐나다 등은 영리 추구 전문대학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의 코스닥 주식시장과 같은 미국의 나스닥 주식시장에 상장된 영리 추구 전문대학들도 있다. 매년 주주들에게 배당하고, 규모가 큰 연구중심대학에 기부하고 연구중심 대학의 연구결과를 전문대학의 교육에 활용하기도 한다.

영리추구 전문대학은 교수들에게 연구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에 최고의 교육을 요구한다. 비영리 대학이 파산하면 영리 추구 대학이 인수하는 경우도 흔하다. 비영리 추구 대학은 파산하는데, 왜 영리 추구 전문대학은 승승장구할까?

미국에서 파산하는 비영리 대학은 산업수요와 학생수요를 외면하고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이고, 파산하는 비영리 대학을 인수하는 영리 추구 전문대학은 산업수요와 학생수요를 수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문대학은 대학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과학기술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그리고 국제화 변화의 물결을 주목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과학기술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그리고 국제화 변화

첫 번째 변화의 물결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과학기술의 변화이다.

1784년 증기를 에너지로 사용하기 시작한 증기기관 때문에 촉발된 1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산업은 수공업 중심에서 기계화 중심으로 변화했다. 1870년 전기를 에너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산업은 규모의 경제체제로 변화했다. 1969년 컴퓨터 정보화로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등장하여 3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열었다.

2016년 1월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기계가 학습하는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 그리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알렸다. 산업체와 대학들이 말로는 요란하게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2차 산업혁명과 3차 산업혁명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산업과 대학도 다수이다.

두 번째 변화의 물결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이다.

<대학 입학정원과 고교 졸업생 숫자>

지금도 여러 전문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고등학교 졸업자 수보다 대학 입학정원이 많아서 정원미달 대학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2018년을 기점으로 대학 입학정원이 고교졸업생 숫자를 초과하게 된다.

전문대학은 학생 유치를 위해 전문대학끼리 경쟁하는 구도를 넘어서 일반대학, 사이버대학, 방송대학, 일반대학 평생교육원의 학점은행제 학위과정, 독학사학위과정, 그리고 폴리텍대학과 직업전문학교와도 경쟁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사정은 일반대학들도 마찬가지이다. 다수의 일반대학들도 미달될 것이고, 직업전문학교를 비롯한 다른 학교들도 동일한 입학 자원을 두고 서로 경쟁해야 할 처지에 봉착할 것이다.

세 번째 변화의 물결은 국제화이다.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100만여 명이 넘었다.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에도 국제화의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외국인 교수와 외국인 학생들이날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과 외국인과의 결혼으로 태어난 다문화 학생 수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 학생이 입학하여 한국에서만 일자리를 찾는 시대는 지났다. 한국 학생뿐만 아니라 외국 유학생을 받아들여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취업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한 시대로 바뀌고 있다.

외국인 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육이 충분하지 않으면 외국인 학생들이 충실한 교육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한국전문대학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자국에 돌아가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충실하게 교육해야 한국 전문대학 교육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상에서 본 세 가지 변화의 물결은 전문대학 경영의 위협 요인이지만, 위협 요인으로 받아들이는 대학과 이를 기회 요인으로 활용하는 대학의 미래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그리고 국제화 변화 대응 방안

1. 과학기술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수요와 학생수요에 맞는 전공으로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1) 전문대학은 고용주들이 원하는 전공이 무엇인지 파악하여야 한다. 전문대학이 소재한 지역사회의 고용주들이 원하는 전공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면, 학생들이 재학 시에 현장실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으며 졸업 후 취업이나 창업 일자리와 연계될 수 있다.

(2) 전문대학은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이 무엇인지 파악하여야 한다. 입학을 희망하는 지역사회의 학생들이 무슨 전공을 선호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그들이 원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3)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과 고용주들이 원하는 전공이 맞아떨어지는 전공이 무엇인지 파악하여야 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과 고용주들이 원하는 전공이 일치한 전공을 개설하면 고용주와 학생 모두가 만족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4) 지속해야 할 전공, 폐지해야 할 전공, 신설해야 할 전공에 대한 학내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산업수요와 학생수요를 반영하면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어도 상담, 간호, 조리 등과 같이 사람 손길을 필요로 하는 전공은 지속해야 할 것이다.

산업수요가 없는 전공은 폐지해야겠지만 교양으로서 수요가 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폐지해야 할 전공 인력들의 커리어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5) 기존의 전공을 융합해서 새로운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전공을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하여야 한다. 새로운 전공을 신설하기에 앞서서 기존의 전공을 리모델링하거나 타 전공과 융합하여 새로운 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

2.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성인학습자를 위한 학위과정과 비학위과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전통적인 학생들의 숫자는 격감할 것이다. 기회요인은 비전통적인 학생들인 성인 학생들로부터 나올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1) 일자리가 없거나, 일자리를 바꾸려는 성인학습자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일자리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면 전문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고용주와 협업하여야 한다. 고용주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의 질과 양을 파악하고 일자리와 연계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성공할 수 있다.

(2) 현직에 있으면서 직업역량을 제고하고 싶은 성인학습자들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재교육 프로그램은 고용주와 계약을 통해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직장인 성인학습자들을 대학으로 등교시켜서 교육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지 말고, 교수요원들이 직장을 방문하여 교육하는 방법도 모색하여야 한다.

(3)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데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전문대학이 여성경력개발센터를 만들고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위한 상담과 교육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곳이 외국에는 흔하지만, 한국에서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경력단절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지원정책을 전문대학이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4) 명퇴를 하거나 은퇴를 준비하며 제2의 커리어나 제3의 커리어를 찾는 성인학습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제2의 커리어나 제3의 커리어 준비를 하려면 실무중심의 교육이 효과적이다. 전문대학이 경쟁력이 있는 분야이다. 개별 성인학습자들에게도 대학의 문호를 개방하려면 야간강좌와 주말강좌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5) 대학 주변의 지역사회 성인학습자들이 필요로 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전문대학은 지역사회와 호흡을 함께 할 때 역동성이 살아날 수 있다. 각각의 전문대학이 보유한 교육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면서 동시에 대학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3. 국제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국인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교육을 할 수 있는 국제교육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1) 내국인 학생들이 외국에서 교육과 실습을 받을 수 있도록 외국어교육과 외국문화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한다. 몇몇 전문대학들이 졸업생들을 해외의 유명 호텔이나 IT 업체에 취업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졸업생들이 외국의 기업에 취업하려면 외국어 능력이 필수적이다. 취업과 연계되는 실습을 받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외국어교육과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가능하다.

(2)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내국인 학생들이 외국에서 교육과 실습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 내 국제업무를 전담할 조직을 설치하여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추어야 한다. 외국의 전문대학들은 국제업무를 전담하는 조직과 전문인력이 있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칼리지는 한국의 영국문화원에서 근무하던 한국인을 스카우트하여 국제업무를 전담시키고 있을 정도이다.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3)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의 전문대학 교육을 받는 데 필요한 한국어교육과 한국문화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한다.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한 외국 유학생들이 한국 대학에서 교육받는 어려움을 사전에 제거하고 대학교육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한국어교육과 문화교육이 필수적이다. 단독으로 운영하기 어려우면 여러 대학이 연합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하면 된다.

(4) 외국인 학생이 국내 산업체에서 실습할 수 있는 국내 네트워크를 갖추어야 한다. 외국인 학생이 한국의 전문대학에 유학을 와서 한국 산업체에서 실습하면, 졸업 후 자기 나라에 있는 한국계 기업에 취업할 확률이 높아진다.

일본은 정부와 기업과 대학이 협업하여 외국, 특히 동남아시아 출신 유학생들을 대거 유치하여 재학 시 자국 기업에 실습시키고, 졸업 후 일본 본사에서 일정 기간 일하게 하다가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일본 기업에 일하게 하는 정책으로 일본 국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5) 전문대학교육협의회 차원에서 각 대학의 국제화 교육프로그램의 질을 인증하고 보증하는 체제를 갖추면 전문대학의 국제적 신인도를 제고할 수 있다. 개별 전문대학이 독자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려우면, 여러 가지 형태로 컨소시엄을 만들어서 운영할 수도 있다.

전문대학이든 일반대학이든 대학교육을 받을 준비가 덜 된 학생들을 위한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모든 대학이 공통으로 갖추어야 할 역량은 학생상담 서비스이다. 내국인 입학 희망자든 외국인 입학 희망자든, 학령기 학생이든 성인 학생이든 이들이 필요한 교육상담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제공하면 대학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

전문대졸자와 대졸자 간의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

전문대학의 미래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 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육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겸하고 있을 때 풀어야 할 과제 중의 하나가 전문대졸자와 대졸자 간의 임금 격차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일이다.

교육문제는 교육정책만으로 해결되기 어렵고 사회경제정책과 연동되어야 해결이 가능하다. 학력별 임금격차의 합리적 조정을 위한 사회경제정책이 필수적이다. 학력별 임금 격차 통계에 의하면, 고졸자와 전문대졸자의 임금 차이는 미미한 반면에 한국의 고졸자 및 전문대졸자와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임금 격차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별 임금 격차>

고등학교 졸업자의 2014년 임금지수를 100으로 할 때 전문대학 졸업자는 112이나 일반대학 졸업자는 145이다. 고졸자와 전문대졸자의 임금 격차는 12에 불과하나,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격차는 45이다. 전문대졸자와 일반대졸자의 임금 격차는 33으로 높다.

2010년과 비교하면 2014년이 미미하게 개선되었지만, 더욱 합리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2010년은 고졸자의 임금지수가 100일 때 전문대졸자 115, 일반대졸자 167로 고졸자와 전문대졸자의 임금 격차 15, 전문대졸자와 일반대졸자의 임금 격차는 52, 고졸자와 일반대졸자의 임금 격차는 67이었다.

고등학교 졸업자가 4년 경력이 있고 2년제 전문대졸자가 2년 경력이 있으면 일반대졸 초임자와 동등한 대우를 해주고, 직무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직무급 임금체계가 정립되어야 대한민국의 교육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나아가 학력 중심의 사회에서 능력 중심의 사회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어 전문대학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

한국에서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학사 학위를 받은 청년들이 다시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사례가 언론에 종종 보도되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하느니,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잘 되는 상황이라면 굳이 취업이 잘 되지 않는 일반대학에 진학할 이유가 사라질 수 있다.

전문대학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달려있다. 전문대학이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도록 자율을 확보하는 문제는 정부차원에서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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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광 기자  cool4241@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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